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버려야 할 낡은 가치와 지켜야 할 본질

지켜야 할 본질과 낡은 가치를 잘 구분할 수 있어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정동영 후보는 낡은 가치와 싸워서 이길 것이란 큰 대선 전략을 염두해 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지지율은 야당의 이명박 후보에게 많이 뒤지지만 집권당의 후보란 점에서 그의 말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은 국정을 되 찿은 10년이다. 30년 적폐가 무너진 것이다. 상징적으로는 토목경제가 삼풍백화점 붕괴로 무너졌고, 국가시스템이 무너진 게 IMF(외환위기)이다. 1998년 민주정부가 탄생한 이후, 우리 사회에 비로소 투명성이란 명제가 던져졌다. 지난 10년간 우리 정치가 깨끗해 졌다.”는 말을 하였다.

부분적으로 더 낳아진 국정이 아니었다면 지난 10년간 그 엄청난 국민의 세금을 쓰면서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자유롭지 못한다는 기본전제 하에서, 국민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겸허한 고찰(考察)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와 같은 지식인이나 언론은 항상 권력을 갖은 자의 실정과 잘못을 비판하고 대안(代案)을 마련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는 것이다.

항상 강자와 힘센 자 그리고 갖은 자를 비판하고 견제를 잘 하는 사회가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민주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10년간 이룩한 정권들의 성과를 절대로 과장해서도 안 되고 또 지금 정후보가 이야기하는 ‘낡은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더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답(答)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지속적인 대화”속에서 과거의 좋은 점을 계승하고 우리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터전에 대한 본질적인 계승과 국민적인 공감대를 기반으로 우리 공동체의 운명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1960년대부터 우리가 추구해온 산업화, 서구화, 민주화의 가치가 대한민국의 건국정신, 헌법정신의 존중과 계승을 전제로 절대로 흔들릴 수 없는 본질적인 우리들의 모습이요 자화상인 것이다.

지금은 지식화, 그리고 디지털화, 그리고 아름다운 정신문명창조라는 거대한 속도전 앞에서 우리가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대와 상황이 변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가치와 업적들을 시대상황에 맞게 잘 포장하고 잘 다듬어서 우리의 본질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더 양양하고 시대모순적인 것들을 점진적으로 개선해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권력자는 항상 겸손해야하고 항상 국민들의 목소리를 낮은 자세에서 더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야기한 실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국민에 대한 또 다른 국민경시행위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정책위원회가 “잃어버린 10년 신고록”이란 자료를 낸 것은 대선전략 마련 차원의 의도도 있지만, 국민들이 가려워하는 많은 부분을 잘 추스린 측면도 있음을 집권세력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굳이 구체적으로 일일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경제대란, 집값대란, 교육대란, 안보대란, 헌법대란 등의 단어가 상징하는 바를 국민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낡은 것이 상징하는 것과 우리 정부의 실정이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하게 개념구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007.10.22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초빙교수

한국민주태평양연맹(DPU Kore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