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문제는 엄격한 상호주의로 가야

한 정파의 환상과 오판이 가져올 국민적 불행을 생각해야

필자와 같은 연약한 지식인이 아무리 정론(正論)으로 제한된 숫자의 독자들에게 우리 정부의 잘못된 실정을 지적해도 이에 대한 궤도수정의 전망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우상의 동굴에서 나오지 못하고, 또 다시 국민을 속일 수 있는 말들이 많은 것에 대하여 필자는 심히 우려를 하고 있다.

말은 항상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그 내면세계를 깊숙하게 분석하고 그 정책의 현실적 타당성을 검증하면 그러한 일부세력의 주장이 얼마나 이상적인지를 우리는 종 종 보게 된다.

특히나, 북한정권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겠다는 공언을 일삼는 현(現) 집권세력의 주장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지원하는 돈으로 북한체제가 개혁.개방으로 간다는 환상적인 전제를 갖고 하는 정책이라 더더욱 믿음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개혁.개방으로 갈 수 없는 김정일 정권의 디레마에 대해서는 필자가 수 십 차례 과거의 컬럼을 통해서 분석한 바가 있다.

당장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북한주민들과 북한의 일당수령독재정권의 수명연장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논리적인 해석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결실인 양 「남북한동반성장론」으로 산적한 남북한통합의 모순이 해결될 것 같다는 집권세력의 주장은 그 타당성이 매우 적고 위험한 결론이란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그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해도 너무나 많은 조건과 검증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정권은 지금 유일한 수권대안세력으로 부상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폄하하고 수구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심각한 내정간섭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다.

그 동안에 지난 10월의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여러 회담에서 남(南)과 북(北)이 각자 내부문제에 간섭치 않는다는 원론적인 합의사항이 있었지만, 북한은 오히려 남한 내의 친북(親北)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정치공세를 전혀 거두지 않고 대선정국에서 남한 내의 친북세력을 지원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국군포로, 납북자문제를 비롯한 이산가족들의 인도적 염원을 무시하고 돈만 챙기려는 김정일 정권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갖고 있는 우리 정부가 굴종(屈從)적인 접근으로 인정하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잘못 가고 있는 기본적인 대북실책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 수준의 자본주의로 바뀌는 북한은 많은 고난과 험난한 여정을 거친 후에, 그 것도 최소한의 중국식의 정경분리모델이라도 실천한다는 전제조건하에서만, 조금이라도 상정할 수 있는 아주 전망이 힘든 사안(事案)이기 때문이다.

2007.10.26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초빙교수

한국민주태평양연맹(DPU Kore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