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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것 찾아 강 건넌 30대 가장 증언
글번호  65 작성일  2007-09-05
글쓴이  청지기 조회  3315
먹을것 찾아 강 건넌 30대 가장 증언
 
 네번째 증언은 함북 ○○군에서 식량을 구하러 연변에 사는 당숙을 찾아 강을 건넌 박○○(39)씨의 이야기이다.
 
 북한을 탈출했건 잠시 떠나왔건 간에 처음 만난 사람, 특히 남한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좀처럼 풀기 힘들다.
 
 경계심이 조금 풀리자 박씨는 “나이가 몇이오, 결혼은 했소?”라고 물으며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 편집자 “자식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내 심정을 모를 겁니다.
 
 아이가 셋인데 사흘째 아무 것도 못 먹이니 눈이 뒤집힐 것 같았습니다 . 나 자신은 북조선에 살면서 단 한차례도 위법행위를 해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결국 국경을 넘기로 했지요. 일단 국경을 넘어 서면 어떻게든 먹을 것을 구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93년에 중국 삼합에 살고 있는 당숙이 사다준 텔레비전 같은 건 이미 시장에 내다 팔아 더이상 살 길이 막막해졌어요. ○○은 그나마 농지가 많아 나은 편이라는 얘기는 회령에 가서 처음 들었죠. 제가 보기에도 회령은 더 심각해 보였단 말입니다.
 
 역전에는 꽃제비, 꼽새들이 그득했고, 매일 죽어나가는 사람이 10여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제가 4월 말에 집을 떠났으니까 15일 정도 회령에 머물면서 사람들로부터 중국을 어떻게 건너가야겠는지 수소문해 듣기도 했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갈 데라고는 삼합에 살고 있는 5촌 당숙밖에 없는데 당숙도 뻔히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눈 앞에 아른거리며 내가 고민하고 있는 며칠 사이에도 굶어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두려움도, 창피함도 없어지더군요. 결국 5월초에 강을 건넜단 말입니다.
 
 아비가 제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애들을 굶게 만드는 심정, 죄책감을 아마 상상도 못할 겁니 다.(이때 박씨는 오랫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뚝뚝 흘렸다) ○○에서 사정이 좋을때는 운전을 했습니다.
 
 조선에서 운전수는 좋은 직업에 속한단 말입니다.
 
 오랫동안 당간부 차도 운전을 했고, 통근차도 운전했었습니다.
 
 3년전부터 기름 사정이 안 좋아지 면서 길에 다니는 차들이 눈에 띄게 줄었고 결국 나도 일자리도 잃게 되었죠. 회령까지는 기차를 탔는데 화물칸에 탄 사람은 양반이었단 말입니다.
 
 창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사람도 있고, 기가 막히게도 석탄 연기가 나오는 굴뚝에 앉아 떨어지지 않도록 새끼줄로 몸을 동여 맨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기차도 한번 서면 심할 때는 며칠을 못 갈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집을 떠날올 때 양식이 떨어져 굶어죽는 사람도 봤단 말입니다.
 
 그 사람이 내게도 식량을 요청했지만 나도 어떻게 될 지 몰라서 나눠주지 못했습니다.
 
 그게 지금도 맘에 걸립니다.
 
 회령을 떠나올 때 꽃제비 아이들 3명을 잡아 인육을 판 사람과 간, 뇌 등 장기를 산 사람 7명을 시장에서 공개처형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떠나온 뒤로 장터에서 아마 총살을 했을것입니다.
 
 당숙네에서 좀 도와줘서 이제 돌아가야겠는데 며칠 동안 비가 내리더니 물이 불어서 걱정입니다.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 르겠고… 지금 생각으로는 다시 집으만 돌아가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여겨진단 말입니다.
 
 왜냐면 요즘은 며칠, 몇 달씩 집을 비우는 사람 들이 워낙 많아져서, 한동안 안 보이더라도 식량 구하러 갔거나 굶어 죽었겠지 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http://www.durihana.com/mai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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