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희망의 땅을 다시 다녀와서

저 지구반대편의 일도 우리일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오늘 이른 아침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내리면서 필자의 머릿속은 온통 동티모르의 순박한 얼굴들과 빈곤 속에서도 앞으로의 희망을 일구어가야 하는 지구촌의 한 형제들을 생각해 보았다.

귀국길에 경유한 인도네시아의 관광지 발리와는 너무 대조적으로 아직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단계에서 초기 걸음마를 하고 있는 그들을 향한 연민의 정을 더 강하게 갖게 된 것이다.

작년 12월에는 필자에게 필자의 현지 정치인 친구를 통한 제의형식으로  한국에서 동티모르 정부를 대표하는 명예총영사직을 주겠다는 동티모르 정부의 요청으로 그곳을 몇 일 방문하여 한국-동티모르 친선의 밤을 치르고, 현지의 국회의원 친구의 안내로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서 하나나 구스마오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 장관들 및  총리를 면담하고 앞으로 빠른 경제발전의 경험을 전수할 한국측 전도사로 필자가 정계, 그리고 경제계, 학계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기억이 새롭다.

지금 막 동티모르를 두 번째 다녀오는 필자의 마음은 이 전보다는 더 큰 희망과 구체성을 띤 계획을 갖고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그들의 석유.가스 자원을 잘 활용하여 중동의 두바이와 같은 고속 경제성장 메커니즘으로 올려놓겠다는 나름의 확신과 자신감을 스스로 갖게 되었다.

이번에 다녀 온 몇 일 동안의 일정에서는 지난 5월 9일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새로이 당선된 라모스 호르타 전 총리겸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경제개발부, 외교부, 교육부, 재정경제부, 국토개발부 등의 장, 차관 등을 두루 만나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파악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동티모르 정부의 공식 요청으로 국제적인 외교관례인 비엔나협약을 통한 우리 외교부의 아그레망 절차를 끝낸 주한티모르레스테 명예영사로써 책임감을 갖고 더 구체적인 면담을 소화하고 필자가 앞으로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많은 요청을 받은 방문이기도 하였다.

필자는 특히나 그 곳 국립대학 총장과의 면담에서 국립대내에 단과대학 형태로 과학기술대학을 지어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기술을 일부 전수할 수 있는 교육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그들의 진심어린 바람을 갖고 왔다. 그리고 그곳의 유망한 학생들을 한국에 장학생으로 유학시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하겠다는 양국 간  교육교류계획도 합의를 보았다.

필자도 나름대로 올 해 초 우리정부가 새롭게 동티모르를 인력송출국가로 지정하는 일에 일조한 사실을 현지의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앞으로 이 인력송출업무가 양국의 실질적인 경제협력의 고리가 될 것임을 서로 확인하였다. 라모스 호르타 신임대통령은 앞으로 필자가 더 힘을 보태어 연간 1000명 정도의 현지 인력이 한국에서 일을 하여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의 확대를 주문하여, 필자는 이 문제를 한국의 외교통상부, 그리고 노동부 장관에게 직접 설명하여 관철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해 주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올 해 있을 주한티모르레스테 명예영사관 오픈 리셉션에 직접 와서 한국의 지도자들을 만나고 더 큰 협력의 틀을 만들기로 하고 구체적인 날짜를 추후 협의하여 확정키로 하였다.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빠른 경제개발 및 정치발전 경험이 그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오히려 이러한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에서 세계는 우리 국민들을 다시 보고 우리의 보편적 사랑 실천운동에 도움을 줄 것이란 확신도 갖게 되었다.

이제 막 신임 대통령을 뽑고, 다시 6월 30일의 국회의원 선거를 놓고 달려가는 현지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동티모르가 갖고 있는 잠재된 자원개발과 인력개발의 가능성을 가장 잘 실천할 현지의 실용주의적 정치세력 형성을 위해 필자도 열심히 기도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석유가스 및 많은 광물을 매장하고 있는 티모르레스테 현지인들에게 가능한 많은 선의의 도움을 주어서 그들과 화학적 결합을 하는 진실성에 기반 한 외교술을 발휘하여 앞으로 우리 자원외교의 한 축으로 되었으면 하는 필자의 강한 바람을 현지의 지도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였다.

얼굴이 검게 거스르는 땡 볕 속에서 한 표라도 더 받아서 집권당이 되겠다는 전 구스마오 대통령의 순진 난만한 웃음과 열정에서 필자는 현지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현지에서 진행되는 각종 고속도로, 항만, 신공항, 그리고  유류저장시설, 수력 댐, 석유가스 탐사 등에 한국의 기업들이 잘 진출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양국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관계정립이 될 수 있도록 필자가 가진 인맥과 열정을 다 쏟아 붙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몇 시간 뒤에 한남동의 외교통상부장관 관저에서 열리는 주한명예영사단 부부동반 만찬에 가서 상술한 관심사를 송민순 장관 및 관계자들에게 우선 먼저 자세히 설명하고 가능한 사업부터 열심히 추진할 생각이다.

2007.6.23 박태우 주한티모르레스테 명예영사

(박태우 교수의 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