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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3일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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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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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인간이 쓴 시집이 아니다. 詩 스스로 인간에게 걸어 나와 쓴 눈물의 시집이다."

鄭浩承(정호승·시인)

 

詩를 품에 안고 두만강을 건넌 북의 詩人: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출간.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북한 노동당에서 선전 문필가로 활동하다 脫北해 남한에 정착한 脫北시인 장진성(가명)의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조갑제닷컴 발간, 172쪽, 8000원)가 출간됐다.

시집은 배고픔과 싸우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에 대한 갈망과 자유에 대한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는 2007년 초 인터넷을 통해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던 시다. 북한에 있을 때 필자가 직접 시장에서 목격한 비극적인 모성애를 다룬 이 시는 한 네티즌에 의해 UCC 동영상으로 제작됐고, 이 동영상은 2007년 초 2월 한 주간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詩人(시인)이라면 북한에서는 ‘귀족작가’로 불릴 만큼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지만, 그것이 ‘노예의 행복’임을 알게 됐다는 장진성 작가. 그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 가장 부유한 王(왕)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 두만강을 넘을 때 신분 노출이 우려되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 상식이지만, 필자는 반드시 300만 餓死(아사)를

폭로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북한에서 메모했던 글들을 품고 강을 건넜다.

鄭浩承(정호승)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이 시들은 굶주림에 의해 생존의 기로에 서 있어보지 않은 자는 쓸 수 없는 시”라며 “이것은 시집이 아니라 ‘통곡’과 ‘분노’, ‘고통’과 ‘절망’이자, 인간으로서 마지막으로 부여잡고 놓지 않은 ‘희망’”이라고 평했다.

평소 시에 있어 ‘抒情(서정)’을 중요시 했다는 정호승 시인은, 그동안 자신이 쓴 시의 서정이 이 시집 앞에서는 너무 사치스럽고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또, 이 시집에 나타난 具體(구체)의 힘 앞에서 그동안 자신이 쓴 시의 구체는 참으로 초라하다고 고백한다. “300만 명이 굶어 죽은, 이 참상 앞에 굶주림을 경험해보지 못한 남한의 시인인 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다.”

“북한의 참상을 詩(시)로 만든다는 자체가 사치이지만, 나는 울분을 터뜨리고 통곡해야만 했다”는 장진성 씨는, 독자들에게 단순히 시를 읽는 것을 넘어 지금도 현재형인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길 부탁하고 있다.

<趙甲濟 해설> 300만의 주검이 만들어낸 詩集
위대한 문학은 인간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 나폴레옹 전쟁은 ‘전쟁과 평화’(톨스토이作)를, 제1차 세계대전은 ‘서부전선 이상 없다’(레마르크作), 2차 대전은 ‘裸者와 死者’(노만 메일러作), 소련 공산주의 압제는 ‘닥터 지바고’(보리스 파스테르나크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솔제니친作), 한반도의 이념대결과 6·25전쟁은 ‘불꽃’(鮮于煇), ‘카인의 후예’(황순원作)들을 만들어냈다.

300만 명이 굶어죽은 북한의 大飢僅(대기근)은 어떤 詩와 문학으로 표현될 것인가? 여기에 하나의 응답을 갖고 나타난 詩人이 있다. 그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조선노동당 작가로 근무하면서 김정일을 칭송하는 글을 많이 썼던 현재 30대 중반의 남자이다. 가족이 아직 북한에 남아 있어 匿名(익명)으로 한다. 시인은 4년 전 두만강을 건널 때 ‘남한으로 가면 반드시 300만 餓死의 진실을 폭로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북한에서 메모했던 글들을 품고 넘었다”고 한다. 71편의 시는 한 권의 詩集으로 묶여 곧 ’조갑제닷컴‘에서 곧 출판될 예정이다.

이 詩들을 읽으면서 나는 새삼 문학의 위력을 실감했다. 산더미 같은 기사나 논문들이 캐내려고 애썼던 대기근의 진실을 詩 몇 편이 더 정확하게 알려준다. 분석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서를 통해서 느끼게 해준다. 사물의 본질은 과학이나 이성으로써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北의 詩人은 대기근에서 스러져간 인간 생명들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때로는 기사처럼 간결하게 묘사한다. ‘전쟁과 평화’처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밥이 남았네‘ 등 몇 작품은 당나라 시인 杜甫(두보)의 '國破山河在'(春望)라는 귀절을 연상케 한다. 안록산의 亂으로 엉망이 된 봄의 장안을 보고 그는 '나라는 망가졌지만 山河는 여전하네'라고 읊었다. 1950년 전쟁의 여름에 이 구절이 많이 인용되었다. 그런 詩心은 300만 명이 굶어죽고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은 대기근 속에서도 살아 남아 "나라는 망가졌지만 인간은 여전하네"(國破人間在)라고 말하고 있다.
체험이 녹아서 빚어낸 이 시는 영상적이다. 애잔한 장면들이 눈에 선하게 나타나고 공개총살형의 ‘쾅, 쾅’ 하는 총성이 들리는 듯하다.
1995년부터 약 5년간 계속된 大飢僅(대기근) 속에서 주로 농민들이 굶어죽었다. 평양시민, 군인들, 그리고 노동당 간부들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쌀을 갖다 바친 농민들은 쌀 도둑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모순을 詩人은 ‘사형수’란 시에서 마지막 한 마디로 못을 박는다. <쌀 한 가마니 훔친 죄로 총탄 90발 맞고 죽은 죄인/그 사람의 직업은 농사꾼>

北의 詩人은 ‘배고파서 좋은 일’이란 제목의 詩에선 지금 북한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본질을 집어낸다.
<배급 탈 땐 인간도 아니었다/명령하면 복종하는 기계였다. 허나 지금은 우리의 목소리가 커졌다/거절하고 항의하고 싸움도 할 수 있으니/배고파서 좋은 일/배고픈 권리를 찾았다/그 권리의 소중함을 알았기에/우리는 배급제를 거부한다>
詩人의 관찰은 어떤 북한학자의 논문보다도 통찰력이 있어 보인다. 300만의 죽음이 人民의 배고픈 권리가 되고 鬪志(투지)가 되어 결국은 김정일 정권을 끝장내게 될 것이란 전망을 갖게 한다. 북한정권의 통제력과 탄압력이 현저하게 약화되어 가고 있는 것도 배고픈 권리에서 나온 힘, 죽음에서 나온 힘에 권력이 밀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 시들은 무서운 선동력을 갖고 있다. 비참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인간애를 딛고 일어선 분노이기에 새파란 불꽃 같은, 맑은 匕首(비수) 같은 차가움이 있다. ‘강철’이란 詩에서 그는 ‘독재 앞에선/인간이 되지 말라!/인간이 되기 위해서라도/강철이 되라!’고 외친다.

이 시를 읽고 쉽게 눈물을 흘릴 남한 사람들은 60세 이상의 노년층일 것이다. 배고픔과 전쟁을 체험한 이들은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돌아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시를 읽어야 할 이들은 젊은 층이다. 냉수로 배를 채워 본 적이 없는 이들로 하여금 아버지와 삼촌 세대의 苦鬪(고투)와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문학이다. 이 시는 抒情(서정)의 힘으로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을 변화시킬 것이란 예감이 든다.
<月刊朝鮮 2008년 5월호 中에서>




머리글/ 품에 안고 두만강을 건넌 詩                  장진성
해 설/ 이것은 詩集이 아니라 ‘통곡’이다            鄭浩承
1. 쌀밥 찬가
배급소·14 / 우리의 밥은·16 / 숟가락·19 / 밥알·20 / 밥이 남았네·21 / 우리는 밥을 먹는다·23 / 새빨간 거짓말·24 / 밥이라면·25 / 세 끼와 삼일·26 / ‘장군님의 줴기밥 ’·28
2. 우리는 이렇게 죽었다
나의 옆집·32 /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34 / 그 여자·35 / 문 두드리는 소리·37 / 꿈에서 본 아버지·39 / 사과나무 집·40 / 아이의 꿈·43 / 종착역·45 / 출석부·48 / 그들의 마지막 얼굴·51 / 나는 살인자·53 / 궁전·55
3. 사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는 것이다
가족의 심정·58 / 거지의 소원·60 / 치약·62 / 페트병·64 / 맹물장사·66 / 일요일에·68 젖·69 / 장맛비·70 / 효녀·72 / 불타는 대풍년·73 / 똥값·75 / 인당수·78 / 소원·79 / 우리의 삶은·82 /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84 /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86 / 인연·89 / 사적비(史蹟碑)·91 / 반디벌레·94 / ?와 !·96 / 용서는 많은 걸 말해 주어요·97 / 화환·99 / 배고파서 좋은 일·101 / 담배꽁초·104
4. 인권이 없는 곳엔 구제미(救濟米)도 없었다
바다 건너 사람들·108 / 지금도·111 / 사형수·113 / 텅빈 하늘·115 / 강철·117 / 대용(代用)인간·120 / 희세(稀世)의 장군·124 / 포고문·127 / 구제미(救濟米)라 말하지 말라·130 / 정적(靜寂)·133 / 大·136
5. 탈북자, 우리는 먼저 온 미래
우리의 이별·140 / 두만강을 넘으며·143 / 우리는 조국을 버리지 않았다·144 / 우리말·145 / 태극기를 보았을 때·147 / 주민등록증 번호·149 / 커피 값·150 / 아리랑·151 / 3월 12일·152 / 꿈에서도 바라는 꿈·153 / 반세기를 넘어서·155 / 소금·156 / 미운 線·158 / 탈북자·159
글쓴이 : 구국기도 (조회수 : 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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