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중) 언론이 선택하고 만들어서 전파하는 '사회적 사실'은 언론이 주목하지 않거나 간파하지 못한 '실체적 진실'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자질검증은 실체적 진실에 대한 진실추구라기 보다는 언론이 만든 사회적 사실에 의한 정치싸움에 불과해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한국 기독교인들에 대한 탈레반의 납치극이 한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세계적 관심을 끌면서, 한나라당의 검증공방을 잠시 잠재우고 있다. 매스컴의 큰 관심을 큰 아프간 한국교인 납치사건은 정치권에도 부수적 파장을 몰고왔다. 지금 한국에서는 '탈레반에 의한 한국교인 납치 사건'이 큰 사회적 사실(social fact)로 등장하여, 한나라당 자질검증은 사회적 사실로서 큰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실체적 진실(actual truth)'과 '사회적 사실(social fact)'은 크게 다르다. 원래 '사회적 사실'이란 말은 지식사회학자로 분류되는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이 창안한 말이다. 인간의 정보와 지식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지고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중시한 짐멜은 실제적 진실과 사회적 사실은 별개의 문제로 보았다. 어떤 사안이나 사물이 언론이나 소문을 통하여 사회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건으로 자리매김되어, 실체적 진실과는 별개로 사회적으로 하나의 사실로 통하는 것을 '사회적 사실'이라고 한다. 아무리 큰 사건이라도 사회적으로 크게 받아들여질 때에, 비로소 사회적으로 큰 사실이 되는 것이다. 진실 여부를 떠나서 한번 사회적 사실이 된 사건이나 사람은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게 되어 있다. 게오르그 짐멜이 가장 먼저 깊이 주목한 것처럼, 어떤 사건이나 문제가 아무리 중대해도 사회적 사실로 인정되지 않으면, 그 사건은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사소한 사건이나 문제가 되어 버린다. 아무리 큰 사건도 언론이 덮어버리면, 아무 것도 아닌 사소한 사건으로 끝나고,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언론이 크게 사회적으로 문제 삼으면, 아주 큰 사건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언론의 주목을 받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어떤 사건이나 인물은 '사회적 사실'로서 크게 다르게 평가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건 자체의 중대성 보다 언론의 보도성향이 사회적 사실의 유무와 경중을 가름한다. 사회는, 특히 정치판은, 진실과 상관 없는 가상의 사회적 사실들끼리 경쟁하는 영역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일 것이다. 언론에 따라서 정치적 사건들은 사회적으로 사실이 되기도 하고 사실이 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어떤 사안이나 사건을 발표할 때에, 언론의 주목을 받느냐 마느냐를 깊이 고려하여, 발표의 일정을 잡기도 한다. 아무리 중대한 사안과 사건이라도 언론이 주목해주지 않으면 사회적으로는 사소하거나 전혀 없는 사실로 되어버린다. 예를 들면, 65년 전에 이명박의 출생지와 45년전의 이명박의 군대면제를 언론이 문제삼지 않으면 큰 파장을 끼치는 '사회적 사실'이 되지 아니한다. 언론이 전파하는 대부분의 정치적 정보들은 사회적 사실이지 실체적 진실이 아니다. 정치적 사건들은 대부분 '실체적 진실'과는 상관이 없는 다른 '사회적 사실'들이다. 어떤 국회의원이 여기자에게 진한 농담 한마디를 했는데, 사회적 사실이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그것이 언론에 의해 사회적 사실로 등장하면, 큰 사회적 문제가 되어 버린다. 미국산 쇠고기에 뼛조각이 나온 것은 배고픈 시절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반미세력이 정권을 지배하게 되니까, 미국산 쇠고기에 섞인 뼛조각 하나가 외교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큰 사회적 사실로 부각된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사실로 큰 파정을 끼치는 사건들은 대부분 반미-친북-반한국적 관점에서 선정되고 선동되는 것들이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사실들은 모두 집권 좌파세력이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힘이 정보와 사회적 사실을 만들어내고, 다시 그 만들어진 정보와 사회적 사실이 힘을 만들어낸다. 한국정치의 흐름을 바꾼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사실은 미군장갑차에 사고 당한 '효순이-미선이 사건'일 것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신문에 한줄 나올까말까한 작은 사회적 사실인 '효순이-미선이 사건'이 반미세력이 정권을 잡고 난 뒤에는 세상을 바꿀만큼의 큰 사회적 사실로 부각된 것이다. 이회창을 애국심 없는 망국노로 몰아간 김대업 사건도 실체적 진실과는 별개로 큰 사회적 사실로 영향력을 끼친 것이다. 사회적 사실은 실체적 진실과 아무런 상관이 형성되어 사회적 영향력을 끼친다. 누구의 관점과 이익에 따라 판단하는가에 따라, 실체적 진실과는 별개로, 사회적 사실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김대중의 비리와 노무현의 실정은, 지금 전혀 사회적 사실이 아니지만, 차기 정권에서나 사회적 사실로 부각될 것이다. 정치적 선전선동은 실체적 진실과 유리된 사회적 사실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아무런 실체가 없는 김일성이 낙엽을 타고 압록강은 건너는 영웅으로 둔갑하는 사기가 '사회적 사실'로서 북한에 완전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종교의 세계에서 종말론이 사회적 사실로 받아들여져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회적 사건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잘못되거나 거짓된 정보가 사회적으로 진실로 받아들여져서 사회적 게임이 벌어지는 것도 다 '사회적 사실'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이다. 사회에서는 사회적 사실만으로 게임을 한다. 정치판에서도 실체적 진실보다는 사회적 사실에 근거한 게임을 한다. 결국 사회적 사실은 실체적 진실보다 더 정치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언제 터지는가에 따라서, 큰 정치적 사건들이 작은 것으로 취급되어 덮혀지기도 하고, 작은 정치적 사건이 큰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나라당 후보자들의 자질검증 공방과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청문회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큰 '사회적 사실'이 되어왔다. 특히 집권 좌파세력은 이명박 죽이기 차원에서 이명박의 대운하 공약이나 재산형성 문제를 몇달 간이나 한국사회의 가장 큰 정치적 사건으로 만들어 왔다. 모두 집권세력에 부역하는 언론이 만들어낸 사회적 사실이다. 남북한 관계의 비정상적 진전과 집권당의 부도덕한 정당변신극은 어용언론들에 의해서 한국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사실'이 되지 못했다. 언론의 더 큰 주목을 받는 사회적 사실은 덜 주목을 받는 사회적 사실을 덮어버리기도 한다. 이번 '아프간 한국교인 납치사건'은 집권세력이 부추기는 한나라당 분열극을 잠시 잠재우는 사회적 사건 혹은 사회적 사실이다. 집권 좌파세력의 한나라당 분열공작을 충실하게 수행한다는 인상을 주던 어용방송들이 일제히 아프간 납치극을 다루느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방송의 네거티브 선동이 잠시 잠잠해졌다. '탈레반의 한국교인 납치사건'이 세계적 사건으로 등장하여 좌파 방송의 우파 때리기가 조용해지니, 이명박 범죄자 만들기와 한나라당 분열극이 잠시 조용해지는 부수적 혜택을 한나라당이 누리고 있다. 큰 사회적 사실이 다른 사회적 사실을 덮어준 사례이다. 그 사례로 한나라당의 제주도 합동토론회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온 방송이 아프간 납치극을 다루고 노무현 대통령의 긴급조치들을 대대적으로 언론이 떠들어 대니까, 21일 제주 MBC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선주자들의 첫 TV 합동토론회가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에 첫번째로 열린 한나라당 경선주자들의 노동-복지 및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토론회는 주말의 심야에 시간에 진행되었고 또 '아프간 한국교인 피랍사건'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아프간 피랍사건'을 감안하여 이날 TV토론회와 22일 첫 합동연설회 일정을 취소할 것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겨냥한 집권세력의 분열공작과 이명박 죽이기를 위한 언론의 여론왜곡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아프간 납치사태가 반드시 한나라당에 불리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제주도에서 벌어진 합통토론회에서 후보자들도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밝히며 토론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인으로서 필수적인 관심과 동정이다. 그런데 노동과 복지에 대한 한나라당 경선주자들의 입장이 엇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프가니스탄에 집중된 국민의 이목이 한나라당 경선후보 토론회보다 한나라당 경선주자들에게 더 이득적이었는 지도 모른다. 토론회에서 경선주자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이리 저리 말했지만, 자유해고와 자유고용을 방치한 옛시대의 노동자 관련법 보다 더 못한 현행 비정규직 법안은 좌파세력의 단편적 시각에 의해 개악된 입법이기에 더 많은 고통과 갈등을 고용주와 근로자들에게 가할 것이다. 외교-안보분야의 토론회에서 홍준표 의원이 "북핵폐기를 모든 대북정책의 전제로 삼는 것은 무리이다. 미국의 동북아 정책기조가 바뀌는 상황에서 한나라당도 정책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또한 북한과 미국에 노예가 된 수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하여 "대북정책은 북핵폐기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박근혜의 주장이 백번 옳다. 또 박근혜 후보가 "지난 1991년 이라크전 위기 당시에 다른 회사들은 현지에서 노동자들을 다 철수시켰는데, 현대건설은 자리를 지키라고 했다"고 이명박을 공격하자, 이명박 후보가 "당시 제가 직접 현지로 가서 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마지막까지 지켰다"고 맞받아친 것은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아무튼 사회적 사실을 누가 만들어 전파하는가에 따라 이 세상의 정보와 지식과 여론은 형성되는 것이다. 실체적 진실과 다른 사회적 사실을 끊임없이 좌파세력이 만들어 선동하는 한, 우파세력의 진실주장은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가기 힘들 것이다. 아프간 한국교인 납치사건으로 집권 좌파세력의 한나라당 분열공작이 잠시 잠잠하기는 한데, 아프간 납치사건이 수습되면, 또 다시 현 정권의 이명박 죽이기와 한나라당 분열공작이 지속될 것이다. 집권 좌파세력의 이 모든 보수세력 분열 및 통치의 공작정치는 바로 "'사회적 사실'은 '실체적 진실'과는 별개"라는 사실을 잘 파악하여 악용하는 좌파세력의 선동술에 근거한 것이다. 국민들은 좌파세력이 만들어서 퍼트리는 사회적 사실에 함부로 놀아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