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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땅 동북3성 현장취재] ③ 죽어도 넘어라
글번호  87 작성일  2007-09-05
글쓴이  청지기 조회  2013
북한은 지속적인 강제송환에도 불구하고 탈북자가 끝없이 이어지자 최근 두만강 유역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탈북자가 많은 지점에는 철조망을 설치했다.그러나 죽음을 건 탈출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러시아에선 거의 매일 이뤄진다.
 
 창춘의 한 은신처에서 복음전도자가 되기 위해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림창식(42)과 장수구(22)는 오직 ‘북한을 탈출한다’는 의지 하나로 중국까지 왔다.하지만 허리까지 빠지는 눈길과 얼어붙기 시작한 두만강의 물살을 헤치고 건너온 뒤 동상으로 발가락을 잃었다.
 
 림씨는 3번째 북한을 탈출했다.식량난이 한창이던 96년 딸이 병들어 죽고 아내마저 췌장염과 담낭염으로 97년 사망한 뒤 아들(16)과 함께 나무를 해 팔아 먹고 살던 그는 처가에 아들을 맡기고 98년 6월9일 북한을 탈출했다.
 
 배가 너무 고파 그는 배밭에 떨어진 썩은 배를 주워 먹었다.배밭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 헌옷을 갈아 입혀준 뒤 노자로 20위안을 줬다.기름개구리 양식을 하는 집에서 막일을 하던 그는 북에 두고 온 아들이 보고싶어 지난해 3월1일 북한에 들어갔다.군관에 붙잡혀 사회안전부에 넘겨진 그는 회령분소에서 조사받은 뒤 풀려났으나 처가에 있어야 할 아들은 행방불명이었다.그는 5월에 다시 탈북해 막일을 하며 연명하다가 11월17일 공안에 붙잡혀 화룡변방부대에서 다른 탈북자 23명과 함께 강제송환됐다.
 
 청진구류소에서 한달간 고문과 교화를 받은 뒤 풀려난 그는 회령으로 돌아와 12월26일 북한의 망향쪽에서 두만강을 건넜다.두만강의 물살이 세어 100m를 떠내려가는 사투 끝에 간신히 중국땅에 올라선 그는 변방마을에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자 혹한 속에 10리를 걸었다.이미 발은 동상으로 감각을 잃었다.그는 십자가가 있는 건물을 찾아들어가 동상걸린 발가락 10개를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장씨도 3번째 북한을 탈출했다.할아버지는 조총련 간부였고,아버지 어머니는 재일동포였다.그럭저럭 살기가 괜찮았던 그의 가족은 97년 아버지가 식량난으로 병들어 사망한 뒤 엉망이 됐다.타일공장에 배치를 받았던 그는 기술자였던 누나(28)마저 영문도 모르게 감옥에 갇힌 뒤 98년 2월28일 북한을 탈출했다.그러나 중국 변방부대에 붙잡혀 북한에 넘겨진 뒤 족쇄가 채워진 채 무산구류장과 창진구류소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구류소에서 풀려난 뒤 그해 11월,다시 두만강을 넘었던 그는 몇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또 붙잡혔다.
 
 다시 모진 고문과 교화교육을 받고 풀려난 그는 지난해 3월29일 소망이 없는 북한을 영원히 탈출했다.경성집결소서 맨발로 탈출한 그는 친구집에서 신발을 얻어신고 허리까지 쌓인 눈길을 걷고 두만강을 헤엄쳐 건넜다.발은 동상에 걸리고 살이 썩어 들어갔다.막대기로 썩은 살을 뜯어내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북한을 탈출한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십자가를 찾았다.
 
 북한에는 “두만강을 건너면 무조건 십자가를 찾아가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죽음을 건 탈북자들에게 옷과 먹을 것을 주는 곳은 교회 밖에 없기 때문이다.이때문에 북한은 강제송환된 탈북난민 가운데 교회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무조건 사형시킨다고 탈북난민들은 증언하고 있다.
 
 ‘죽어도 넘어라’-식량과 자유를 찾아 두만강을 넘는 사람들.그들은 두만강을 넘는 순간,난민으로 전락한다.그들을 붙잡아 강제송환하는 중국공안들마저 “그들은 식량과 자유를 찾아 나선 난민”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http://www.durihana.com/mai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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