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작동하는 미국의 민주주의

새로 태어나는 미국을 보는 필자의 가슴은 부러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미국의 첫 번째 흑인 대통령으로 탄생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그 스스로 주장해 왔듯이, 인종의 벽을 허물고 변화의, 정치적 신대륙의 문을 연 역사적인 정치적 신화를 창조했다.

미국의 위대한 링컨 대통령이 노예제를 폐지한 이후 143년만에 이룬 미국식의 후천개벽인 것이다.

필자는 정치학자로로써 미국의 위대한 힘, 민주주의의 건전성과 건강성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부러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역사는 항상 진보 한다’는 믿음을 확인한 21세기의 초대형 정치혁명이 미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유권자의 절반이상인 백인이 흑인 대통령에게 표를 주는 미국의 관용과 사랑의 정신이 오늘 미국의 위대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지탱하고 있는 큰 힘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인종, 다민족 국가인 미국의 미래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민주주의 승리의 날인 것이다. 232년만에 미국의 첫 번째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이제 세계의 모든 문화가 융합.발전하는 미국의 상징이 된 것이다.

더군다나 열악한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을 미국의 정상에 세운 한 인간의 승리가 증명하는 미국 민주주의의 개방성과 유연성에 앞으로 미국의 힘이 더 커 갈 것임을 믿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미국의 민주주의와는 상대적으로 대비되게 아직도 우리는 미국수준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고난의 행군이 우리 앞에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과감하게 배우는 것이 우리 스스로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이다.

합리적인 지성이 용인되고 자랄 공간이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는 이처럼 위대한 정치신화를 만든 것이다.

반면에 우리의 정치문화는 근거 없는 비방과 편 가르기 구조에 갇히어 합리적인 지성의 싹이 크는 공간을 만들고 있지 못한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만 하지 않고 남의 합리적인 배려도 할 수 있는 관용과 이해의 문화가 저변에 깔린 미국이 쓴 신화인 것이다.

제44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는 출신성분보다는 부단한 노력과 개인의 능력이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이를 키워주는 개방적이고 창조적인 미국문화의 힘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미국은 아직도 아메리칸 드림의 본원지임을 증명한 것이다.

지금 재정적자, 빈부격차,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손상된 지도력을 어떻게 회복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정치학자로써 한국정치에 참여를 시작한 필자가 지난 8년간의 정치권경험에서 얻고 있는 매우 소중한 경험과 질문은, 바로 이러한 미국의 좋은 민주주의 작동원리가 왜 우리에게는 아직도 어려운 과제인가라는 점이다.

제도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 구조에서 시스템을 작동하는 행위자들의 자질과 품성 그리고 엄격한 공복윤리, 시민윤리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발휘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아직은, 망국적인 지역주의에 잡혀있고, 정실주의, 연고주의, 파당주의의 포로가 되어 객관적인 인재를 찾고 등용하는 민주주의 기본체제가 매우 열악한 우리의 실정에선, 이러한 미국 민주주의의 함성이 부럽게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치문화를 위해서 더 치열한 고민과 이에 근거한 과감한 정책을 만들어서 실천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정치를 잘하는 것이 줄을 잘 서는 것”이란 구닥다리 같은 낡은 표어가 언제나 사라질 수 있는 것인가?

힘들게 노력하고 가꾸어 온 정치지망생들의 가치 있는 노력과 그 정신을 인정하는 시대가 와야 하는 것이다.

한 인간의 능력, 철학, 자질, 그리고 비전에 대한 평가와 존경의 문화가 부재한 대한민국의 정치문화가 앞으로 건너야 할 산과 강이 너무 많은 것이다.

문제가 없는 곳은 없지만, 민주주의 발전의 척도를 놓고 보면 적어도 우리는 미국에게 너무나 뒤 떨어저 있는 것이다.

자신을 개발하고, 자신이 쓴 정치철학을 자신의 실력으로 거짓 없이 진실 되게 표현하고 이를 실현키 위한 혼신의 노력을 인정하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름다운 것이다.

2008.11.6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