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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4공동선언의 위헌성 여부
글번호  112 작성일  2007-10-11
글쓴이  청지기 조회  1911
姜京根 숭실대 교수
 
 국가비상대책협의회 10ㆍ4共同宣言의 違憲性 討論會 발제문-3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의 ‘2007 남북정상회담’으로 10월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합의하였다. ‘10.4 공동선언’은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재확인하면서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 실현의 협의를 ‘8개항 2첨언’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1. 6.15 공동선언 적극 구현,
  2. 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관계로 전환,
  3.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국방장관회담 개최),
  4. 6자회담의 2.13 합의 이행 협력, 평화체제 구축과 종전선언 논의 실현 노력,
  5.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부총리급 경제협력공동위원회 개최),
  6. 사회문화분야 교류협력의 발전,
  7. 남북간 인도적 사업 협력,
  8. 국제무대에서의 공동 노력 ※ 총리급 회담 개최 / 정상회담 수시 개최 등이 그것이다. 선언문 중에서도 특히 제1, 2, 3항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훼손’한 반헌법적 내용으로서 대한민국헌법에 반하는 위헌적 사항이어서 그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본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7개의 논점을 중심으로 설명하겠다.
 
  헌법 제3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한반도의 유일 합법정부의 수반인 차기 대통령은 10·4 공동선언을 재검토해서 대한민국의 국가적 정체성에 반하거나 국민의 경제력이 감당할 수 없는 사안에 국민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국회도 안보 관련 조항과 국민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는 조항에 대해서는 헌법에서 정한 대로 심의하여 그 동의 여부를 철저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래야 북한에 양보한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 대통령은 헌법 제66조 제2항이 부여한 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의 이행을 위하여 미수복지역인 북한을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최고책임자 김정일에게 이를 확인시킬 책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나서 제3항에서 정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 실현의 순서를 지켜야 한다. 평화선언을 한다면 ‘영토보전’이 전제되어야 하고 통일 문제 역시 ‘국가계속성’ 유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체제는 북핵 위협이 제거되어야 진전될 수 있다. 북한 인권 문제도 논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어질 낮은 단계 연방제 등의 정치공세를 막을 수 있다. 이번 공동선언은 우리 국가와 헌법의 품격이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미국의 핵우산을 치우고 주한미군도 철수하라고 하는 북한에 대해서, 행정권 수반에 불과한 5년 임기 대통령이 5000만 국민의 생사를 가늠할 권한까지 부여받은 것처럼 도장을 찍은 이 선언에 대해서 차기 국회까지 가더라도 국민의 의사를 듣고 또 들어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단 기정사실화되면 새롭게 효력을 갖는다는 ‘페타꽁쁠리(faitaccompli)’ 논리는 이 공동선언문이 남북합의서와 같이 신사협정에 준하는 효력만 가진다는 점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국민들의 재검토에 놓이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10.4공동선언’ 제1항, 제2항, 제3항
 
  1.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반영하여 6월 15일을 기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확대와 발전을 위한 문제들을 민족의 염원에 맞게 해결하기 위해 양측 의회 등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하여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간 회담을 금년 11월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Ⅰ. 대한민국을 대통령이 처분한 결과를 가져와 국민주권주의의 헌법원칙에 반하였다
 
  10․4공동선언 제2항과 제3항은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 평화’라는 큰 테두리에 압도된 것일까, 현행 대한민국헌법 제3조 영토 조항에 반하는 문언들로 구성되었다.
  10․4공동선언 제2항의 제목은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이다. 그런데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전환시키는 것이 아무리 공동체의 명제라 하더라도 그것은 대한민국헌법이 인정하는 목적의 범위 내이어야 하는 것이며 또한 이를 실현하는 ‘절차와 방식’ 역시 대한민국헌법에 반하여 이루어질 수는 없다. 그걸 무시하면 위헌이 된다. 그 점에서 제2항 제목에서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겠다는 것은 초법적 내지 초헌법적 행위를 불사하겠다는 선언 즉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사상과 제도를 실정헌법으로 규범화 한 대한민국헌법을 ‘초월’ 하여 무시하겠다는 선언이다.
 
  남북의 정상이 모여서 아무리 차원 높은 협약을 하고 선언을 한다 해도 그가 몸담은 국가와 헌법을 넘어설 수는 없다. 그 넘어설 수 없는 것이 헌법이고 국가이다. 헌법이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인가. 헌법은 ‘공동체’ 즉 ‘국가와 사회’의 규범질서로서 공동체에 효력을 미치고 적용되는 등으로 ‘국가’를 규범적으로 포섭한다. 그 국가의 규범적 인식은 공동체의 정치적(내지 사회적) 존재를 현상적 인식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이해하는 인식이다.
 
  10․4공동선언 제2항 제목대로라면 그것은 국가를 독립한 ‘권리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배자와 피지배자간의 개별적 권리관계로 보든지 아니면 ‘권리의 객체‘로 보는 것이다. 국가를 권리객체로 본다는 것은 절대주의 즉 ’짐이 곧 국가‘라 호언한 루이 14세와 같은 왕권신수설이나 ’국가는 내 땅‘이라고 하는 ‘가산적(家産的)’ 국가관에서만 타당할 수 있는, 입헌주의 이전의 국가관이다. 한 공동체의 사상과 제도를 담고 있는 국가와 그 국가의 규범적 질서인 헌법은 근대 이후 공동체 구성원들을 묶는 규범적 그릇으로서 이를 초월하는 선언과 합의는 ‘코스모폴리탄적 보헤미안들의 신사협정’ 내지 국가가 아닌 단체간의 협약에 그친다.
  즉 선언의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한다는 문구는 헌법 제1조 제1항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및 제2항의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근대 입헌주의적 헌법의 규정에 반하는 위헌이 되는 것이다.
 
 
  Ⅱ. 10.4공동선언 자체는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을 잠탈식으로 변경한 위헌의 대통령 행위다
 
  10․4공동선언 제2항에는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문구가 있다. 이 역시 위헌적 문언이다. 특히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라는 부분이 그러하다. 이는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에 반한다.
 
  한 공동체의 국가가 규범적으로 인식되려면 헌법의 효력이 미치는 규범적 국민의 정치적 통일의 상태가 명확하게 주어져야 한다. 정치적 통일체로서의 국가는 헌법규범에 관계없이 존재하는 힘을 행사하는 조직체가 아니라 헌정생활을 실현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권력양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헌법에 의거한 ‘공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실재하는 통일체로 되면서 공동체를 지배하는 ‘정치적 단체’로서의 권력양태가 헌법의 관점에서 보는 국가이며, 그렇게 인식되는 국가야말로 주권(헌법 제1조제2항), 국민(헌법 제2조), 영토(헌법 제3조) 등을 구성요소 내지 존립조건 등으로 하는 규범체로 성립할 수 있게 된다.
 
  국가의 그런 규범적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국민’과 ‘영토’에 관한 규정이다. 특히 이번 10․공동선언에 관계해서는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이 직접 관련된다. 이 조항에서 말하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함은 “대한민국의 영토고권(법질서 내지 국가권력)이 미치는 공간적 범주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의미로서(제헌헌법 이후 영토에 관한 헌법규정을 두고 있다), 대한민국헌법의 규범력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미치므로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유일합법정부를 지니는 국가임을 명확히 하며, 이에 반하여 북한은 불법적 점거단체라는 의미이며, 더 나아가 그 외의 공간범주에 대한 영토고권을 배제함으로써 외국의 영토는 인정한다는 국제평화주의의 선언, 영토변경은 영토조항의 헌법 개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 등을 확인하는 의미들을 지니는 것이다.
 
  그러므로 헌법 제3조 영토 조항은 한반도의 북위 38도선 이북지역 즉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인 ‘북한’ 역시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 즉 북한 지역에도 대한민국의 주권 및 법질서가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규정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한이 현실적으로 고권(高權, Hoheitsgewalt)을 행사하더라도 헌법상 북한은 한국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단체이며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상으로는 반국가단체에 그친다. 그게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우리의 대법원의 판례였고 1987년 헌법재판소 창설 이후의 결정례였다.
 
  그렇다면 10․4공동선언 제2항 본문의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라는 부분은 북한을 이제 더 이상은 우리의 주권적 관할이 미치는 지역으로부터 제외하겠다는 반 영토조항적 선언에 해당하는 것임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김정일 치하의 북한 지역을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의 영토고권 내지 법질서 내지 국가권력이 미치는 공간적 범주에 포괄하지 아니하고 이로부터 배제하겠다는 합의에 다름이 아니다.
  이런 합의가 헌법 제3조 영토 조항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임은 물론, 사실상 영토 조항을 ‘변질’시켜 이를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선언이어서, 헌법개정은 헌법 제128조부터 제130조에 이르는 규정들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헌법개정의 헌법규범에 반하는 것이다. 헌법이론적으로는 헌법규정이 헌법개정의 절차에 따라 수정․삭제․증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해 헌법규정에 위배되는 법률․조치 등을 행하는 헌법현상인 사실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를 헌법침해 내지 헌법침식
  (Verfassungsdurchbrechung)이라고 부른다. 즉 이번 10․4공동선언의 해당 조항은 헌법의 규범력을 손상하는 헌법위반의 ‘잠탈식’ 헌법개정의 결과물과 같은 의미를 지는 것이다.
 
  이러한 잠탈식 헌법개정은 헌법의 규범력을 손상시킨다. 그리하여 이 제2항 본문의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라는 부분은 헌법에 의하여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를 지닌 국가임을 증명하는 규정을 잠식하여 재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한다. 반면 북한은 우리 헌법상 한국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단체라고 하는 헌법적 확인을 뒤집는 문언들이 된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북한을 이렇게 판단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결정들까지 무시한 행위를 임기 5년의 대통령이 유효하게 합의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Ⅲ. 연방제 통일을 지향하는 선언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다
 
  10․4공동선언 제2항은 대한민국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에 의거하는 위 2.의 논리에 비추어 볼 때 역시 헌법위반의 의심을 줄 수밖에 없는 문언을 넣었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가 그것이다.
  이는 문언 자체로는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지향적 법 제도의 정비는 지금도 우리의 관련 정부기관들의 직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 및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라는 두 문구는 암호일 뿐이다. 이 항목에서 작동하는 암호의 복호 열쇠를 들이 대면 그 가면이 벗겨진다. 그 열쇠는 바로 10․4공동선언 제1항이다.
 
  제1항은 ‘’1.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는 제목으로서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반영하여 6월 15일을 기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다.‘는 점을 선언하고 있다.
 
  제1항에서 원용하겠다고 선언한 통일 즉 6.15 공동선언에서 말하는 통일은 대한민국헌법이 말하는 바의 그런 통일이 아니다. 우리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하며 헌법전문에서는 ‘조국의 … 평화적 통일’이라고 규정한다. 한마디로 헌법이 말하는 통일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조국의 통일’이다.
 
  이에 대하여 6.15 공동선언에서의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른 민족 통일‘이다. 청와대가 발행처인 ’www.president.go.kr‘ 제702호(2007년 10월 4일 (목)) ’2007 남북 정상회담 합의 해설 자료‘(이하 ’청와대해설자료‘라 한다)에서는 ’통일문제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잘 정리되어 있다고 평가‘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6·15공동선언 제2항은 ‘남측의 연합제, 북측의 낮은 수준의 연방제가 공통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방향에서 통일을 추구하기로 했다’고 하였다. 이 ‘남측의 연합제’가 ‘지금’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청와대해설자료에서는 ‘통일은 먼저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고 그 토대위에서 점차 교류협력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키고 또 북측도 통일을 감당할 만한 역량이 성숙되면 국가연합 단계 거쳐서 통일하면 좋을 것(05.4.13 노무현 대통령, 프랑크푸르트 동포간담회)’이라 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국가연합’은 연방제와 사촌간인 바, 이 연방국가적 통일 방향이나 국가연합적 통일 방안 모두 우리 헌법 제3조에 반하는 위헌적 통일의 방식인 것이다.
 
  왜 대한민국헌법에서는 낮은 단계든지 또는 높은 단계든지 그런 연방제 통일 방안이 헌법에 어긋나는 것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아니하면 가능한 것이 아닌 통일 방안이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에서는 오로지 단일국가적 통일 즉 대한민국의 주권의 잠재적 지배를 ‘현재화’(顯在化) 하는 의미에서의 통일만 가능한 것이다.
 
  먼저 ‘단일국가’는 대내외적 독립성 즉 주권성을 지니는 단독의 국가이다. 그래서 각기 주권을 지니는 복수의 구성국가 또는 결합국가를 전제로 하는 연방국가 또는 국가연합과 다르다. 단일국가는 하나의 성문헌법을 지닌 국가이다. 그래서 연방과 구성국가가 각자의 성문헌법을 지니지만 연방의 헌법이 구성국가와 구성원들 전체에 효력을 미치는 ‘연방국가’와 다르며 또한 결합국가는 여전히 각각의 성문헌법을 지닐 뿐 공동의 중앙조직이 독자의 헌법을 가지는 것은 아닌 ‘국가연합’과도 다르다.
 
  이에 비하여 연방국가(Federation)라 함은 ‘복수의 주권국가’가 대내외적 주권성을 포기하고 헌법적(주권적)으로 결합한 독립한 주권국가다. 복수의 구성국가가 연방국가에 주권을 이양하는 점에서 처음부터 대내외적 주권을 지니는 하나의 국가인 ‘단일국가’와 다르며, 헌법적․주권적 결합인 점에서 그 각 결합국가가 국제법적(조약의) 권한․책무만 질 뿐 대내외적 독립성과 결정권은 여전히 지니는 국제법(조약)상 국가결합인 ‘국가연합’과 다르다. 이 연방국가의 주권은 전체국가인 연방국가만 보유하고 연방정부(중앙정부)가 구성국가와 구성원들을 직접 구속하여 권력을 행사한다. 중앙정부는 외교, 군사권을 지니며 구성국가는 대내적 독립성 즉 국가내 문제의 결정권인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끝으로 국가연합(Confederation)은 ‘복수의 주권국가’가 각자의 주권을 지니면서 국제법(조약)상 결합한 연합체이다. 국가연합은 대내외적 주권은 결합국가가 여전히 보유하므로 국가평등원칙은 유지하며, 그 결합은 대외적 국무처리를 위하여 ‘기능적’으로 결합한 것이므로 대외적 권한인 외교권과 군사권은 여전히 결합국가에 보유된다. 국가연합은 결합국가가 주권국가로서의 법인격을 유지하면서 공통과제를 수행하는 점에서 (비록 단일국가는 아니지만)단일적인 주권적 권력을 행사하는 연방국가와 다르다. 그러므로 각 결합국가간에 공통되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과제를 처리하기 위한 공동중앙조직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연방국가나 국가연합이나 모두 주권성을 가지는 독립한 단일국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즉 대한민국과 북한이 연방제 통일 한다는 것은 이미 북한을 독립한 주권을 가진 국가로 인정하는 전제를 가지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통일의 방식인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 헌법 제3조 영토 조항에 따르면 북한은 국가로 인정될 수 없다. 연방제 통일은 이를 헌법개정 없이 바꾸겠다는 것인 데 굳이 말하자면 이 영토 조항은 헌법개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규정이므로, 연방제 통일은 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남한을 북한사회주의헌법과 노동당규약이 정한 바에 따른 ‘적화통일’의 방식을 말하는 것 외에 다름이 아니다.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서 말하는 ‘민주공화국’은 대한민국이 국민전체가 주권을 보유하는 국가로서 민주적으로 국가의 권력을 형성하는 국가형태를 지닌 공동체임을 명확히 하여 헌법개정의 한계를 이루는 근본규범이다. 따라서 그 임의적․자의적 변동은 국가의 변란이 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함은 대한민국 헌법원리의 기초를 이루는 규정이기 때문이다. 이 대한민국의 기초는 사유재산제도 및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민의 행위 결정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질서의 형성을 위한 ‘자유주의’에 있다.
 
  결국 ‘단일공화국적 통합’이어야 하는 헌법 제1조 제1항을 도외시한 연방국가적 통일을 정한 이번 선언이 우리 헌법질서에 부응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연방국가적 통합은 두 법질서가 공존하면서 하나의 법질서로 제도화하는 것인 데, 헌법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제하고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적 통합을 명시하므로, 인민민주주의적 일당독재와 같은 이질적 법질서를 연방국가의 국가적 형태에 넣어 이를 함께 제도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단일공화국적 통합 이외의 그 어떤 연방국가적 통합이 인정될 수 없는 이유는 그런 통일이 가능하려면 그것은 ‘국가’ 대 ‘국가’의 통합임을 전제로 하여야 하는 데, 우리 헌법은 그리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어떠한 경우이든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한 바가 없다. 연방제 통일의 방안은 북한을 어떻든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제에 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반헌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10․4공동선언 제2항에서 말하는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이라는 문구는 헌법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최고규범질서인 ‘대한민국헌법’ 제3조 영토조항에 따라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통성 있는 유일의 합법정부를 지니는 국가다. 그러므로 한반도에서 대한민국 외에 군사분계선이북지역 즉 북위 38도선 이북지역인 북한지역에 한정하여 영토고권을 지니는 어떠한 합법적․정치적 실체도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의 규범력은 군사분계선이북지역 즉 북위 38도선 이북지역인 북한지역도 포함하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미치고, 북한지역 역시 대한민국헌법의 규범력 즉 대한민국의 영토고권이 미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북한지역에 한정하여 경찰력을 지니는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는 정치단체가 지니는 그 헌법상 지위는, 대한민국만을 합법정부의 국가로 인정하는 대한민국헌법의 영토조항에 합치되지 아니하는 ‘사실상 정권’(political regime de facto)에 불과하다. ‘합법적’ 정부를 지닌 헌법상(국제법상으로는 별개) 국가로 인정될 수 없다.
 
  나아가 대한민국헌법에 의하면 통일은 ‘국민주권주의적’ 통합이어야 한다(헌법 제1조제2항 참조).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동조제1항)의 주권에 의한 북한의 통합이 그것이다. 즉 통일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헌법전문, 헌법 제4조, 제8조제4항 등), 복수정당제도(헌법 제8조제1항), 사소유권제도(헌법 제23조제1항) 등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적 통합이어야 한다. 이에 반하는 인민민주주의의 민주집중제, 일당독재, 생산수단국유제 등을 규정한 북한사회주의헌법과 동반하는 통일은 헌법이 예정한 바 아니다.
 
 
  Ⅳ. 국가보안법 폐지를 지향하는 선언은 헌법 제3조 영토 조항에 반하는 위헌이다
 
  Ⅲ과 동일한 헌법의 논리에 기초하여 10․4공동선언 제2항에서 말하는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이라는 문구를 “전제로” 이루어지게 되는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 하겠다는 문구 역시 위헌에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연방제 통일 방안이나 낮은 수준의 연방제 통일의 방식 내지는 국가연합적 통일의 방법 등의 그 어느 경우이든지 이를 전제로 하는 한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하는 일은 적어도 북한을 국가로 보면서 법제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인데, 이는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하기는커녕 불법적 점거단체로 보는 현행 ‘대한민국헌법 제3조 영토 조항’을 폐기하거나 개정하여야 하고 또한 그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국가보안법’ 자체를 폐기하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북한을 국가로 볼 수 있기 때문인 데, 이것이 불가능하고 위헌임은 명백한 일이다.
 
  헌법 제3조는 한반도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그 국가의 정부만을 합법적 ‘정부’로 인정한다. 즉 한반도에는 대한민국이라는 1국가의 1정부만 존재한다. 대한민국과 그 체제, 이념, 무력의 기반 등을 달리 하면서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이북지역을 사실상 현실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사실상의 ‘정치적 단체’는 합법적 정부를 지니는 국가가 아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국가’ 대 ‘사실상 정권’의 관계에 불과하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점에서, 한국전쟁의 휴전과 더불어 설정된 북위38도선에 설정된 ‘휴전선’ 즉 군사분계선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선적 한계인 ‘국경선’이 아니다. 군사분계선이 사실상 국경에 준하여 기능하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영토에서 경찰권이 사실상 미치지 못하는 지역의 범주를 나타내는 선적 한계에 그친다.
 
  북한지역이 헌법상 대한민국의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정권이 사실상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미수복지역’이어서 대한민국의 경찰권이 미치지 아니할 뿐, 북한의 영토고권이 미치는 그들의 영토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대한민국의 법질서 내지 국가권력의 실효성을 군사분계선이남지역에 한정케 하고 있을 뿐이다. 그 점에서 북한은 대한민국영토의 불법점거단체로서 “대한민국 국토의 일부를 물리적으로 점령하여 영토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배제하는 것” 즉 참절(僭竊)하거나 또는 “대한민국의 기본질서를 파괴”(국헌문란) 하는 등 정부를 참칭(僭稱)하는 정치단체에 불과하다. 그래서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하는 국가보안법 등이 필요한 것이다.
 
  북한은 사실상 존재하는 정치단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과 북한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민족공동체 내부의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에 그친다. 그리하여 ‘남북사이의화해와불가침및교류협력에관한합의서’(남북합의서)는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임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합의문서에 그친다. 한민족공동체 내부의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국간의 합의로서 남북당국의 성의있는 이행을 상호 약속하는 일종의 공동성명 또는 신사협정에 준하는 성격을 가질 뿐이다.
 
  남북합의서는 남북한 당국이 각기 정치적 책임을 지고 상호간에 그 성의 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기는 하나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를 국가간의 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국가보안법은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이 대한민국헌법에 의거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실현하기 위하여 평화적으로 통일을 실현에는 법률인 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인식하고 그를 찬양․고무․동조하거나 그에 관한 이적표현물을 소지․운반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과 북한을 사실상 존재하는 정치적 실체로 보아 일정교류를 위한 법정 절차를 정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등이 공존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도 국가보안법및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모순 없이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에 합치하는 통일구체화 법률로 기능토록 하는 조화적 해석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한 헌법 이해라고 한 것이다.
 
  국가보안법(제3조, 제7조제1항)이 명문규정으로 북한을 반국가단체라 한 것은 아니지만, 판례는 법 전체의 취지로 보아 그렇게 인식하면서 헌법 제3조를 현실기준적으로 해석하여 현재 반국가단체 등으로 인식된 북한의 헌법상 지위를 논한다. 그 점이 통독전 독일의 경우와 같지 아니한 차이점이다. 통일국가는 북한을 ‘사실상 정권’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점을 이번 10․4공동선언은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Ⅴ. 서해 북방한계선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선언은 헌법 제3조의 영토고권 규정에 위반된다
 
  10․4공동선언 제2항은 ‘남과 북은 남북관계 확대와 발전을 위한 문제들을 민족의 염원에 맞게 해결하기 위해 양측 의회 등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하면서 다시 그 제 3항 제목에서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 하고 그 내용으로 ‘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 라는 문구들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하여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간 회담을 금년 11월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 1차회의를 금년 11월중 서울에서 갖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등의 내용들을 합의하였다.
 
  이 규정은 명백히 헌법 제3조 영토 조항 즉 대한민국의 영토 즉 영륙, 영해, 영공의 범주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다(헌법 제3조)에 반하는 것이다. 영토는 국가의 공간적 존립의 조건으로서 국가권력이 규범적으로 유효하게 행사되는 영역이며 이 영토의 범위를 정함으로서 국가의 지배권이 미치는 공간적 한계선(국경)은 명확하게 되어 영토는 안전성, 한정성, 연속성을 갖게 된다. 영토(territory)는 국경선 내의 ‘영륙’(領陸 demesne, 지표면, 지중․지하 등), ‘영해’(領海 closed sea, 영륙에 접속한 일정 범위의 해역), ‘영공’(領空 territorial air, 영륙, 영해 위의 지배가능한 상공이나 대기권) 등을 범위로 한다. 국가는 바로 이러한 일정한 영토에 기초하는 국민의 주권적 권력과 정부에 기초하는 치자의 명령 및 피치자의 복종 그리고 이를 정한 법제도에 의하여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하여 영토고권이 인정된다. 영토고권은 일정하게 공간적 범주로서 존재하는 공동체 구성원에 구속력을 지니는 국가의 배타적 국가권력(내지 통치권)이다. 영토고권에 의하여, 국가는 영토를 국가의 소유권의 객체로서가 아니라 지배권 행사의 객체로 보아 영토고권으로써 영토 및 영토 내 구성원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영토의 변경은 영토고권의 지역적 범위를 변경케 한다.
 
  또한 영토권도 나온다. 영토권은 영토에 관한 국민의 권리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기본권이고 그 근거가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이다. 영토의 변경은 대한민국의 공간적 존립기반의 변동과 국가의 법질서의 변화를 가져오고 국민의 헌법상 주관적 공권으로서의 영토권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영토조항만을 근거로 독자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는 없다.
  청와대해설자료에서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 등 군사문제를 군사적 방식이 아닌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이를 군사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서해를 군사대치구역에서 평화협력벨트로 전환하는 문제도 논의’하고 있다고 하는 점을 보더라도,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지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라는 10.4 공동선언의 부분은 그것이 실제적인 국방경계선으로 기능하고 있는 서해의 ‘북방한계선’(NLL, Northern Limited Line)의 양보를 가져오게 하는 것임임을 추정할 수 있으며, 결국 이는 우리의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이 미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을 양보하는 것이 주권의 침해가 되어 헌법 제3조에 기초하는 ‘영토고권’에 반하여 위헌이 되듯이, 주권적 지배가 미치는 범주를 북한에 양여하는 것이어서 역시 영토고권을 정한 헌법 제3조에 반하는 것이다.
 
 
  Ⅵ. ‘민족’의 과도한 강조는 국민 개념을 전제로 하는 헌정생활을 정한 헌법전문과 제4조에 반한다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에 근거하여 한국의 통일정책을 정한 헌법 제4조의 정당성이 정하여진다.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라 하여 통일의 주체가 대한민국임을 표명하고, 헌법전문에서는 “대한국민은 …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통일을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므로 통일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통일”이 아니라, 헌법제정의 원천적 권력의 소지자인 대한민국 국민의 주도로 대한민국에 북한이 주권적으로 통합되는 것, 군사분계선이북지역인 미수복지역에 대한 대한민국 주권의 잠재적 지배를 현재화(顯在化)하여 하나의 주권국가를 형성하는 것, 한반도의 남과 북에 존재하는 이질적 규범질서를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로 통합하는 과정과 귀결을 의미한다.
 
  통일로 이루어지는 통일국가 즉 헌법적 의미의 통일국가는 국가의 존립조건인 국민, 영토, 주권이 하나로 통합된 국민국가, 영토고권국가, 주권국가로서 국가의 이질적 규범질서가 하나의 법질서로 통합되어 규범력이 실현되는 헌법국가이다. 주권의 권력적 통합(헌법 제3조, 제4조), 국민의 문화적 통합(헌법 제9조), 영토의 지리적 통합(헌법 제3조)의 국가이다. 한(韓)민족, 하나의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4 공동선언은 ‘민족’ 공동의 통일, ‘우리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치면, ‘민족’ 번영의 시대,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남과 북은 남북관계 확대와 발전을 위한 문제들을 ‘민족의 염원’에 맞게 해결, 남과 북은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 ‘민족’ 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을 강화 등의 이런 ‘민족’이란 용어의 범람은 이 10.4 공동선언이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대한국민’이 주체가 되어 헌정생활을 이끄는 것과는 너무도 동떨어져 있는 북한추수주의 문건임을 나타내고 있다.
 
  헌법 제3조 영토조항과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규정을 전제로 하는 한, 통일국가는 대한민국이 주체가 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통합 즉 대한민국헌법의 기본원리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기초하여 대한민국국민이 이루는 것이지. ‘민족’이 ‘민족’을 위하여 이루는 것이 아닌 것이다.
 
 
  Ⅶ. ‘평화’의 무조건적 강조는 자위적 안전보장을 기초로 하는 헌법의 평화주의 원칙을 훼손하였다.
 
  10.4 공동선언은 우리 헌법에서 정한 대한민국의 자위적 전쟁을 위한 국토보전에의 이지를 무력화하는 ‘평화’의 문구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우리 헌법이 정하는 ‘평화주의’의 헌법원칙에 반하는 문서가 되었다. 이는 주한미군의 철수까지 인정함으로써 헌법 제5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함으로써 ‘자위전쟁’은 인정하는 것, 그리고 동조 제2항에서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에서 말하듯 국가안전보장을 기초로 하는 평화 유지가 국군의 임무라는 것 등을 기초로 자위적 국가안전보장을 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 전문과 제66조의 규정들을 정면에서 반하게 하고 있다. 무장해제까지도 가능케 할 수 있는 문구들이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왜 이런 문구들이 헌법에 반하는 것인가. 우리 헌법 제3조 영토조항과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의 규정을 전제로 하는 한, 통일은 대한민국이 주체로 되는 북한의 통합을 의미하지만 헌법 제3조와 제4조의 규범조화적 해석상 그것은 무력적 흡수가 아니라 평화적 통합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와 동일한 규범질서와 정치적 공동체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형성하는 것이다. 이들 통일 관련 조항은 국가의 통일의무를 선언한 것이다.
 
  이런 통일을 위한 평화국가는 무엇인가. 평화국가는 하나의 국제법질서다. 민주주의의 헌법적 기초인 국민주권주의에 따른 공동체질서의 보장, 국제평화주의에 따른 침략전쟁의 배제, 생존권 등 사회적 기본권의 국제적 보호 등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국가가 평화국가다. 평화국가는 국제적으로 국가간 문제의 무력적 해결을 범죄적 불법으로 인정하는 등으로 평화를 국제질서의 기초로 삼는다. 국내적으로는 통일, 생존을 위한 빈곤의 퇴치 등을 국가중요정책의 지표로 함으로써 국가의 성격을 평화적으로 구성한다. 평화국가는 평화를 정치권력의 정당성의 기초로 삼는 국가 즉 민주주의의 실현도 그 기능으로 삼는다.
 
  ‘대한국민’은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며 안으로는 평화적 통일을 선언한다(헌법전문).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에게 평화적 통일에의 성실의무를 지우고(헌법 제66조제3항, 제4항에 따라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 역시 같다) 이를 선서하도록 하여(헌법 제69조) 헌법국가수호자로서의 책무를 이행케 한다(헌법 제66조제2항․제3항). 대통령은 통일정책을 국무회의의 심의(헌법 제89조제1호․제3호),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자문(헌법 제91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자문(헌법 제92조) 또는 국민투표에 의한 승인(헌법 제72조) 등의 절차를 거쳐 집행한다. 평화국가의 규범질서화는 공동체와 국가간의 평화의 질서를 위한 규범화 과정이다. 평화국가의 헌법적 실현 단계는 침략전쟁 부인, 전쟁포기와 자위병력 외의 군비 부인, 국제기구에 대한 고권(高權)의 이양, 영세중립선언 등이다. 한국헌법은 침략전쟁부인의 단계에 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국가무력’은 그 발동의 목적이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한정된다(헌법 제5조제2항). 이로써 국제평화유지와 침략전쟁부인 등이 선언된다(동조1항후단). 자위전쟁의 허용, 국가주권의 제한에 기초하는 집단안전보장체제 등도 유지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은 자손들까지 포함하는 국민의 안전의 영원한 확보가 가능하도록(헌법전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헌법 제4조). 그리고 ‘국제질서’에 있어서의 평화국가는 국제관계를 정하는 조약과 국제법규의 국내법적 효력의 인정(헌법 제6조제1항), 조약과 국제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 외국인의 법적 지위의 보장(동조제2항) 등으로 이루어지는 국제평화주의로 나타난다. 국제평화주의는 현대복지국가 헌법의 한 내용으로서, 국제적 의의와 효과를 지니는 헌법법규를 총칭하는 ‘국제헌법’을 전제로, 종래 국민국가의 범주에서 존재해 온 인권의 문제를 국제적 인권의 국내법적 보장(망명권의 특정 국가 헌법에 의한 보장), 다양한 인권 특히 생존권 등 사회적 기본권의 국제규범(국제인권규약, 유럽인권규약 등)에 의한 보장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의 권력이 일정한 영토를 토대로 하는 공동체의 국민의 주권적 힘에 기초하는 ‘만큼만’ 구속력과 권위를 지니는 것과 같이, 국가 역시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는 ‘정도의’ 규범적 힘인 주권을 영토의 구성원에게 행사하는 한도에서 존재한다는 점에서, 주권은 평화국가의 법적 기초를 이룬다. 평화국가는 한반도를 각자 스스로의 영토로 인식하는 대한민국과 북한이 각자의 국가 지위를 자신의 헌법에서 인정할 때 비로소 성립한다. 헌정현실에서의 평화국가 실현은,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여 유일합법적 정통성을 지닌 정부의 국가라는 ‘유일합법정부론’과 그 헌법실현적 해석에 의하여 북한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한민국헌법의 영토조항에 반하는 실체로서의 ‘사실상 정권’에서 최소한의 규범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분쟁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평화국가의 실현이 된다.
 
  바로 이런 점들을 생각할 때 평화의 무조건적인 강조는 우리 헌법이 말하는 평화주의의 원칙에도 합치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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