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속 끌려 다니고 있는 미국

역시 북한은 게임을 즐기고 잘 이끄는 전형적인 생트집과 책임전가의 명수이다.

설마 설마 하면서 이번만큼은 깨끗하게 국제사회가 원하는 북 핵 일정을 내어 놓을 것이란 국제사회의 바람을 철저하게 배반하고 또 다시 시간끌기의 명수로 국제사회에 각인되고 있다.

2.13합의에 따라 연내에 영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 약속을 어기고 있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강도는 이상하게도 지난번의 파울과 비교하여 점 점 더 엷어지고 있다.

북한은 협상과정에서 회담 국들에게 지독한 파트너란 인상으로 국제사회에서 협상의 기술이 어느 정도는 먹히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이다.

5MW원자로 등 영변내의 3개 핵 시설의 불능화에는 성의를 보이고 있지만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과 시리아로의 핵 확산 의혹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부인을 하고 있는 모습은 필자와 같은 북 핵 문제 연구가에겐 이미 예견된 수순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크리스토퍼 힐 美 측의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미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평양에 가서 다시 한 번 성실한 신고이행의무를 촉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합리적인 판단을 권유하는 소프트 외교를 펼치었을 것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번 주에는 북 핵 6자회담이 열리어서 북한의 성실한 영변내의 핵 불능화 및 전체 핵 신고일정을 점검한다는 각국의 기대는 이미 꺼지고 내년 초로 회담개최가 자연스럽게 연기가 되는 파행으로 가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일 들이 이미 생기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는 송민순 외교부장관이 그래도 임기 말에 良心의 가책을 조금은 느끼고 現 정권의 막무가내 식 한반도 평화정착을 향한 큰소리와는 별개로 북 한의 태도가 전향적이지 않다는 암시라도 하는 해프닝도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 정권은 외교도 대북문제도 자신들의 구미만 생각하고 애써서 평화만 앞서서 운운하는 사려 깊지 못한 감성적 외교노선에서 전혀 탈피하고 있질 못하고. 그나마 외교부에서 합리성을 갖고 내는 정책이 청와대의 조급한 對北성과외교에 밀려서 빛을 보지 못한 지난 5년을 제대로 보고 있지도 않은 것이다.

우리정부와 미국은 신고를 망설이는 북한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강하게 전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 정부는 核 문제에 관한 한 은 절대로 양보를 해서는 안되며 협상전략에서의 탄력적인 접근만 용인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없는 것을 어떻게 있다고 하느냐”는 북한의 거짓투성이의 태도는 또 다시 한반도에 核 위기를 조장하고 이제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영원히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2007.12.8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시인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