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서 만난사람

오늘 이른 새벽

강변에서 만난 사람이 있네

초췌한 눈빛으로

세상을 비관하던 그 모습에

강변의 모든 존재들이 숨을 죽였네

사람의 내 음 새를 풍기었네

연인들의 향긋한 향이 아닌

더러운 냄새를 풍기던 그 사람

세상의 풍파(風波)를 이기지 못하고

강변에서 초라하게 쓰러진 그 사람

아무도 보지 않는 그 곳에

갈대 숲을 천막삼아

하늘을 배게 삼아 누워

그렇게 세상을 보고 있었다네

아무리 좋은 소식이 들려와도

이제는 그저 다른 이 들의 축복이지

그 사람과는 상관이 없다고

투덜거리던 그 사람

그 사람이 쉴 곳은 어디인가

나의 마음도 받아주지 못하고

너의 마음도 받아주지 못하고

그저 지켜만 보고 있는

방관자(傍觀者)로 전락한 우리 들 이라네

오늘 웃는다고 내일도 웃는가

오늘 운다고 내일도 우는가

이리 빨리 스치는 세월을 보니

강변에서 가을을 버리고 가는

저 한 강물의 차가운 기운(氣運)만큼이나

이내 그 사람은

우리들에게 차가움을 느끼고 있네

이제 이 가을은 더 이상

그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네

그도 젊었을 때엔

가을이 오면

오색찬란함 속에서

가을의 선물을 받고

마냥 기뻐 했엇지만

이젠 어제의 그 가을도

그에겐 아무런 위안이 되지 못하네

삶의 버거운 짐만 지고 있으니

2008.10.22일 박태우 詩人((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