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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2일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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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북한의 인권문제』 (4)
글번호  137 작성일  2007-11-03
글쓴이  청지기 조회  10943
3.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방도
 
 (1) 수령절대주의의 제거
 
 북한에서 인권유린의 근본 화근은 수령절대주의에 있다. 그러므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면 수령절대주의를 허물어 버리는 길밖에 없다.
 
 수령절대주의를 지탱하고 있는 기본세력은 노동당과 군대이다. 당의 독재나 군사독재나 다 같이 폭력에 의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지지만 당의 독재는 조직사상적 통제가 선행하고 폭력이 뒤따르나 군사독재는 폭력이 직접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일성은 당의 독재에 군사적 폭력이 뒤따르는 원칙에 의거하였다면 김정일은 군사적 독재에 당이 뒤따르는 원칙에 의거하고 있다. 1991년에 김정일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직을 차지한 다음부터 군대의 지위가 더욱 강화되었다. 이 시기 부터는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 군사위원회를 동격으로 놓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군사위원회의 행정적 집행기관인 국방위원회가 국가행정사업 전반을 직접 통제하게 되었다. 이것은 당의 독재로부터 직접적인 군사독재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당의 독재로부터 군사독재로 넘어가게 된 중요한 원인은 주로 북한이 혹심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당의 통제력이 약화된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 식량사정이 악화되어 아사자들이 속출하게 되자 협동농장에서 감자씨를 심어도 굶주린 사람들이 다 파가고 옥수수가 여물기 전에 다 따가고 있다. 또 공장에서는 굶주린 노동자들이 공장설비들을 뜯어다가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이와 같은 상태를 당조직만으로써는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협동농장과 공장에도 무장한 군인들이 직접 배치되어 질서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던 것이다.
 
 북한에 당원은 많지만 실지 당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유급당일군들이다. 유급 당일군(당사업만 전담하고 당에서 월급을 받는 일군)의 수는 수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군대는 정규무력과 사회안전 무력 외에도 반관반민(半官半民) 무력이라고 볼 수 있는 교도대무력까지 합하면 수백만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군대는 다 무장하고 병영에서 강한 군사규율에 따라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명령으로 신속히 동원하는데도 편리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김정일은 당을 중심으로 전국을 조직화하는 것보다도 군대를 중심으로 하여 전국을 군사화하는 편이 수령절대주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당의 독재로부터 군사독재로 넘어갔다고 하여 당의 독재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군 대안에서 당의 통제는 약화되지 않았다. 지금 군대를 통제하는 것은 세 가지 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총참모부선이다. 이것은 군대안에서의 군사행정적 명령체계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총정치국선이다. 이것은 군대안에서의 당적 통제선이다. 또 하나의 선은 보위사령부선이다. 이것은 군대안에서의 비밀경찰의 감시선이다. 이전과는 달리 지금이 이 세선은 어느 것이 어느 것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 김정일에게 직속되어 있다. 군대에 대한 통수권은 전적으로 최고사령관인 김정일에게 장악되어 있다. 최고사령관은 당총비서와 당중앙 군사위원회 위원장, 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게 된다. 당중앙 군사위원회가 최고사령관을 보좌하는 가장 유력한 기관이다. 여기에는 당중앙 조직지도부 군사부문 책임일군들이 중요하게 관여하고 있다.
 
 김정일의 진의도는 자기의 유일적 영도, 즉 개인 독재를 원만히 보장할 수 있도록 당과 군대의 역량을 통합하려는 데 있다. 이전에는 당의 영도 밑에 군대가 움직이도록 하였다면 오늘에 와서는 군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당이 군대를 도와주는 방향에서 수령의 개인독재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전시체제 하에서의 당과 군대의 관계와 유사한 것이다. 즉 김정일은 수령의 개인독재를 보장하는데서 당보다도 군대의 역할이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현정세하에서 군대를 핵심역량으로 하여 당과 군대를 결합시켜 수령의 유일적 영도력을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폭력적 군사독재의 유리한 점은 무엇이고 불리한 점은 무엇인가?
 
 김정일은 지금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이 군대이고 가장 힘있는 것은 군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군대이외의 것은 믿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군대가 김정일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군대에는 자주성이 없고 오직 상부의 명령에 복종하기만 하는 단순한 조직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무기가 인간의 요구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기는 아무리 위력 하여도 정신이 없다. 김정일은 지금까지 군대를 자주적인 정치적 판단력을 지니지 못한 단순한 절대복종의 도구로 키워왔다. 지금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집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김정일이 위기에 처한 수령절대주의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군대에 의거하게 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여기서 그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대를 일반인민을 이끌어 나가는 핵심역량으로 내세우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따라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① 군대는 폭력적 통치수단이지 영도적 역량이 아니다.
 
 전시태세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단순한 일이라면 군대가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사회생활을 창조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복잡한 일은 군대가 담당할 수 없다. 상부의 명령밖에 모르는 국방위원회의 군인들이 내각이 진행하는 복잡한 행정경제사업을 지도·통제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② 군인들은 사회생활전반에 관한 문화수준이 낮은데 권력을 가지다 보니 인민대중과의 관계에서 마찰을 일으킨다.
 
 당일군들의 사상문화수준은 비교적 높다. 사회안전원(경찰)들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인민군 전사들은 고등중학교도 완전히 졸업하지 못한 청년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예컨대 시장의 질서를 세우기 위하여 군대와 사회안전원이 같이 동원될 때 수준이 낮은 군인들이 자기들의 힘이 강하다는 (군대는 모두 자동보총으로 무장하고 있으나 안전원들은 권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것만 믿고 사회안전원들을 깔보고 교만하게 행동함으로써 군대와 사회안전원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다. 이러한 관계는 철없는 군인들과 경제, 정치, 문화 부문 일군들 사이에서도 찾아 볼 수 있게 된다.
 
 ③ 군대의 수효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인민들이 그들의 특권적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데로부터 많은 부정적 현상이 일어난다.
 
 당일군들과 사회안전원, 국가보위원들의 특권을 보장하는 데만도 힘에 겨운데 많은 군대가 나와 또 특권을 요구하니 인민들은 그들의 특권적 요구를 미처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군인들이 폭력적으로 인민들의 재산을 약탈하며 반인민적인 여러 가지 범죄를 범하게 된다. 이로부터 인민들 속에서는 인민군대가 비적떼가 되었다고 떠들게 되어 군인들과 인민들 사이에 갈등이 심각하게 된다.
 
 ④ 군인들이 인민들과 접촉하는 과정에 사회생활실정을 알게 되면서 자기들의 비참한 처지를 자각하게 되고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수령절대주의하에서 가장 큰 희생자는 청년군인들이다. 그들은 일생에서 가장 뜻깊은 청춘시절을 13년 동안이나 비인간적인 억압 속에서 총폭탄이 되어 수령을 위해 목숨 바칠 것만 강요당하고 있으며 똑똑한 기술하나 배우지 못하고 머리가 다 굳어진 다음에 군대에서 제대된다. 그러다 보니 제대되어도 행복한 생활을 꾸려 나갈 능력이 없다. 통치자들은 결국 제대군인들을 탄광, 광산을 비롯하여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문에 집단적으로 진출시킨다. 군인들은 인민들과 접촉하는 과정에 자기들의 신세를 망치게 한 장본인이 바로 수령절대주의자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⑤ 군대는 병영 안에 가두거 두고 세상을 모르게 하는 조건에서만 최고사령관의 명령밖에 모르는 충실한 수단으로 될 수 있다.
 
 군인들이 대중 속에 들어가 대중과 접촉하면서 그들은 인민들의 비참한 생활형편을 목격하게 되고 통치자들의 명령지시가 비인간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군인들도 결국은 인민들의 아들, 딸들인 것만큼 인민들의 비참한 처지와 독재자의 도구로서의 자기들의 억울한 처지의 뿌리가 같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만일 군대가 인민들의 불행과 불만에 동정하게 되어 인민들과 군대가 결합되는 날이면 인민들은 벌써 적수공권의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수령절대주의자들을 능히 때려부술 수 있는 위력한 역량으로 전환될 것이다.
 
 그러므로 당의 독재로부터 군사독재로의 전환은 수령절대주의체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며 군사독재는 일시적으로는 반인민적 체제를 유지하는데 도움으로 되어도 결국 수령절대주의의 종국적인 멸망으르 촉진하는 요인으로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북한의 수령절대주의를 붕괴시킬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강경전략과 유화전략의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강경전력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붕괴시키자는 주장이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오래 전부터 전쟁준비에 전력을 다하여 온 것만큼 보통방법으로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제압할 수 없다. 모든 시설을 다 지하에 들여보낼 수 있도록 전국이 요새화되어 있는 것만큼 이라크나 유고슬라비아에 대해서처럼 폭격이나 해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특수한 신형무기를 쓰던가, 아니면 핵무기를 쓰는 수밖에 없다. 핵무기를 대대적으로 쓰면 북한은 말살되고 말 것이다. 핵무기를 쓰지 않기 위해 핵무기금지조약도 필요하고 핵무기 개발을 저지시키기 위한 투쟁도 필요한 것이다. 핵무기개발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쓴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강력한 보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보복하여 나설 때 우리측의 피해도 헤아릴 수 없이 클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희생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 군사적으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것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북한에 대한 유화정책은 북한의 침략성과 호전성이 경제위기와 체제의 불안정성에 있다고 보면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원조하여 북한체제를 안정시키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경제교류를 통하여 북한을 점차 개혁개방에로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국주의자들이 뒤떨어진 나라들을 침략할 때 체제의 위기나 경제적 난관이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 북한이 6.25조선전쟁을 일으킨 것이 북한이 자기체제가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 아니다. 소련이 자기 체제의 불안정성과 경제위기 때문에 자본주의세계를 타도하고 전 세계적 범위에서 노동계급독재를 세워야 한다는 세계혁명의 전략을 내세운 것이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북한은 아무래도 붕괴될 것이고 시간이 우리편에 유리하기 때문에 평화적 방법에 의거하여 천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은 옳지만 평화적 방법이 적을 도와주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못하게 하는 조건에서 북한을 붕괴시키는 것은 다 평화적 방법이라고 인정한다.
 
 문제는 북한 정권의 본질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데 있다. 침략성은 체제의 불안정성이나 경제적 위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정권의 본질, 사회체제의 본질과 관련되어 있다. 체제의 불안은 정치적 약화를 의미하며 경제적 위기는 경제적 약화를 의미한다. 정치, 경제적 약화가 반드시 침략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된다고는 볼 수 없다. 체제가 불안하고 경제 사정이 곤란하면 승산이 더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전쟁을 못 일으킬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련은 체제에 대한 자신심이 없어지고 경제적으로 뒤떨어졌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투항하기 시작하였고 붕괴되었다.
 
 북한 정권의 본질은 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계급독재정권을 동양식 봉건주의와 결부시켜 세습화한 수령절대주의 정권이라는데 있다. 북한 정권의 기초에는 소련식 계급주의와 조선식 가족주의가 놓여 있다. 이로부터 북한 통치자들은 남한을 계급적 원수로 보는 관점을 시종일관 견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 자본주의나라들을 적대시하고 있다. 또 북한 통치자들은 정권을 사회발전의 요구와 인민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김일성으로부터 물려받은 김정일의 개인독재체제를 유지하고 그 지배범위를 확대하려는 요구에 모든 것을 전적으로 복종시킨다.
 
 김정일은 개혁개방만이 북한 사회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수령절대주의 체제를 고수하기 위하여 수백만 인민들을 굶겨 죽이면서도 강성대국의 구호를 내걸고 전쟁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통치자들은 남한을 미제국주의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하고 남한의 지주, 자본가 정권을 타도한 다음 전 조선을 수령절대주의에 기초한 김일성·김정일의 가족주의 통치 하에 두는 것을 지상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 통치자들의 침략적 야망이 어느 때 더 커지고 그들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볼 수 있겠는가.
 
 궁한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고하여 피할 길이 없는 경우에 약자가 강자에게도 달려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적의 힘이 강할 때 침략성이 강하겠는가, 아니면 힘이 약할 때 침략성이 강하겠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힘이 강할 때 침략성이 더 강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김정일이 아무리 남한을 점령하고 싶어도 자기 힘을 약하여 승산이 전혀 없을 때에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1995년∼1996년에 비해서 보아도 오늘 북한이 전쟁으로 위협하는 도수가 좀 약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95·96년에는 당장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떠들었지만 지금은 미국과 남한이 북침할 위험성이 있다고 욕하는 것이 위주로 되고 있다. 김정일은 마치도 남한을 군사적으로 격파하고 남북을 통일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참는다고 선전하여 왔지만 만일 승산이 확고하다면 그가 누구를 동정하여 이길 수 있는 전쟁을 안 할 사람이 아니다.
 
 지금 북한은 1995년을 계기로 하여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수령절대주의의 일각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이전에는 군(郡)과 군(郡) 사이도 통행증 없이는 다니지 못하였으나 지금은 압록강, 두만강으로부터 평양까지 사람들이 막 다니고 있으며 계획경제를 한다고 법령까지 채택하면서 떠들고 있지만 암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
 
 형상적으로 표현한다면 김정일정권은 아직 상층부는 장악하고 있지만 중간단위는 대부분이 동요하고 겨우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있으며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여 방황하고 있는 밑바닥의 군중들은 통제밖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체제가 이렇게까지 약화되고 무너지기 시작한 중요한 원인이 경제적 난관인데 경제적으로 원조해준다는 것은 북한의 체제위기를 구원해 주는 것이며 죽어가는 군수공업을 회생시켜주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도와주는 것 이외의 다른 것으로 될 수 없다. 과연 북한의 경제가 회생되고 김정일 체제가 더욱 안정되고 강화되게 될 때 김정일체제의 개혁개방으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가장 어려울 때에도 개혁개방을 거부한 김정일정권이 난관을 이겨낸 긍지와 신심에 넘치게 되었을 때에 개혁개방으로 나오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 김정일정권의 침략성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군수공업을 회생시키는데 도움으로 될 수 있는 경제원조까지 주어야 한다는 논리가 정당하다는 주장은 평범한 사람의 머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초고차원의 논리일 것이다. 옛날부터 대현(大賢)은 대우(大愚)와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평범한 두뇌를 가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여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 역사는 그대로 반복하지 않는다. 목적이 같고 그것을 실현하는 수단과 방법에서만 차이가 있을 때에는 수단과 방법을 쓰는 주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목적실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하는데서 어느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역사의 판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남한의 역할
 
 남북통일에서 주동적 역할은 남한인민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해방후 50여 년 간 남북이 대립되어 오는 과정에 북의 정치가 실패하였다는 것은 여지없이 확증되었다. 조국통일의 역사적 임무가 무엇보다도 남한인민에게 부과되었으며 대한민국 주도 하에 남북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전략에 의하여 북한에서 수령절대주의체제를 제거하고 조국통일을 실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전쟁을 막는데 첫째가는 주목을 돌리면서 북한 인민들이 김정일의 수령절대주의체제의 억압과 착취에서 벗어나도록 북한 인민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로 우리는 북한 동포들을 기아에서 구원해 주어야 한다.
 
 1995년이래 지금까지 적어도 3백여만명이 굶어죽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은 웬만한 전쟁의 피해보다도 더 큰 재난이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 북한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도 많은 부분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기형화될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인민들을 기아와 질병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식량과 의약품을 보내주는 것을 북한의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경제원조와 동일시 할 수 없다. 이것은 북한 통치자들의 전쟁능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북한 동포들이 자기들을 남한 동포들이 기아와 질병에서 구원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들은 김정일독재체제를 멀리하게 될 것이며 남한 동포들과의 민족적 단결과 협력을 요구하여 나설 것이다. 만일 남한 동포들이 판문점을 통하여 옥수수(통강냉이)를 매년 100여만 톤씩만 북한 동포들에게 보내준다면 북한 통치자들은 어떤 수단으로서도 그것이 남한 동포들의 형제적 원조라는 것을 은폐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로 남한 동포들은 북한 인민들이 수령절대주의 미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북한 동포들은 물질적인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 죽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정신적인 양식의 결핍으로 수령절대주의의 노예로 되고 있다.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수령절대주의는 크게 두 가지 미신에 기초하고 있다. 그 하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소위 혁명활동역사를 터무니없이 과장하고 날조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수령에 대한 충성을 삶의 목적으로 설교하는 북한의 지도사상의 신비화이다. 이러한 미신은 주민들을 외부세계와 절연상태에 두고서만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믿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다행히도 지금 북한이 경제위기로 하여 외부로부터 정신적 양식이 들어오는 길을 막을 수 있는 통제력이 약화되었다. 우리는 북한과의 모든 형태의 교류사업을 통하여 수령절대주의 미신을 녹이는데 필요한 민주주의 사상과 인권사상 등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맞는 건전한 사상을 안겨주어야 하며 그들이 눈을 뜰 수 있도록 자기 조국의 다른 부분인 한국의 발전상과 세계의 현실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남한 국민들은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정권의 침략적 본성을 똑바로 인식하고 북한 통치자들의 남침 책동에 경각성있게 대비하여야 하며 철저한 안보태세를 세우는데 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북한 통치자들은 늘 통일을 위하여 언제든지 한번은 꼭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전쟁준비에 첫째가는 주목을 돌리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자기 정권의 근본목표로부터 출발하여 언제나 남침전쟁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여 준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외국사람들이 즐겨 말하는 탈냉전시대니 뭐니 하는 따위의 술어를 써가면서 탁상공론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이 진짜 옳은가 그른가를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냉전이 끝났지만 북한은 확실히 냉전시대의 유물이며 우리나라에서 냉전상태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이다.
 
 철저한 안보태세를 세우면 북한의 남침전쟁도발을 저지시키는데도 좋고 전쟁을 도발하는 경우에도 우리측 피해를 적게 만들 수 있다. 안보태세를 세우면 북한을 자극하여 남침위험을 더 크게 하며 외국투자가들이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는 주장은 위험한 적앞에서 남한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무장 해제시키려는 것으로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다.
 
 북한 체제는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체제이다. 원래 사회주의체제는 먼저 계급투쟁과 무산계급독재를 핵으로 하는 사회주의사상이 나오고 이 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여 공산당이 조직되고 공산당의 활동의 결과 노동계급의 독재정권이 서고 독재정권에 의거하여 사회주의제도가 수립되게 되었던 것이다. 북한의 사회정치체제는 스탈린주의 사회주의체제와도 질적으로 다른 봉건화된 사회체제이기는 하지만 사상과 독재정권이 사회제도 수립에 선행한다는 점에서는 스탈린주의 체제와 공통성을 가진다. 소련의 사회체제가 스탈린주의를 구현한 사회체제라면 북한의 사회체제는 수령절대주의를 구현한 사회체제이다. 수령절대주의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북한의 사회정치체제에서는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으며 따라서 북한 통치자들의 대남정책에서도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역사적 사실은 북한통치자들의 대남전략의 본질은 첫째로 남한을 정치사상적으로 와해시켜 친북용공정권을 세우도록 하는데 있으며, 둘째로 유리한 정세를 엿보다가 군사적으로 남한을 점령하는데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에서 수령절대주의가 변하지 않는 한 북한통치자들의 이러한 대남전략의 기본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수령절대주의 정권을 유지하는 한 앞으로 설사 오늘 다른 사회주의 나라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정도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외국들과 경제교류를 활발히 진행하며 평화공존정책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남한에 대해서는 평화공존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한 민족 내부에서 두 정치세력이 대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한 안에서도 여당과 야당은 다 같이 자기 당이 남한 전체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처하면서 정권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운다. 하물며 북한과 남한은 일정한 영토와 군대를 가지고 50여년동안 대립되어 있는 두 정치세력이다. 양측은 다 자기 정원이 우리 민족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측이건 북측이건 어떤 정권이 남북이 영원히 독립국가로서 평화적으로 공존할 것을 바란다고 선포한다면 결국 민족의 통일을 포기하는 것으로 되어 민족의 염원을 배반하는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민족의 통일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다. 이 숙원을 배반하는 정권은 결코 남이나 북만의 정권이 될 자격조차도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민족의 통일을 기본구호로 내걸지 않고 남북의 평화적 공존을 기본구호로 내거는 정권은 민족분렬의 역사적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해야 한다든가, 남북이 통일할 때까지는 적어도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어느 편이 전체 인민의 이익에 맞는가를 전 민족 앞에서 검열 받아야 하며 종국적으로는 민족의 총의에 따라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상대방의 반민족적인 점은 서로 비판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은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도 국가적 이익의 견지에서 서로 비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정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주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은 추진시켜나가면서도 상대방의 반민족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비판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 북은 남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비방하고 있다. 남을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하여 지하조직을 강화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잠수함, 잠수정을 내려보내며 무장간첩을 침투시키고 있다. 만일 북의 이러한 그릇된 대남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북을 자극하여 남북 간의 긴장상태를 격화시키게 된다고 하면서 비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남한 국민들 속에 올바른 안보의식을 심어줄 수 있겠는가.
 
 북한 통치자들은 남한을 내부적으로 와해시키기 위한 활동의 자유를 더욱 확대하기 위하여 남한에는 민주주의적 자유가 없다고 악선전한다.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서 말한다면 남한은 북한에 비해 100배나 더 우월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통치자들이 남한에 자유가 없다고 뻔뻔스럽게 주장하는 속셈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뻔하다. 그들은 남한 국민들을 속이기 위하여 평화의 간판과 범민족의 간판을 내건다.
 
 북한 통치자들은 내부적으로는 평화통일이나 평화공존에 대해서는 말도 하지 못하게 하지만 남한 인민들에게는 평화에 대하여 소리높이 강조하여 남한 인민들이 평화기분에 사로잡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들은 또한 북한 인민들에게는 남한을 계급적 원수이며 제국주의의 괴뢰라고 하면서 남한과 그의 동맹국들에 대하여 계급적 적대감을 고취하고 있지만 남한 인민들에게는 사상과 정치적 견해와 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범민족적 기치 밑에 단결하자고 호소한다. 즉 북한 인민은 남한 인민을 적대시하게 하지만 남한 인민은 북한 인민을 한겨레로 생각하게 하자는 것이다. 북한 통치자들의 평화전략과 범민족전략은 남한인민을 정신적으로 무장 해제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만일 북한 통치자들이 평화통일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째서 6.25전쟁을 일으켰으며 오늘 수백만 근로자들을 굶겨 죽이면서도 핵무기와 로켓트무기 개발에 막대한 재력을 탕진하고 있는가. 어떤 사람은 그것은 위기에 처한 자기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하는데 이보다 더 잘못된 생각은 없다. 북한은 이미 남한을 임의의 시각에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 있다. 북한은 전국이 요새화 되고 전민이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같은 대국도 보통 방법으로서는 점령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북침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또 그들이 민족을 사랑하는 민족주의자들이라면 어째서 수백만 인민들을 굶겨 죽이면서도 남침전쟁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겠는가. 자기 통치하의 인민의 생명재산도 아끼지 않는 자들이 남한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아낀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북한 통치자들이 군국주의자들이며 북한 정권이 군사독재정권이며 그들이 남한을 주적으로보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3) 교포들의 역할
 
 남북통일 문제는 전 민족적 과업이다.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우리나라의 주변 4대국에만도 500여만의 교포들이 살고 있다. 이 4대국은 우리나라 통일문제에 커다란 이해관계를 가지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이 나라들에서 살고 있는 교포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북한은 일찍이 교포들을 자기편에 쟁취하는 사업을 중요한 전략적 문제로 인정하고 이 사업에 큰 힘을 기울였다. 특히 전후시기에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본 조선인 총련합회(조총련)을 결성하고 재일 조선인 교포들 속에서 정치사업을 활발히 벌였다. 그 결과 조총련의 테두리 안에서 노동당의 지부조직이 확고히 뿌리내리게 되었으며 조총련은 일본에 존재하는 소독립왕국과 같은 사회적 지반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비단 교포사업에서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일 뿐 아니라 공산주의자들이 자본주의나라들에서 어떻게 자기의 당세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겠는가를 보여주는 산모범으로 주목되었다.
 
 종래의 맑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제도는 봉건사회태내에서 발생, 발전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제도와 사회주의제도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자본주의태내에서는 사회주의제도의 맹아도 발생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에로의 이행은 오직 폭력혁명을 통하여 자본주의 정권을 타도하고 노동계급의 독재정권을 수립하는 방법으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물론 잘못된 이론이다. 만일 사회주의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발전된 사회라면 그것은 반드시 자본주의 사회를 부정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일정한 정도 계승한 것으로 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주의 사상이 참말로 현실성 있는 진리라면 자본주의태내에서도 사회주의적 요소가 자라나고 그것이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점차 승리해 나갈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조총련 사업이 달성한 성과는 중요한 원칙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조총련에는 없는 것이 없다. 정연한 당조직과 행정조직 그리고 비밀경찰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자체의 보위조직도 가지고 있다. 또 상공인들의 조직에 기초하여 강력한 경제적 지반을 가지고 있으며 각급학교들과 출판보도기관, 문화예술단체까지 다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한때 주체사상을 보편적 진리를 담은 사상으로 발전시켜 조총련을 일본을 주체사상화하기 위한 기지로 이용할 데 대한 의견을 제기한 일도 있다. 그러나 북한 통치자들은 조총련을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해외거점으로, 대남공작기지로, 일본의 경제기술발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조총련 산하 상공인들을 통한 공화국에 대한 경제기술적 원조의 원천으로 이용하였다.
 
 특히 북한 통치자들은 김정일시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을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면에서 망쳐놓은 것처럼 조총련을 공화국의 축소판으로 만들어 놓음으로써 조총련 사업을 전반적으로 망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조총련을 민주주의와 동지적 사랑의 원리를 구현한 정치단체로 만들어 일본 인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었으나 북한 통치자들은 조청련 일군들을 동원하여 재일동포들 속에서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를 본국에서보다 더욱 강화하였으며 조총련을 수령절대주의적 독재체제의 일환으로 만들어 놓았다.
 
 실제에 있어서 평양에서 무슨 기념행사가 있을 때 조총련간부들이 초청되어 축하연설을 하는 것을 보면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도수가 언제나 본국 간부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북한 통치자들은 조총련 산하 학교들의 교육도 망쳐버렸다. 교포들의 생활환경은 어디까지나 주재하는 나라인 것만큼 교육의 목적도 주재국의 실정에 맞게 주재국에서 행복한 생활을 성과적으로 건설해 나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 통치자들은 북한에서 자라나 북한 통치자들을 위하여 충성다하는 일군을 양성하는 것과 비슷한 교육강령에 따라 조총련 산하 학교들에서 교육을 진행하도록 강요하였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일본사회에서 일본의 정규교육을 받은 학생들에 비하여 학력이 뒤떨어지고 생활력이 약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북한 통치자들은 조총련 산하 상공인들의 사업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그들은 조총련 산하 상공인들로부터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고 조금도 도와주는 일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조총련 상공인들이 주는 원조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도 못하였다. 조총련 상공인들은 현대적 설비를 갖춘 200여 개의 합영기업을 북한에 차려 놓았지만 북한 통치자들은 단순재생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마구 약탈하다 보니 오늘에 와서는 가동하는 것이 한 두개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조총련 상공인들 속에서는 북한을 도와주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경제기술적 원조를 단념하게 되었다.
 
 재일동포 상공인들을 약탈하려는 북한 통치자들의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 그들은 국내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질수록 조총련을 통하여 그 산하 상공인들로부터 거액의 이른바 애국적 회사금을 강요하고 있다. 이것은 조총련 산하 상공인들의 경제적 처지를 매우 어려운 지경에 빠뜨리게 하고 있다.
 
 몇해전에 판신지역에서 큰 지진피해가 있었을 때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동포 리재민들에게 적지 않은 구제금을 보내주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였다. 나는 조총련사업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일군들에게 우리나라 형편도 매우 어려운데 거액의 구제금을 보내준 것은 참 훌륭한 일이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러자 그는 웃으면서 "구제금을 보내주면 그것을 계기로 해서 조총련에서 상공인들과 사업하여 우리의 구제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사례금을 모아 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북한 통치자들은 조국통일이요, 범민족적 단결이요 하면서 해외교포들을 끌어당기기 위하여 온갖 감언이설을 다하고 있지만 자기 국내의 인민들을 무더기로 굶겨 죽이고 온 나라를 하나의 큰 감옥으로 만든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해외동포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동포들을 기만하여 재일동포 북송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였다. 이것은 그들이 재일 동포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준 엄중한 범죄행위이다. 북한 통치자들은 6.25조선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수많은 이산가족을 만들어 낸 역사적 비극에서 교훈을 찾을 대신 10여만의 재일동포들의 북송을 통하여 또 하나의 이산가족의 비극을 만들어 내는 범죄를 저질렀다. 북송된 재일동포와 월남자가족이 이산가족으로 된 경위는 같지 않지만 오늘에 와서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의 처지가 유사하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북송된 귀국동포들은 월남자 가족과 마찬가지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이산가족으로서의 고통도 체험하고 있다. 북한 당국자들이 귀국동포들을 정치적으로 불신임하다보니 귀국동포자녀들과 혼인을 맺은 사람까지 사람들이 경원하게 되었고 따라서 성분이 좋은 사람들과 간부자녀들은 귀국동포자녀들과 연애를 하여도 부모들이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일본에 있는 친척들로부터 송금해오면 당이나 보위부, 안전부 계통 사람들이 모두 붙어 나누어 먹지만 귀국동포들이 일본에 갔다오는 것은 엄금되어 있다. 귀국동포들은 해외에 출장나가는 것도 일반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것은 해외에 출장갔다가 도망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귀국동포들 가운데는 정치적으로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재일동포들이 북한 통치자들과 손을 끊지 못하고 계속 그들을 도와주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 하나는 조총련의 간부들의 운명이 완전히 북한 통치자들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총련간부들은 예외없이 북한 당국자들에 의하여 임명된다. 만일 조총련 간부들이 중앙의 지시를 어기거나 집행하지 않을 때는 지방간부들을 처벌하듯이 불러다 놓고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 조총련 간부들은 북한 통치자들을 지지하여 만세를 부르면서 주변 사람들에 대하여 배타주의적으로 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만큼 설사 북한통치자들의 처사에 대하여 어지간히 불만이 있어도 그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재생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거진 모든 조총련간부들과 유력한 인사들이 예외 없이 북한 당국자들에게 볼모를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북송교포가 10여만이나 되다보니 재일동포들 속에는 북한에 가족, 친척을 둔 사람들이 적지 않으며 또 북한 당국자들은 조총련 간부들이 가족을 볼모로 보내도록 압력을 가하며 또 될수록 볼모를 잡고 있는 사람가운데서 조총련간부를 선출하고 있다.
 
 다음으로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동포들을 정치적으로 표창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재일동포들은 일본에서 정치생활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으로서의 영예감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교포들은 정치적 영예의 면에서 굶주린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통치자들은 조국을 떠나 정상적인 정치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교포들의 외로운 심정을 이용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정치적 수법을 쓰고 있다. 조총련간부들에게는 순전한 형식에 지나지 않지만 최고 인민회의 대의원 자격도 주며 북한에 거액의 기부를 한 교포에게는 거리의 이름에 그의 이름을 달아준다. 그리고 북한을 위하여 공헌한데 따라 각종 훈장 같은 것을 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사실상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지만 정치생활에 굶주려 있는 재일동포들에게는 이러한 표창도 커다란 고무로 되고 있다.
 
 물론 북한 통치자들이 재일동포들에게 이러한 정치적 표창을 한다고 하여 그들을 믿는 것이 아니다. 북한 통치자들은 어디까지나 재일동포들을 저들의 이기적 목적에 맞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동포들을 대남사업에 이용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친북인사들을 규합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일본은 발전된 나라이며 재일동포들의 문화수준은 높다. 만일 70만 재일동포들이 그 어떤 편견도 가지지 않고 단결하여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한다면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동포들을 북한 동포와 마찬가지로 자기들의 명령지시에 절대복종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마치 일본땅안에 독립적인 북한 통치지역같은 것을 만들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북한 통치자들은 조총련산하 재일동포들에게 자기들의 그릇된 대남 적대시정책과 대일 적대시정책을 내리 먹임으로써 재일동포들을 남북으로 분열시켰으며 재일동포들과 일본인민과의 관계도 악화시켰다.
 
 북한 통치자들은 재일동포들에 대한 자기들의 정책의 부당성이 뚜렷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중국, 미국, 러시아에도 조총련과 같은 교포조직을 내오고 이 나라들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들을 자기들의 통치 하에 두려고 책동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통치자들은 지난 시기 조선을 식민지 통치함으로써 조선사람들에 대하여 속죄감을 가지고 있는 일본과 중국, 미국, 러시아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총련과 그 산하의 재일동포들이 하루빨리 북한 통치자들의 예속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원칙과 애국애족의 원칙에서 단결하여 옳은 길로 나가도록 방향전환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 북한이 수령절대주의를 버리고 개혁개방에로 나가는 것이 유일하게 옳은 길인 것처럼 조총련이 북한 통치자들과의 예속관계를 끊고 재일동포들의 민주주의적인 이익을 수호하는 독자적인 교포조직으로 재출발하기 위한 개혁을 실시하는 것이 7천만 온 겨레와 역사의 흐름의 요구에 맞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이기 조국통일 위업수행에서 재중교포들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동북지방에는 근 200만의 조선인 교포들이 살고 있으며 최근 년 간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10여만의 북한 주민들이 재중동포들을 찾아 동북지방으로 탈북하였다. 중국 동북지방과 북한은 강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서로 자주 내왕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북한통치자들이 조중국경을 총검으로 엄중히 봉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동북지방 인민들은 굶주려 죽어 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지원을 주고 있다. 또한 중국 동북지방과 북한은 강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기 때문에 중국 동북지방의 교포들은 북한 실정을 잘 알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을 사상적으로 각성시키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 동북지방으로 넘어간 10여만의 탈북자들은 조국통일을 위한 귀중한 밑천이다. 탈북자들은 전대미문의 가혹한 북한 독재 하에서 온갖 불행과 고통을 다 겪었을 뿐 아니라 사선을 넘어 탈북을 결행한 용감한 사람들이다. 북한의 절대다수 주민들이 김일성, 김정일 독재 하에서 그들이 진행하는 허위선전만 믿고 세상을 모르고 속아 살고 있지만 탈북자들은 중국 동북지방에 와서 개혁개방의 눈부신 성과와 중국인민이 누리고 있는 행복한 생활을 직접 목격하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점에서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 속에 들어가 능히 선각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독재를 반대하고 개혁개방을 열렬히 지향하는 10여만의 탈북자들이 골간이 되어 200만 동북교포들의 동포애적 지원을 받으며 그들을 통하여 형제적 중국인민의 지지성원에 의거할 때 그것은 북한에서 봉건적인 군사독재를 철폐하고 개혁개방을 실현하는데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역량으로 될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에 있는 교포들의 역할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그릇된 교포정책과는 달리 순결한 동포애적 정신으로부터 출발하여 교포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통하여 주변 4대국인민들과의 친선을 강화하여 교포들과 함께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4대국 인민들이 우리 민족의 통일위업을 적극 도와 나서도록 정확한 교포정책을 일관하게 관철해 나가야 할 것이다.
 
 (4) 국제적 협조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지게 된 것은 우리 민족의 내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주로 외적요인에 기인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동서간의 냉전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통일문제는 처음부터 남북 간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동서 양진영이 대립되어 있던 지난 시기에 비하여 국제적 성격은 현저히 약화되었지만 아직도 그거슨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으로 남아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서 아직까지도 미국군대의 주둔이 결정적 요인으로 되고 있다. 미국이 철수하자마자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것은 거진 의심할 여지가 없다.
 
 ① 통일을 위한 북한의 기본 대외전략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남한을 침공하는데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는데 있다. 북한은 남한을 단독으로 대상하면 군사적으로 능히 이길 수 있다고 타산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은 될수록 주변 4대국으로부터 남한을 고립시키며 4대국이 서로 싸우게 만들어 북의 남침을 저지시키는데 어느 나라도 전력을 다하지 못하도록 만들려고 책동하고 있다. 즉 4대국과 남한을 이간시키고 4대국사이의 대립을 격화시켜 어부지리를 취하는 것을 기본전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② 통일을 위한 남한의 기본 대외전략
 
 남한의 전략적 목표는 북한의 남침전쟁 도발을 막고 북한을 개혁개방에로 유도하는데 있다. 이로부터 북한과는 정반대로 남한은 북한이 주변 4대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여 국제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도록 도와주며 남한과 4대국과의 친선관계를 더욱 강화할 뿐 아니라 4대국 상호간의 친선을 강화하여 4대국이 다같이 한반도에서 평화를 고착시키고 북한을 개혁개방에로 유도하는데 긴밀히 협조하도록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여 북한이 4대국의 모순에서 자기의 이익을 찾는다면 남한은 4대국의 적극적인 상호협조에서 자기의 근본이익을 내다보고 있다.
 
 ③ 북한의 실상을 옳게 인식시키는 것이 선결조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밀폐된 나라이다. 북한은 2중적으로 밀폐되어 있다. 북한은 물질적으로 온 나라가 밀폐된 하나의 요새로 되어 있다. 동시에 북한은 조직사상적으로 굳어진 보이지 않는 요새를 이루고 있다. 북한의 물질적 장벽과 정신적 장벽을 뚫고 들어가 북한의 실정을 탐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북한 통치자들의 교활무쌍한 대외전력이 첨가되고 있다.
 
 김정일은 늘 대외사업을 하는 일군들을 모아 놓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적들이 우리 내막을 똑똑히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연막을 쳐야하며 우리의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책략을 잘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하여 북한의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을 떠나온 다음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사들과 접촉하는 과정에 강하게 느낀 것은 외부세계에서 북한의 정체를 너무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세계에서 북한의 선전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고 많이 에누리하여 이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부세계에서 아무리 에누리하여 북한을 이해한다고 하여도 이해의 척도가 북한과 너무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현실과 외부세계의 인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한국에 와서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서도 정확한 통계자료를 알려주었으며 남한에서 소떼를 아무리 몰고가도 잠수정과 무장간첩은 계속 남파될 것이라는 것, 김정일이 주석직을 차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수령절대주의가 변하지 않는 한 북한의 대남전략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등에 대하여 강조하였으나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면서 우리의 의견을 곧이 들으려 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40년 동안 김일성, 김정일과 가까이에서 일하였다고 하여 북한 실정을 다 잘 안다 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지도사상을 주관하여 온 것만큼 큰 테두리 안에서의 북한체제의 본질만은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데 어지간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북한의 실정을 남한동포들에게 알려주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97년 11월에 "북한의 진실과 허위"라는 소책자를 쓰게 되었다.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친 질의응답을 통하여 우리가 체험한데 의하여 내린 결론은 북한의 실정을 남한 동포들과 해외교포들에게 옳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실정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북한 사회의 변화과정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원리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북한의 수령절대주의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역사적 배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인식하지 않고서는 북한 사회가 어떻게 변하여 왔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다.
 
 지금까지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의 실상과 관련하여 실지로 보고 체험한 생동한 자료들을 내놓았으나 남한 사람들이 보는 각도와 척도가 다른 데로부터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탈북자들은 다 북한통치체제에 대하여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가지고 과장하여 말한다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탈북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도 북한 당국자들이 거짓말을 하는데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북한정권도 하나의 정권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하겠는가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한에서는 법을 중시하는 기풍이 서있지만 북한에서는 법위에 당이나 군대가 있고 당이나 군대 위에 수령이 있다. 북한에서는 국가주석이나 당의 총비서와 같은 공식직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령이라는 지위가 중요하다. 그렇게 때문에 김일성이 사망한 다음 김정일은 3년 이상이나 공식적인 최고직책을 차지하지 않고도 북한을 마음대로 통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북한에서 수령절대주의가 변하지 않는 한 경제분야에서 현저한 변화가 일어나도 그것은 체제에서의 근본적인 변화로 볼 수 없으며 북한의 대남정책에서 본질적 변화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주변 4대국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이 나라들에 북한 실태를 옳게 인식시키는 사업을 반드시 선행시킬 필요가 있다.
 
 ④ 남북통일이 4대국의 이익에 맞는다는 것을 설득할 필요성
 
 남북통일에 대하여 4대국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북한은 남북통일에 대한 4대국의 의견차이를 더욱 조장시키려고 책동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의 통일이 4대국의 근본이익에 맞는다는 것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 통치자들은 4대국이 모두 우리나라의 통일문제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통일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고착시키고 현상을 유지하는데 공통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냉전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릇된 생각이다.
 
 물론 아직도 국가들 사이에는 이해관계의 대립이 있고 분쟁도 계속되고 있지만 역사의 흐름의 대세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민주주의적 관계가 지배와 예속의 관계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 증오하고 싸우는 것보다는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는 것이 백배나 더 낫다는 것은 단순하고도 명백한 진리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이 진리를 따르는 이성적인 인간이 더 늘어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오늘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주변 4대국이 냉전이 종식된 이후 자주적인 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은 세계역사발전의 합법칙적 요구에 부합되는 필연적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통일은 4대국 사이에 존재하던 냉전의 유물을 청산하는 마지막 작업으로 될 것이며 그것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한 4대국의 친선협조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될 것이다. 이것은 이 나라들의 공동의 이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이 통일된다는 것은 곧 남북한 전역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지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오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구현해 나가는 미,일,러 나라들의 이익에 맞는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것은 또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의 이익에도 전적으로 부합된다.
 
 우리나라는 남북이 통일되어도 4대국에 비하여 작은 나라이며 4대국과의 대립이 아니라 친선과 협조만이 우리나라의 이익에 맞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거부함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부담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의 동북지방은 폐쇄적인 북한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고 있으며 북한의 경제적 난관과 호전적 대외정책으로 하여 커다란 정치, 경제적 부담을 걸머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남북이 서로 통일되면 중국은 이러한 불편과 부담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날로 확대되어 가는 중국시장에 대하여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통일된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더욱 대대적으로 발전시켜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일본과 한국, 중국을 연결시키는 경제문화적 협조관계의 발전은 동북아세아의 평화와 번영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될 것이며 미국과 동북아시아와 러시아를 연결시키는 친선과 협조의 중요한 유대로 될 것이다.
 
 특히 오늘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수호하는데서 주변 4대국들은 모두 절실한 이해관계를 가진다.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에서는 남북한 인민들이 주체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고수하며 평화통일의 전제를 마련하는 데서는 4대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오늘 미군의 한국주둔은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 시기 조국통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반도의 평화수호가 제1차적인 과업으로 나서고 있는 조건에서 4자회담과 6자회담등 4대국의 국제적 협조에 의거하는 길을 이용하는데 더 큰 주목을 돌려야 할 것이다.
 
 더구나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는데 한국과 일본은 공동의 전선에 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망각하고 지난날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역사적 사실에 구애되어 한·일 양국인민의 연대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사고의 전형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⑤ 국제지원은 한국의 주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남북을 통일하는 문제는 우리 민족의 운명과 관련된 중대사업인 것만큼 이 사업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우리 민족이다.
 
 북한은 오늘 민족적 이익을 배반하고 반인민적인 수령절대주의체제를 고집하며 시대착오적인 강성대국을 표방하면서 군국주의와 군사독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통일의 주도권은 대한민국의 편에 있다. 주변 4대국은 조선문제 해결에 국제적 지원을 주는 경우에 대한민국의 주도권을 강화해주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대국들의 힘이 강하다고 하여 다른 나라의 민족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주인을 대신하여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또 그것은 국제적 지원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도 아니다.
 
 예컨대 오늘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남한 동포들의 신성한 민족적 의무이다. 남한 동포들은 북한 동포들의 기아상태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도 더 가슴아파해야 하며 북한 동포를 구원하는 사업에 주인답게 나서야 할 것이다. 북한 동포들은 자기들을 굶주림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남한 형제들이 주는 동포애적 지원의 고마움을 자각할 때 그들은 역시 믿을 것은 남한 동포형제들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굶어죽는 것을 구원해주는 것보다 더 큰 은혜는 없다. 북한 동포들이 남한 동포들의 지원에서 뜨거운 동포애를 자각하게 되면 남북동포들의 민족적 유대는 사실상 회복되는 것이며 이것은 조국통일을 촉진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될 것이다.
 
 지금 북한통치자들은 바로 남북한 동포들의 동포애에 기초한 통일을 방해하기 위하여 남한동포들이 주는 원조를 거부하고 외국으로부터의 원조를 구걸하고 있다. 이것은 어느 모로 보나 도리에 맞지 않는 그릇된 태도이다. 그러므로 국제사회는, 특히 4대국은 어째서 자기 동포가 주는 원조는 거부하고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요구하는가, 남한동포들이 주는 원조부터 우선적으로 받고 그래도 모자라면 외국에 원조를 요구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다는 것을 북한측에 설득시키고 먼저 한국의 원조부터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히 오늘 국제문제 해결에서 주도적인 역할 을하고 있는 미국이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지금 북한측이 남한을 상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여 미국이 직접 북한과 협상하여 원조문제 같은 것도 해결하고 있다. 더구나 여기서 미국이 직접 북한에 원조를 주는 것보다도 한국으로 하여금 미국을 통하여 북한에 원조를 주는 형식을 취할 때도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항간에서는 술잔을 드는 것은 미국지도자와 북한지도자인데 술값은 한국지도자가 지불한다는 일화까지 나돌고 있다. 이렇게 되다보니 북한통치자들은 더욱 교만하게 되어 대국만을 상대로 하여 자기들의 몸값을 높이며 한국이 주는 실질적인 원조를 동포애적 견지에서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대국을 외교적으로 굴복시킨 대가로 얻은 응당한 전취물인 것처럼 선전하여 북한 인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사태는 이와 정반대 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대국들이 북한과 협상하여 원조를 주는 경우에도 직접 대국을 통하여 줄 것이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북에 주는 원조를 다 한국에 집중시켜 한국동포들이 북한동포들에게 주는 동포애적 지원으로 되게 한다면 그것이 남북통일에 대단히 큰 도움으로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이렇게 한다고 하여 대국이 노는 거대한 국제적 역할이 결코 가리워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사람들의 더 큰 존경과 믿음을 받게 될 것이다.
 
 남북통일 문제의 성과적 해결을 위한 국제적 원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북한 문제란 곧 인권문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에서 인권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인권문제는 민주주의의 핵을 이룬다. 독재국가가 인권문제를 접수하는 것은 스스로 독재를 죽이는 독약을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련의 붕괴에서 1975년 헬싱키 회의를 계기로 소련 측이 인권문제에 관한 서방의 제의를 접수한 것이 결정적 계기로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 북한의 인권상황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북한에서 핵무기와 미사일개발을 억제하는 것보다 비할 바 없이 중요하다.
 
 소련이 핵무기나 미사일이 부족하여 붕괴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소련에 인권사상이 들어가고 독재가 무너지면서 붕괴되었다. 북한도 예외로 될 수 없다. 북한의 인권문제해결은 직접 북한 인민들을 구원하는 길로 될 뿐 아니라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를 허물어뜨리고 북한을 개혁개방에로 나가게 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된다.
 
 남한의 모든 출판보도 기관들에서는 북한을 소개하는데서 인권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널리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변 4대국들의 대중보도 수단들도 북한의 인권문제를 취급하는데 큰 주목을 돌리는 것이 한반도에서 평화를 수호하고 북한을 개혁개방에로 유도하여 남북통일을 하루빨리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큰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원조로 될 것이다. (끝)
 
 
 출처: http://www.nkchosun.com/
 
 
 
 
이전자료 : 황장엽, 『북한의 변화와 대응원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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