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誤導)되어서는 안 될 국민의 의지

민주국가를 비(非)민주적으로 통치해서야

요즈음 우리 사회 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놓고 군사정책전문가의 의견이 무시되고 군사정책을 잘 모르는 친북(親北)이념가들에 의해서 대통령이 NLL을 “영토개념이 아니다”는 말을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의식은 빈곤(貧困)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주무장관인 국방부장관이 이러한 안보의 허점을 책임지고 국가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철저한 선비정신도 보이지 못하고 우물 쭈물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정당대표를 초청한 오찬자리에서 “경협이 핵(核)과 평화문제를 푸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하는 것에서, 아직도 독재자 김정일과 함께 일정부분 정치적.경제적 협력자역할을 하면서 고통 받는 북한의 백성들을 애써 외면하는 비인도적인 측면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정부가 이 정도의 경제수준에서 지원을 해 주어도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가는 길목에서 절대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이야기하는 대북로드맵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체제를 변화시킨다는 보장은 더군다나 없는 것이다.

오히려 당분간 김정일과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독재체제를 더 공고화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지금 노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북정책관련 “차기 정부 선택도 국민의지 거스르지 못할 것”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참으로 국민의 의지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느냐는 심각한 반문(反問)을 하게 만든다.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보는 노대통령의 성급한 대북지원을 전제로 한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남북화해협력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와 경제협력차원에서 발상의 전환을 해야한다”는 노대통령의 NLL관련 견해도 국가의 안보를 지나치게 감성(感性)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면키가 어렵다는 필자의 판단이다.

필자가 느끼는 국민의 의지와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민의 의지가 이처럼 다른 것은 왜인가?

아마도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많은 조언을 구하는 자문위원들이나 참모들이 제대로 된 국민의 의지를 전달하고 있지 않다는 판단도 가능하게 된다.

아니면 대통령 스스로 은연중에 검증 없는 허구적인 평화구호에 기댄 조급증에 빠져서  과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수호하는 헌법정신에 기댄 국가영토수호에 대한 정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통치권자의 의중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아동들이 극심하게 학대받고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여 잘못된 북한의 권력을 칭송하는 아리랑공연에서 의전적으로 박수 치며 웃는 대통령의 얼굴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이 그리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필자의 걱정을 다시 짚어보며, 국가운영의 무게를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나날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7.10.14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초빙교수

한국민주태평양연맹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