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불능화의 미스테리

실천의지가 없는 북한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18일자로 북 핵 6자회담 참가 수석대표들의 만남에서 북측의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연내에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 불능화’를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기조연설을 하였다.

우리 측의 수석대표로 참석한 천영우 본부장도 “북측은 미국과의 양자협상에서는 모든 핵 프로그램, 북한이 가지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빠짐없이 신고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전할 정도이니 약간의 진전이 보이기는 하나 근본적인 북한에 대한 불신(不信)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아무튼, 「2.13합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5자가 제공할 의무를 다하면" 정도의 조건으로 애초의 약속을 지킨다면 이 것은 북한이 크게 변했다는 판단을 하는 중요한 사실이 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이렇게 접근을 해도 실질적인 협상과정에서 북한은 여전히  잠재적인 장애물을 많이 설치하고 시간벌기로 갈 것이란 분석이 많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북미(北美)간의 인식의 차이도 여전히 노정되고 있어서 갈 길이 매우 험한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 프로그램 일체를 성실하게 신고하고 불능화를 할 경우, 테러지원국 해제 등 관계정상화 문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에, 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등 관계정상화를 전제로 해야 신고와 불능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자인 것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협상과정에서 많은 난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오늘자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도 평양이 이야기한 연내 불능화 이행의지를 매우 관심 있는 톤으로 심도 있게 보도(7월 19일자 1면, 제목: Pyongang Says it will fully disable, if it gets aid)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가 나서서 북한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본질과 실체가 변화하지 않고 있는 북한 지도부를 상대로 어설픈 우리정부의 낙관적 전망이 그 동안에 북한이 우리를 기만하면서 핵(核) 무기를 소유한 국가가 되는 과정에서 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18일자로 금강산 방문 후 행한 “평화체제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성급한 소리보다는 착실한 북한의 불능화의지 실천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판단이 든다.

2007.7.19일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DPU Kore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