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信義)가 없는 북한을 두둔해선 안된다

NLL 논쟁도 국민들의 오판을 가져 올 여지가 충분하다

국방부장관마저 “끝까지 사수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NLL을 “어릴 적 땅 따먹기”같다는 표현으로 정서상의 문제라는 단순화된 개념으로 설명하는 최고국군통치권자의 안보관(安保觀)이 한심스럽다.

한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말이 얼마나 큰 충격과 파장을 낳을지를 고민하지 않은 너무나 가벼운 발언인 것이다.

북 핵문제가 걸려있고 지난 20년간 관행으로 북한과의 암묵적 합의하에 준수되어온 우리의 국방지침을 아직은 확인도 되지 않은 북한의 위장평화공세를 너무 낙관하고 NLL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국군장병들의 영혼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행태가 매우 부적절한 것이다.

이 문제는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 11조에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 7월 27일자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는 남북간의 합의하에 관행으로 굳어진 것을 존중해 우리 국방부는 이를 북(北)이 침해할 경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국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자신이 대북문제에 대해 다소 진보적이고 친북(親北)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하더라고 최소한 안보문제에 있어서 만이라도 국방정책의 총 책임자인 국방장관의 의견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통치자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축이라는 용어로 아직은 감소되지 않은 북한의 군사적 위험성을 단순화시켜서 국민들에게 북(北)에 대한 낙관성만 갖게 하는 것은 더욱더 안 되는 일이고 북 핵(核)이 완전히 해결되는 시점까지는 계속적인 검증을 요하는 사안(事案)인 것이다.

특히나, 노대통령의 “NLL이 합의되지 않은 선이고 국제법상 영토선 획정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북한 주장을 사실이라고 직언(直言)한 것은 우리의 안보부처인 국방부를 경시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남북간의 합의를 무시하고 북 핵을 개발하고 도발을 일삼아온 북한의 불법성을 용인하는 위험천만한 대통령의 실언(失言)인 것이다.

노대통령은 자신의 실언(失言)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해 간 순국선열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마땅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형평성과 균형감각을 상실한 감정이 앞선 발언인 것이다.

2007.11.2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유럽안보통합론’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