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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2006 북한인권백서' 첫 발간
글번호  15 작성일  2007-08-11
글쓴이  청지기 조회  1817
변협, '2006 북한인권백서' 첫 발간
 술김에 “이놈의 세상…” 했다 총살당해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천기흥)는 29일 북한의 인권 실태를 분석한 ‘2006 북한인권백서’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변협은 탈북자 100명(남성 36명, 여성 64명)을 대상으로 올해 5∼7월 실시한 설문조사 및 인터뷰와 변협 산하 북한인권소위원회가 조사한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태를 고발했다.
 
 ▽불법수사에 고문까지 자행=설문조사에 응한 탈북자 중 90%가 “북한에서는 수사기관이 체포할 때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장발부 없이 2개월 이상 수사를 계속했다”는 응답도 71.1%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잠을 재우지 않고 수사’(22%), ‘고문’(21.7%), 모욕적인 말·성적 고통’(17.8%) 등이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전했다.
 
 수사기관에서 자행되는 고문의 형태도 다양했다. 손을 뒤로 묶고 수갑을 쇠창살에 채워 앉지도 서지도 못하게 하는 ‘비둘기 고문’, 겨울에 발가벗긴 채 바깥에 기마자세로 밤새 세워 놓는 ‘동태 고문’ 등이다.
 
 ▽성분 따라 차별…북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탈북자들은 구체적 형량을 결정하는 데 있어 사회적 성분에 따라 많은 차별이 있다고 증언했다. 토대가 특별히 좋은 사람을 일컫는 ‘백두산 줄기’는 처음부터 재판도 받지 않는 반면 성분이 나쁜 사람들은 사소한 혐의라도 정치범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형량을 결정할 때 피고인의 가계기록부에 당원이 9명 이상 등록돼 있을 경우 3년을 감경해 준다는 국가보위부 규정이 있다”고 전했다.
 
 ▽남한 방송 접해도 총살형=북한은 재판의 교육적 기능을 중시해 인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현지공개재판을 형사소송법에 규정하고 있다.
 
 
 주로 재판은 동사무소 앞마당이나 영화관 등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장소에서 열리고 이곳에서 불법적인 공개 처형도 자행된다. 한 탈북자는 “남한 방송을 청취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이 총살당했다”고 전했다. 다른 탈북자는 “2000년 집에서 성경책이 발견된 30대 중반 남성이 총살당하는 장면을 봤다”고 증언했다.
 
  ▽벼랑 끝에 선 여성·아동 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식량난을 겪는 과정에서 돈벌이를 위해 여성들이 매춘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협 설문조사에 응한 탈북자 52명 가운데 29명(55.8%)은 ‘북한 내 매춘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으며 주로 역 앞에서 여성들이 “밤꽃 사시오”라고 접근하며 호객행위를 한다고 전했다.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이른바 ‘꽃제비’로 불리는 유랑 걸식 아동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재소자에게 강제 낙태도 불사=백서에 의하면 설문에 답한 탈북자 가운데 57.7%는 ‘구금시설 내에서 강제 낙태를 직접 경험하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정치범들은 그 씨도 말려야 한다는 교시에 따라 수용소 내 임신을 금하고 있으며, 출산할 경우 영아를 바로 살해한다.
 
 정치범수용소에서는 하루 보통 15시간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김일성 부자 생일, 설 연휴 등 1년 중 나흘을 제외한 361일 내내 노역을 해야 한다. 정치범수용소는 정부에서 확인한 14호(평남 개천군), 15호(함남 요덕군), 16호(함북 화성군), 22호(함북 회령시), 25호(함북 청진시) 등 5개 수용소 외에 17호(평남 북창군), 함남 정평군 수용소, 자강 희천시 수용소 등이 운영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체제 유지 위한 말 반동자 색출사업=북한에서는 의견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표적 사례로 ‘말반동’이라는 죄명이 있다. 한 탈북자는 “친구가 술자리에서 ‘이놈의 세상 못 살겠다’고 말했다가 총살당했다”고 전했다.
 
 변협 이국재 인권이사는 “국가나 일반 인권단체가 작성한 기존 백서와 달리 법률적 관점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최초로 분석했다”며 “앞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2006.9.30 동아일보]
 
 
 [사설] 정부의 北인권 침묵 더 부끄럽게 한 변협 첫 백서
 
 대한변호사협회가 29일 발간한 ‘2006 북한인권백서’는 내용에 앞서 발간 사실 자체로 그 의미가 여간 크지 않다. 1989년부터 매년 국내 인권상황보고서를 내면서 인권의 파수꾼 그 일익을 자임해 온 대한변협이 결코 남일 수 없는 북한 주민의 인권 실상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백서가 탈북자 100명의 생생한 증언과 자체 수집자료를 사법 관점으로 분석함으로써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직의 본령을 한 차원 높였다고 평가한다.
 
 백서를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노역이 매일 12 ~ 15시간씩 연간 361일 계속되고, 여성 재소자가 강제낙태를 당하고 있다는 참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영장없는 장기 수사, 다양한 형태로 자행되는 고문 등은 북녘이 문명사회 저 건너편의 ‘무법 동토(無法凍土)’임을 가감없이 말해준다.
 
 올들어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에 대한 경고를 거듭해왔다.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7일 북한에 대해 인권증진 재원을 위한 군사예산 일부 이전편성과 이주의 자유를 위한 입법 등 10개항을 적시해 개선을 권고한 것은 그같은 경고의 최근 예일 따름이다.
 
 노무현 정부는 어떤 자세를 보여왔는가. 유엔 차원의 거듭된 대북 인권결의에 기권 내지 불참해왔다. 노 대통령은 1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인권문제로 타국에 대해 조치할 수 있느냐는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보편적 원칙이 없다”는 언급으로 북한을 거들어 유엔 인권결의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평화권’이 우선하므로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제반 인권 논의에 앞서야 한다는 일각의 궤변에 귀기울여오면서 지난해 말까지 발표하겠다던 인권위 입장 정리부터 여태 미뤄오고 있다. 변협의 첫 북한인권백서는 정부의 그같은 행태를 더 부끄럽게 하고 있다.
 
 [2006.9.30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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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자료 : 2007년 북한인권백서(통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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