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의 숨은 공로자들을 무시해선 안된다

지난 대선에서의 60%대 중반에 멈춘 대통령선거 투표율에서 필자는 앞으로 더 암담해질 대한민국의 공동체의식을 보게 된다.

민주화가 성숙되면서 나타나는 반작용정도로 치부할 그런 사안은 아닌 것 같다.

겉으로는 매우 화려한 모습으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갖고 대한민국이 세계무대에서 누리고 있는 갖은 혜택을 다 누리면서도 정작 한 국민의 자리에서 권리주장 이전에 다 갖추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가볍게 다루는 안타까운 국민들을 많이 보게 되는 것이다.

필자도 많이 느끼고 괴로워 한 부분이, 많은 한국의 지식인층이나 소위 지금의 사회제도로부터 많은 무언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자신들의 주식을 불리는 문제, 자녀교육의 문제, 그리고 자신들의 재산을 증식하는 문제에는 모든 것을 다 투자하고 우선순위에서 그들의 이익을 추구해도, 막상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정체성의 위기 속에서 그들이 행동으로 나라를 생각하거나 애국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단체에는 너무나도 인색한 점수를 주는 현실이다. 

필자는 이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행동하는 애국세력들을 그저 하나의 또 다른 정치세력으로 매도하면서 그저 한 분파의 정치행위로 보았던 시각을 심각하게 우려한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이제 다시 소위 이 사회에서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자본가들이 모든 면에서 활동하기에 더 편한 보수정권을 탄생시키고 나니, 정작 정권교체의 가장 큰 단맛은 이 땅의 큰 자본가들에게 돌아갈 것 같은 분위기이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에게는 정권교체를 이룬 자긍심 그 이상의 것은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 보수정권은 경제논리보다 더 중요하게 취급해야 할 국가윤리가 있음을 항상 가슴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

역사발전의 문제에서 가치나 신념이 차지해온 비중을 가볍게 다루고 단지 기능주의(functionalism)적인 관점에서 편의적으로 시장논리에만 모든 것을 맡기는 실수를 우리가 더 이상 저질러서는 안 된다.

실용주의의 백미(白眉)는 균형 잡힌 제도적 틀의 운용, 공정한 인재의 등용, 그리고 열심히 일한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보상을 해 주는 엄격한 평가주의에서 올 수 있음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정치권과 권부에서 제대로 된 인재들의 등용을 방해하고 쥐 꼬리 만 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 범람하는 사회에선 절대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정치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예 중의 하나가, 군에서 복무한 젊은이들에게 국가공무원임용시험에서 가산점을 주는 문제를 반대한 우리사회 일부 시각에서도 볼 수가 있다.

너무나 단순한 기능주의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위치를 논하는 자세라 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 정도의 경제적 풍요로움과 민주정치제도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개인의 이득이나 삶을 희생하고 소리 없이 어두운 그늘에서 이 국가를 위해서 제도적 틀 속에서든 아니면 자발적이든 간에 노력해 온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은 국민이라면, 이 문제도 다른 각도에서 갑론을박(甲論乙駁)을 떠난 차원에서 논할 것이다.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소위 민주화 운동으로 위장하여 친북활동을 하고 좌익 활동을 해 온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화운동유공자로 혹은 정권의 권력의 그늘에서 혜택을 본 것을 생각해 보면 지금 이명박 정권이 몇 가지를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출범이 있기까지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문제점과 무리한 수구좌파노선의 추구로 파생된 권력남용을 국가정체성 수호차원에서 비판하고 견제해온 애국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대통령이 종합적인 시각으로 국가경영의 틀을 제대로 짜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앞으로 더 보게 될 것이다.

국가의 정도(正道)를 경영하는 길이 단 하나의 지류인 측근들의 정치적 공과만 보고 논공행상을 하고 국민의 저변에서 소리 없이 희생하면서 보수정권의 출범을 위해서, 바른 민족문제의 정립을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을 홀대하는 국민 소수파의 정권으론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개혁.경제개혁 그 무엇도 이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제 막 출범하는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 처신하는지 국민들과 이 땅의 애국세력들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2008.2.27일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