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노블리즈 오블리제

법과 원칙의 소유자라는 자신의 주요한 자산 가치를 하루아침에 파괴한 이회창씨의 “나 아니면 안된다”는 관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파괴인 것이다.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사회지도층 부도덕론을 일소 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사례를 남긴 것 같아서 이 사회의 지식인으로 매우 마음이 아픈 것이다.

우리의 교육이 이렇게 큰 역사의 격동의 현장에서 좋은 사례가 없이 또 다시 파행되는 나쁜 관행이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재현되는 것에 대해서 우리 모두 큰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다.

‘지도자 정직론’의 근거와 바탕은 자신이 평소에 주장하는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연장선상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국정치의 파동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선명보수만을 주장하는 이론가들의 고뇌도 일리는 있지만, 큰 틀에서 보수의 원조와 그리고 약간의 중도마저 함께 끌어나고 가는 범 보수노선이 스스로 간파한 ‘선명보수론’으로 출마를 재촉하는 한 촉매요인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보수도 변하는것이고 남북대치상황의 대결구도를 해빙으로 이끄는 해법에서도 보수의 선명성을 지키면서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적인 전선의 확대를 더더욱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타까운 출마의 변이요, 자가당착적인 대선판도의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근거도 없는 ‘지도자 정직론’의 덫을 본인 스스로가 쓰고 있는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형국이다.

이러한 본인 스스로의 그릇된 ‘동굴의 우상’을 만드는 데에 일조한 그릇된 역사관, 명예관이 중요한 시기에 정권교체의 장애물인 보수 세력의 분열을 낳고 있는 것이다.

대선출마라는 무리수를 구상하기에 앞서서 스스로의 민주적 노블리즈 오블리제 실천으로 더 존경받는 이회창씨로 남았어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이미 오랜 시간 전부터 출마를 고민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노블리즈 오블리제를 위반한 안타까운 사례이다.

2007.11.8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자운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