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권이 묵인한 북(北)인권결의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결정인가?

오늘 유엔 제3위원회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 개선을 요청하는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에 우리정부는 기권하였다.

2003년도에 열린 유엔인권위 결의안에는 불참을 하고 2004, 2005년도에는 기권을, 그러나 북 핵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2006년도에는 찬성을 하는 갈지자(之) 행보를 보여 온 것이다.

국민의 여론이 찬성해야 한다는 쪽이나, 대선전에 너무나 많은 합의를 이끌어 준 북한에 대한 고려로 아마도 기권을 원하는 청와대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되었다는 생각이다.

외교주무부서인 외교부가 찬성할 것을 건의했으나 잘못된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와 국정원의 기권주장이 받아들여서 이런 대북굴종적인 결정을 한 것 이라 한다.

상식과 국제관계를 중시하는 외교부의 입장이 채택되는 것이 상식을 갖고 국가의 정책을 입안하는 한 국가의 통상적인 정책결정과정일 것이나, 편협한 정권논리로 북한에 대한 협소한 배려를 하고 있는 현(現) 정권이 낳은 기형아인 것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이 번 결의안(Resolution)은 ‘탈북자강제송환 처벌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유엔 기구와 비정부 단체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활동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고문과 공개처형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2006년도에 “핵 실험이후 북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인식으로 첫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은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공감하며 이 번 결의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건설적 방식으로 증진시키는 계기가 되길 희망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공표한지가 바로 엊그제인 것이다.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기권했다는 이 번 정부의 궁색한 기권이유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서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래서 국가경영에서 전략의 문제와 전술의 문제는 다른 것이고 우리  나라가 양보할 것과 지킬 것의 마지노선에 대한 통치자의 굳건한 철학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南과 北이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하고 남북관계가 활기를 띠고 있고 6자회담을 통한  북 핵 불능화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부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나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에서 벗어난 정부의 태도는 옳 치가 않다는 판단이다.

더군다나 북한의 대남담당부서는 연일 다가오는 12월 19일의 대선에서 절대로 한나라당의 후보가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정간섭을 마치 자기 나라일인 양 떠드는 것도 전혀 제어하고 있지 못한 우리 정부인 것이다.

북한독재정권의 속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도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라면 우리의 건국정신이 담긴 헌법정신에 충실한 정부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에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대한민국의 건국 및 헌법정신에 더 충실 하라”는 시민들의 지적을 많이 받아온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착오(時代錯誤)적인 인권관을 갖고 있는 집권세력을 대표하는 정동영 후보의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국민들이  현 정권의 연장에 대하여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노무현 정권과 어느 정도 차별성을 이루려는 국제 감각이 있는 후보라면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과감한 차별노선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이 친북(親北)론자가 아니라 이렇게 합리적인 민주주의 관념에선 양보할 수 없는 원칙론자임을 천명할 필요성도 많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정 후보의 상황적 한계와 자신의 철학적 지향점에 대한 많은 추측을 해 보긴 해도 말이다.

2007.11.21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