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사는 80%, 잘사는 20% 국가관(國家觀)

차별 없는 성장시대를 연다는 약속

대통합민주신당의 공식후보로 정동영씨가 선출되면서 그가 앞으로 대통령이 되어서 추구할 그 나름의 국가관(國家觀)을 밝히고 있다.

그는 “차별이 없는 성장시대를 열겠다.”는 주장과 함께 대한민국의 앞에는 잘사는 20%와 못사는 80%의 양극화 사회로 가는 길과 ‘스웨덴이나 아일랜드 형 국가’로 가는 두 개의 길이 있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는 분명히 아일랜드 형 국가로 간다는 소신을 밝히면서 동시에 교육에서도 평준화를 지켜서 양극화를 막겠다는 ‘평등론’과 함께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강국을 위한 그의 노선을 이야기 한 것이다.

잘못된 용어인 “정글자본주의.약육강식의 경제”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논리로 기존의 대한민국이 누려온 성장동력(growth dyanmics)을 많이 부정하는 이분법적 경제관이 결코 새로운 경제모델을 여는 단초가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규제와 분배정책이 없는 무정부 상태의 ‘천민자본주의’를 ‘정글자본주의’라 하는 것인지 조금 극단적인 용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어떠한 경우라도 국가경영이나 국가권력의 사용이 한 사회내의 ‘갖은자와 누리는 자’ 위주로 짜여 지어 대다수의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덜 혜택을 누리는 ‘귀족민주주의 및 귀족자본주의’가 돼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이러한 갖은자 위주의 정치제도를 손질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그 만큼 대접도 받고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어서 성공하는 공평한 사회를 건설할 방법과 이에 대한 국민들의 열정적인 참여의지일 것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는 농촌시골의 추억 속에 있는 보릿고개 이야기를 상상하면 지금 우리 국민들이 그래도 건국 이래로 이처럼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린 적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성장의 그늘에서 아직도 소외되고 노력을 위한 공평한 기회의 제공이 보이지 않게 부여되지 않는, 힘센 자, 그리고 가진 자 위주의 천민자본주의화에 대한 냉정한 처방을 요하는 시점이 된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러한 국민적 감정이 엄연히 우리 사회 내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성장과 경제발전의 전략과 환경이 아주 판이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모델(Euroepean Social Democracy Model)이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에 적합한가 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대한민국이 무역에 의존한 성장의 동력을 늦추고 유럽형 복지국가가 된다는 환상을 믿을 사람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국민의 사랑을 받고, 지지를 받는 정치집단이 집권하여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스를 이루고 이에 기반 하여 공평한 복지정책, 세제정책을 큰 골격으로 한 고속성장의 경제발전전략을 추진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아직도 「수출 의존형 경제발전전략(export-led economic growth strategy)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끌어가는 중요한 엔진인 것이다.

그래서 다소의 문제점과 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미FTA, 한-EU FTA 등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누릴 대한민국 재벌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철저한 논의는 다른 영역에서 엄격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필자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다시 논의하고 가꾸어 가야 할 대단히 큰 숙제인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앞으로 서민과 부자 모두가 다 건전한 국가관을 다시 세우고 힘을 합쳐서 제2의 경제성장을 위한 역사적 대 행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피할 수 없는 대한민국이 안고 가고 있는 짐인 것이다.

국방력도 경제력이 없이 있을 수 없음이요, 통일로 가는 첩경도 우리의 확고한 경제기반이 없으면 더 낳은 대한민국에 대한 청사진이 있을 수 없다는 나름의 각박한 인식을 우리가 당연히 가져야 하는 것이다.

건전한 우리들의 공동체를 지탱하는 철학은 경제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임을 우리가 더 중요하게 인식할 필요성도 있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은 파당적 정치적 이득(利得)을 버리고 오로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진실한 평가와 애국애족에 대한 강한 집착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복지와 분배를 중시하는 ‘유럽식 복지모델’을 지향하던, 아니면 시장의 효율성에 기운 ‘영미(英美)식 자본주의’를 지향하던 간에 근본이 갖추어지지 않는 감정적인 정책적 판단과 국민에 대한 설득은 결국 더 큰 정책적 실패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는 지도층이라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매우 심각하게 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2007.10.16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육군대학) 초빙교수

한국민주태평양연맹(DPU Kore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