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정치를 위하여

제도가 잘 구비되지 않고 한 사람의 성격과 자질에 더 많이 의지하는 정치제도를 갖은 나라일수록 소수의 개인적인 인간관계가 정책결정의 결과를 더 많이 좌지우지(左之右之)한다.

제도와 규범이 일상화되어서 노력한 만큼 평가를 받고 대접을 받는 민주주의 제도가 구비되지 못한 나라일수록 합당한 노력보다는 한사람에 대한 충성도,  참모들의 편견에 기댄 특정사안에 대한 오판 등으로 모시는 사람이 결국 파국(破局)으로 갈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안고 있는 것이다.

혼란스런 정권교체기에 정권을 잡은 공신이라는 과도한 판단으로 무조건 자리를 탐하고 자신의 객관적인 자질과는 상관없는 직책을 받고 과도한 활동으로 중요한 정책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 또한 커다란 국력의 낭비가 될 것이다.

이는 비단 한 국가의 정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정치계파의 수장도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안목으로 아부만 일삼는 측근을 중용하다가 그에게 주어질 수 있는 소중한 국가에 대한 봉사의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중요한 역사적 과제를 이루는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이 좋은 사람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잘 쓰는 용병술(用兵術)에 있다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정치에서 계보가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정치적인 의사집단으로 순기능을 하는 긍정적 측면을 부인할 수 없지만, 계보정치가 과하게 되면 국가의 공익(公益)보다는 사익(私益)이 앞선 판단의 기준이 되어서 결국 국민들에게 해악(害惡)을 끼치는 정치문화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가는 정권 핵심세력들이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서 좋은 자리에 앉히는 노력이 차기 정부 성공의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지금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큰 노력으로 당선인에게 더 공평무사(公平無私)한 인재등용의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중요하고 좋은 자질을 요하는 자리는 계파를 떠나서 훌륭한 인재를 두루 두루 구해서 당선자에게 천거해서 당선자가 새로운 인력풀을 갖도록 적극적인 구인 활동을 해 주어야 한다.

역사상 특정정파에 너무 얽매여서 국정(國政)을 운영하고 인재를 쓰는 정권이 성공한 정권으로 기록된 적이 없다는 역사의 엄중한 교훈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유능한 정치인들일 수록 자신의 측근들에게도 명분(名分)과 자긍심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두루 두루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여 활용하는 적극적인 용병술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국민들의 신뢰와 좋은 평가를 얻는 정치행보가 그들에게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8.1.22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www.hanbatforum.com)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