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보 & 정두언

직언(直言)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공간과 시대를 떠나서 입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은 처세에서 많은 가상의 적(敵)을 만나게 된다.

필자도 그 동안 국가와 민족에게 이롭지 못한 이론으로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와 발언으로 많은 국민들을 아프게 한 수구좌파정권의 전횡을 참지 못하고 너무나 많은 사안 사안마다 글로써  입바른 소리를 하면서 다소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삶을 살아온 지난 몇 년을 생각하게 된다.

문득 우리의 역사가 생각난다.

이조 숙종조에 장희빈이 그의 오라비 장희재와 원자를 중심으로 한 일문의 권력을 위해서 인현왕후를 폐위하는 음모를 꾸미고 남인들이 숙종의 권위에 굴복하면서 인현왕후는 폐서인의 길을 걷게 된다. 

폐위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상소문으로 귀향에 가 있는 우암 송시열에 대하 처리를 주장하던 남인들이 숙종의 부당한 결정인 폐서인의 참극을 감히 멈추지 못하던 남인들의 우유부단함을 지적하는 한 사건이 벌어진다.

송시열을 사사하는 숙종의 결단 앞에서 폐서인의 길로 달려가던 인현왕후를 위해 충신 몇이 이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뜻을  수찬벼슬을 하던 박태보라는 선비가 대신하여 인현왕후 폐서인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간하는 상소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 당시 숙종의 뒤를 이을 원자를 생산한 희빈의 권세가 하늘을 찌르고 서인이 몰락하고 남인이 등극하는 과장에서 권력투쟁의 양상까지 띤 이 상소문은 이유와 정황을 떠나서 글의 힘이 갖고 있는 무게와 논리성을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폐비 민씨는 이렇게 간교한 희빈의 계책과 판단력이 흐려진 숙종의 오판으로 불운의 국모가 된 것이다.

조정에서 벼슬아치로써 남인세상이 열린 그 시점에 숙종의 의중만 잘 파악하고 추종하면 출세 길이 몇  십년은 보장되는 파당정치가 흥하던 그 시절에, 기개를 숭상하던 선비정신과 충언(忠言)의 본보기를 만든 박태보라는 인물이 더더욱 마음속에 와 닿은 시점인 것이다.

결국 박태보는 목숨을 버리면서 인형왕후 폐서인의 부당함을 명확하게 지적한 역사적 사례를 든 상소문의 주장같이 끝까지 국문장에서 주장하다가 귀향길에서 목숨을 다하지만, 그의 정신과 기개는 지금 실리(實利)만 좆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명분(名分)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일깨워주는 중요한 우리 역사의 정신유산인 것이다.

하늘의 뜻에 反하는 역사적 결정도 때로는 이렇게 이루어 질 수가 있는 것이다.

필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되새기는 이유는 지금 국내의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쇠고기 정국의 난맥상을 수습하고 한없이 추락한 현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지지율을 만회하는 처방은 바로 박태보와 같은 충신(忠臣)들이 격의 없는 진실(眞實)을 전달하는 충언(忠言)으로 지금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짚어보고 앞으로 객관적인 국가와 정권운영전략을 내는 활발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식견(識見)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애써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제 한나라당의 정두언 의원이 이야기한 “現 정권의 난맥상을 초래한 커다란 원인이 대통령 주변 일부인사들이 권력을 사유화한 것에 기인한다”는 조의 주장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행한 것인지 나라걱정을 많이 하는 국민들은 매우 궁금할 것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권력을 놓고 파쟁(派爭)을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속성상, 그리고 권력의 속성상 피할 수 없는 인류역사의 발자취이지만, 막강한 힘과 권한을 갖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사욕(私慾)을 접어버리고 그 권한을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쓸 수 있는 용기(勇氣)와 희생정신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조 숙종조에 박태보같은 바른 소리를 하는 상소문의 뜻과 인재를 숙종이 큰 통찰력으로 수용하고 폐서인을 하는 反인륜적인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인격과 능력이 모자란 나쁜 성정의 장희빈을 둘러싸고 전개되었던 정치적 소용돌이,  국정운영의 난맥상과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이고 더 큰 업적으로 그 당시 조선의 백성들을 돌보았을 것이다.

반대의 길을 간 숙종의 판단력과 정책결정은 두고두고 숙종의 업적을 폄하하고 그의 재위기간에 폐륜(廢倫)이 인륜(人倫)을 잠시 눈감게 한 아주 불행한 역사적 사례로 남아있는 것이다.

필자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이렇게 어려운 시국을 수습하는 現 이명박 정권의 수습책이 어떻게 나올지 가슴조아리며 먼 거리서 지켜보지만, 혹시나 박태보와 같은 충신(忠臣)들의 상소문이 있으면 직언(直言)과 정언(正言)을 택하고 간신(姦臣)들의 첨언은 버리는 현명한 대통령의 선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정두언 의원이 지금의 이 정치적 난국의 원인을 분석한 발언이 권력구조의 당파투쟁에서 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략적 차원의 발언이라면, 박태보의 절의와 기개를 담은 정신과 충성의 깊이와는 거리가 먼 또 하나의 얄팍한 사익(私益)을 위한 발언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의 발언이 정말로 이 나라와 국민에 대한 사랑을 바닥에 깔고 행한 충언(忠言)이길 바라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저 오직 국가와 민족의 안위(安危)를 우선시하는 정치인들의 결단과 행동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2008.6.8 박태우 博士의 푸른정치연구소(www.hanbatforum.com)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원교수

주한동티모르 명예영사(Honorary Consul, 전 외교부 외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