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왜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지 못하나?

공신력을 쌓아가는 각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되어야

정부는 해외개발 영어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영어교육 및 평가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학생용 시험은 2009년 하반기부터, 일반용 시험은 2011년부터 각각 실시키로 방침을 정했다.

문제는 국내에서 그동안에 민간차원에서 스스로 시행해온 영어시험공인제도가 아직은 국제사회에서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인 것이다.

텝스(TEPS), 토셀(TOSEL), 플렉스(FLEX), 펠트(PELT) 등의 이름으로 시행되어온 영어능력평가시험은 국제적인 공인도 측면에서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나 중국, 대만의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를 잘 벤치마킹하는 지혜도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2006년도의 영어능력평가시험 현황을 숫자로 보아도 총 269만명의 응시생 중에서 국내민간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수는 불과 65만명으로 아직도 국내시장의 76%는 외국의 능력검정시험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인접국인 일본이나 대만 중국의 해외시험 점유율은 각각 39%, 30%, 그리고 3%로써 우리의 76%비하면 상당히 성공적인 자체 시험 평가 제도를 개발 국제가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우리의 어학능력검증 시장이 외국의 시험에 비해서 국제사회에서 공신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아마도 첫 번째 이유는 국제공인기구로 인정받기위한 역사와 노력이 아직은 낮은 수준으로 신뢰성을 확보하는 철저한 검증과정이 아직은 불완전하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말하기나 쓰기의 경우 전문가의 공급이 많이 부족하므로 전문적인 시설 및 전문적인 인력 확충에 대한 노력이 아직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엔 역부족인 것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천문학적인 로얄티도 줄이고 영어공부에 쓴 천문학적 사교육비와 토플.토익으로 인해 미국 영어평가원(ETS)에 대한 영어공신력의 지나친 의존도를 국가가 주도하는 영어능력검증시험으로 대체하는 문제는, d이러한 열악한 현실속에서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국가공인 실용영어 검증시험 ‘스텝(step)’을 1963년부터 시행했지만 국제인증을 받기까지는 3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우리나라의 서울대가 개발한 ‘텝스(TEPS)’는 7년간의 준비 및 제작기간과 8년간의 시행과정을 통해 비로소 그 공신력을 검증 받을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각고의 노력을 요하는 장기전의 태세로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국민의 토플성적이 아직도 세계에서 100위권을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영어성적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그대로 국내의 민간기관이 시행해 온 시험들의 공신력에도 무의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우리의 민간기관들이 그 동안에 시행해온 영어시험들의 질이나 평가방법의 문제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영어를 모국어로 세계적인 경찰국가역할을 하면서 문화적인 패권(Cultural Hegemony)까지도 갖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에서 비영어권국가가 직면해 있는 서글픈 현실이기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플이나 토익을 따라잡을 수 있는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영어시험문제 및 평가방법의 개발, 이를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시험실시요원들의 확충미달은 아직도 우리들에게 국제사회의 공신력을 확보하는 큰 결격사유들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필자는 그래도 이러한 국제사회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국내에서는 크게 앞서고 있는 서울대의 ‘텝스’같은 시험을 더 보강하고 다듬어서 국내의 다른 시험시행기관들과 합동으로 노력하여 새로운 통합시험을 개발하면 그나마 국제적인 인지도를 더 높이는 상승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공신력을 확보하는 방법은 왜 국제공신력이 없느냐는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답이 찾아져야 할 것이다.

★본 원고는 한국교육개발원이 국가영어능력시험 추진에 대한 교육정책입안 기획차원에서 특별호로 마련한 『교육정책포럼』 제155호에 실린 필자의 전문기고문입니다.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www.hanbatforum.com)

필자: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 영국 헐(HULL)대학 국제정치경제학박사(1996, 영국외무성장학금)

- 한국외국어대 학생통역협회장(1988~9)

- 통상산업부 통상전문가/외교통상부 외무관(1997~2000, 통상협상 등)

- 전 총리, 대선후보를 비롯한 국내외의 유명인사들 정치/외교통역 전문가

- 현 주한 티모르-레스테 명예영사

- 국제적인 NGO Democratic Pacific Union Korea 사무총장

- 각종 유명 전국영어웅변대회 대상 등 수차례 수상 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