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王山의 눈이 열렸어요

5월 첫 날이 되니

인왕산의 눈이 열렸어요

아주 활짝 큰 눈을 부릅뜨고

서울시를 응시하고 있어요

바위눈이라 그런지

그 눈이 더 단단해 보여요

공기가 탁한 어두운 날은

눈을 찡그리고 자는 척 하지만

오늘처럼

맑고 상쾌한 날은

두 눈을 부릅뜨고

천 만 서울시민의

마음까지 읽고 있어요

오늘은

光化門의 이순신장군의

마음과 만나

나라걱정을 하고 있네요

이런 저런

나락걱정을 하네요

오늘은 화두가

식량난으로 굶어죽는

가엾은 북한동포래요

너무 무거운 바위산을

몸체삼아 이동할 수 없어

북쪽만 응시하며

이렇게 한숨만 쉬면서

나라걱정에

북한동포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네요

光化門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 동상과 만나

같은 근심을 나누네요

사람의 마음이 아닌

山의 마음이지만

그나마 마음이 조금

아주 조금 편하답니다

2008.5.1 박태우 詩人

(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클럽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