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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팔려가는 처녀들
글번호  84 작성일  2007-09-05
글쓴이  청지기 조회  2205
4월2일 오후 연길의 한 공원. 평일이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별로 없고, 간간이 데이트를 하는 남녀가 눈에 띈다. 문득 20대 초반쯤 돼 보이는 여자 두명이 한 중년 여자가 이끄는 대로 공원 입구로 들어선다. 공원 계단을 황급한 걸음으로 올라선 그들은 뭔가 초조한 듯 얼굴이 굳어 있다.
 
 몸을 숨기려는지 곧바로 나무들이 우거진 오른쪽 숲속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잠시 공원 곳곳을 둘레둘레 살피던 그들은 10여분이 지나자 뭔가 마음을 먹었는지 공원 한쪽의 벤치쪽으로 걸어나간다. 한명이 먼저 떠나자 좀 있다 나머지 한명이 따라간다.
 
 벤치엔 남자 넷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년 여자가 이 여성들을 벤치에 앉히자 남자들이 옆과 앞에 둘러싼다. 그리곤 뭔가 쑥덕인다. 30분이 넘었다. 두 여성은 시종 고개를 떨군 채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한 남자가 간간이 그들의 어깨를 두드린다. 뭔가 위로하는 듯하다. 마침내 돈다발이 건네진다. `흥정'이었던 것이다. 두 여성은 자신들을 안내해온 중년 여자와 갈라져 돈다발을 건넨 사내를 따라나선다. 둘 다 말이 없다. 걸음만을 재촉할 뿐이다.
 
 북한 여성들이 식량난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국 남자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 연변 공원에서 벌어진 일은 바로 북한을 탈출한 여성이 팔려나가는 `인신매매' 현장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알아본 결과 이날 `밀매매'된 여성들은 한달 전 함경북도 지역에서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탈출한 사람들로 밝혀졌다. 하나는 10대 후반의 나이였고, 다른 하나는 20대 초반이었다. 한 사람에 1만위안(한국돈 약 1백10여만원)씩 모두 2만위안에 팔린 것이다.
 
 북한의 식량난은 `주민들의 대량 굶주림과 죽음, 탈북사태'라는 비극뿐 아니라, 이처럼 또다른 면에서 주민들에게 커다란 불행을 안겨주고 있다. 연약한 노인과 어린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더니, 이제는 꽃같은 처녀들까지 중국에 팔려나가는 참담한 현실을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몰려드는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 연길, 용정, 남평, 승선 등지에서 북한 처녀들이 밀매매되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말부터다. 식량난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배고픔 때문이거나, 가족의 식량을 구하러 여성들까지 북한을 빠져나왔다가 이곳에서조차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자 어쩔 수 없이 중국 남성들에게 몸을 파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밥만 먹여줄 수 있다면 누구나 자격이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 지난해 탈북해 연변지역에 머물고 있는 한 북한 청년도 이렇게 확인해주었다. “얼마 전 나를 이곳에서 보호해주고 있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북한 변방의 한 지역에 깊숙이 접근했던 적이 있어요. 바로 그 사람과 함께 북한 탈출을 노리는 처녀들을 데리고 나오기 위해서지요.
 
 ” 중국에서 밀매매되는 북한 여성은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로 알려져 있다. 처녀라야 `상품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북한을 수시로 넘나드는 `밀무역자'들의 도움을 받아 북한을 탈출한 뒤, 그들의 보호 아래 있다가 거액의 돈 거래를 통해 매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사정에 밝은 한 조선족은 “얼마 전 승선 지역에 북한 여성 매매꾼들이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두만강 주변에서는 북한 여성 밀매매가 상당히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밀무역자들을 잘 안다는 김아무개씨도 “북한 여성을 팔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요즘도 곳곳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 처녀들은 대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조선족 총각들이나 일부 한족 총각들에게 넘겨진다. 그런 경우 살림을 차려 그런 대로 새 삶을 꾸려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불구자나 노인, 홀아비들에게 팔려나가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팔려나가는 북한 여성들은 마치 노예처럼 부려진다. 자신을 사간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는 북쪽 사람들에게 신고돼 다시 북으로 끌려갈 불리한 처지에 놓여버리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맨몸으로 탈출했기에 내세울 것이 있을 수가 없다. 대부분 바깥 세상 물정도 모르는 처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산 사람의 말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는 노예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을 탈출한 처녀들은 상대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중국의 농촌 남성은 막말로 일자무식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북한에 만연한 식량난과, 결혼 적령기의 남자들이 오랫동안 군대 생활을 하는 사정까지 겹쳐 북한 여성들의 삶은 더더욱 고통스럽게 돼가고 있다.
 
 지난 1일 연길에서 만난 한 여성 택시 운전기사도 “며칠 전 마흔다섯살쯤 됐을까, 북한 여자 두 명이 치마에 물이 젖고 맞지도 않는 신발을 신은 채 용정시에 나타났는데, 이 사람들은 오자마자 `소처럼 일할테니 제발 북한에는 돌려보내지 말고 먹여만 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고 사정을 전했다.
 
 보통 연변지역에서는 북한 여성 한명이 중국돈으로 1만위안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멀리 흑룡강성이나 장춘 등 중국 내륙지방에서는 최고 5만위안에 매매된다는 게 `정설'이다. 북한 여성들 가운데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쪽 `특무'들에게 발각돼 다시 끌려간 경우도 있어 중국 남성들은 국경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흑룡강성이나 더 먼 내륙으로 데리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위험비용이 붙어 그만큼 비싸진다고 한다.
 
 이런 북한 처녀들의 밀매매가 북한 군인들의 묵계 아래 이뤄진다는 증언도 나온다. 한 밀무역자는 “북한의 국경 경비초소에 쌀이나 돈을 주면, 탈북을 원하는 여성을 쉽게 데려나올 수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 여성들의 밀매매 소문이 전해지자, 흑룡강성 등 중국 변방의 총각들 사이에 북한 여성을 구하려는 바람이 일고 있다고 연변의 조선족 동포들은 전한다. 이런 바람을 타고 북한 처녀만을 전문적으로 소개해 팔려는 사람들도 상당수로 늘어났다고 알려진다.
 
 북한 여성 밀매매가 성행한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떠도는 가운데, 최근 중국 공안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4월초부터 갑자기 두만강 유역 북한 국경과 인접해 있는 지역에 대한 검문이 강화된 것이다. 공안 당국은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여자들에게 중국어를 하는지 확인해 탈북 여성인지를 가리고 있다고 한다.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꽃같은 북한 처녀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http://www.durihana.com/mai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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