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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땅 동북3성 현장취재] ② 움막의 탈북자들
글번호  86 작성일  2007-09-05
글쓴이  청지기 조회  2122
[비극의 땅 동북3성 현장취재] ② 움막의 탈북자들
 
 “살려고 탈출했는데 돌아가기는 왜 돌아갑니까.그런데 중국 공안의 검문이 심해 불안해서 살수가 없시요.붙잡히면 강제송환되어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안내해 주세요”
 
 지난달 27일 두만강변에서 10여㎞ 떨어진 중국의 한 산골.아직 녹지 않은 눈을 헤치며 1시간 이상을 걸어 도착한 산골의 후미진 곳에는 허름한 움막이 한채 있다.이곳에는 갓 북한을 탈출한 부부와 탈북한지 2년이 되는 부자 등 4명이 중국 공안원과 북한 체포조의 손길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있었다.움막은 과수밭의 일꾼을 위해 지어진 여름용 임시주거처였다.
 
 흙벽으로 되어 있으나 겨울의 찬 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찬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방에서 잔뜩 웅크리고 있던 탈북난민 4명은 취재진이 접근하자 화들짝 놀라 도망쳤다.몸을 피해 살아온 터라 작은 소리에도 동물처럼 반응했다.그들에게 가끔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취재안내원이 부르는 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움막으로 돌아왔다.
 
 3월24일 이 움막에 온 박명일씨(44)부부는 함경북도 온성에서 탈북했다.강원도 철원에서 살았던 박씨부부는 평양 중앙건설총국에서 간부로 있던 아버지가 당으로부터 온성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뒤 함께 온성에서 살았다.지난 1월 아버지가 홧병과 강제노역,식량난으로 숨진뒤 딸(11)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살길을 찾아 80리길을 걸어서 두만강을 걸었다.
 
 박씨는 탈북한뒤 두만강변의 한족과 조선족마을을 기웃거렸으나 몇가지 옷만 얻어입고는 체포의 손길이 두려워 산속으로 도망쳐왔다.박씨부부는 “온성에 남아 있는 어머니와 딸을 생각하면,우리들만 먹고 살자고 탈출한 불효때문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김철만(52)-김승호(15)부자는 98년 2월1일 탈북했다.승호가 4살때,부인이 죽고 어머니 마저 97년 기아로 죽자 그는 승호를 데리고 탈출했다.청진에서 두만강변의 신전까지 3일을 걸어 두만강을 넘은 그는 낮에는 산에서 밤에는 마을에서 구걸을 하며 지냈다.남한으로 가기 위해 그는 벌목을 도와주며 모은 돈으로 헤이룽장성,내몽골의 우란호트를 거쳐 베이징까지 갔다.
 
 2년동안 살아온 도망자의 삶은 마치 지옥의 터널을 다니는 기분이었다.추위로 손발이 얼은 승호를 안고 산길을 걷던 일은 차라리 나았다.일주일을 굶어 쓰러질 지경이 되었을때 차라리 죽었으면 했다.한번은 길에서 승호가 죽게 되었을때 기독교인들의 도움을 받아 살았다.
 
 북경의 한국대사관까지 갔다가 귀순을 거부당한 그는 천추의 한을 품은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두달전 공안원과 북한 체포조의 대대적인 수색을 피해 산골 깊숙이 들어온 그는 취재진에게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삼촌이 강원도 평창 도암면에 살고 있다”며 “그들고 연락이 되어 한국으로 가서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의 중국땅에는 탈북난민들이 임시 몸을 숨길수 있는 움막과 땅집이 3백여개 이상이 된다.탈북난민들은 이곳에서 인근 주민의 도움으로 기아에 지친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한뒤 후방으로 떠난다.김씨는 “중국의 산속움막에 사는 것은 북한에 비하면 날마다 명절”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 김정일을 ‘21세기의 태양’으로 선전하고 있다.그러나 식량난과 끝없는 탈북,지금까지 2백여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하면서 사회안전망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으로 탈북난민들은 증언하고 있다.박씨는 함경북도 회령시는 사람들이 너무 죽어 집이 남아돌고 있으며 2월 중순에는 황해선 열차가 전력이 끊기는 바람에 충돌,수백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http://www.durihana.com/mai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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