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사법정국의 허(虛)와 실(實)

온 나라가 난리다. 마치 김경준이라는 경제사기범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선거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처럼 언론도 현란한 수사(修辭)를 동원하여 국민들의 호기심을 부채질 하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청사에 들어서면서 마치 김경준씨가 무슨 확실한 증거라도 갖고 온 것처럼 언론에 흘리는 그의 태도도 필요이상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제11대 경제대국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의 정치적 후진성이 여지없이 보여 지는 서글픈 대선정국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협공하는 민주신당과 이회창씨 측의 공세도 김경준 바람을 타고 그 도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선정국이 지역주의와 이념노선을 넘어선 합리적 정책대결의 장(場)이 아닌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네거티브 정국으로 변하여 국민들은 이제 한 방 선거 전략의 마력에 빠져서 연일 언론만 주시하고 있는 사태까지 온 것이다.

과거 대선과정에서 특정후보를 음해하는 조작과 음모로 국민이 주는 민심(民心)의 흐름을 왜곡한 불행한 역사를 상기해 보면 지금 김경준 씨가 경제사기범 임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입국장을 나오는 모습이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정치권의 엄청난 상대방을 겨냥한 화전에도 불구하고 역사 앞에서 진실(眞實)은 오직 하나일 따름이다.

단순한 경제사기극이 민심의 흐름을 왜곡하는 대선 판의 큰 변수(variable)로 자리 잡아서도 안 되고 사법당국은 있는 그대로 모슨 사실을 밝히고 그 어떠한 정치권의 불순한 의도도 거부하는 민주사법당국의 체면을 살려야 할 것이다.

김경준 사건은 이미 한국의 대선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서 그 불똥이 어디로 튈 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사안이기에 더욱더 역사의 이름으로 공정한 사법당국의 처신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같은 보수진영의 이회창 씨까지 '이명박 회의론'을 퍼트리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미 이 건으로 보수진영 분열의 부추기는 여권의 바람에 부응해서야 어찌 이 나라를 걱정하는 어른의 태도라 하겠는가?

과거 조작과 허위사실유포로 천심(天心)보다 귀중한 국민들의 민심을 도둑질 한 나쁜 사례를 교훈삼아서 이 번에 이 사건의 매듭은 경제 사기범 김경준의 솔직한 죄과시인으로 끝날 것이란 생각도 해 본다.

그의 음흉한 미소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파괴를 암시하는 전주곡이 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소원하는 것이다.

2007.11.17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