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정권교체에 희망을 걸고 정치권을 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분열상을 알고 실망하고 앞으로 전개될 정치권의 암투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있다.

필자도 오늘 외교사절들과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바로 이러한 정치적 화두(話頭)가 국민들의 큰 걱정거리로 다가옴을 시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나도 둘도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아무리 어려운 난관이 와도 하늘의 뜻을 얻어서 이 민족의 지도자로 거듭 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 필자에게 한나라당 두 대권주자의 갈등과 당내에서의 이분적 양상은 여간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4일에 있었던 한나라당 지도부의 4인회동에서 두 유력후보인 이명박 전시장과 박근혜 전 당대표의 가시가 낀 설전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불신(不信)과 반목(反目)은 자칫 잘못하면 모든 국민들이 저야 하는 역사의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필자의 판단이다.

지난 9년여 세월 동안 속성상 민중주의에 기댄 좌파성향의 정권이 국가적 어려움을 배가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양극화를 비롯한 각종의 갈등 이슈들이 사회통합과는 정 다는 방향으로 흘러가, 국가에너지의 엄청난 낭비를 초래하고 지금도 국기가 흔들리는 국가정체성 공방에서까지 위기의 대한민국을 묵도하고 있는 우리들이 아닌가?

시각에 따라서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최소한 필자의 판단은 국가가 대단한 위기에 있다는 생각이다.

구한말 일본은 『명치유신』으로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가도를 달리고 있을 시절, 우리의 선조들은 찌들은 부패한 왕조정치를 청산하지 못하고 당쟁과 갈등으로 백성들의 삶을 도탄으로 몰아넣고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위한 소인배정치로 이 나라를 파탄으로 이끈 뼈아픈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가 그 때의 아픔을 잊고 민주정치라는 명목으로 파당에 기댄 소인배정치를 재현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누굴 믿고 이 나라의 정치를 끌고 갈 것인가?

고종이 즉위하지만, 민비가 정치적으로 성장한 이후 본질적인 권력의 속성을 알고 있던 흥선대원군과 민비의 사적인 권력추구 놀음에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고 허약한 대한제국(大韓帝國)은 일본, 중국 및 러시아의 세력 각축장으로 변하여 백성들의 삶만 고달 퍼지고 종국에는 한일합방의 단초로 이어지고, 바로 그러한 부도덕한 파쟁과 개인적인 사견을 앞세운 파족정치(派族政治)는 해방이후의 현재의 분단 상태, 더 나아가 우리사회내의 좌우분열의 단초까지 제공하게 된 것을 우리가 잊었단 말인가?

필자는 오늘 북한산을 오르면서 지금 한나라당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통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 전시장과 박 전대표의 반감(反感)과 대립(對立)이 『구한말의 대원군-민비의 갈등구조』와 근본적인 속성이 무엇이 다를까 고민해 보았다.

더 큰 틀 속에서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재단하고 사파의 이득을 죽이지 못한 ‘대원군-민비권력투쟁’의 결과는 국가가 파탄 나고 백성들은 고통의 세월을 보냈던 치욕적인 한일합방(韓日合邦)이었다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분단구조에서 정치인들이 사적인 권력욕에 기대어서 처신을 하는 댓 가는 그때보다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유력 후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적 분열과 갈등을 즐기는 세력들은 지금도 그 틈새를 이용하여 사이비 국가개혁론을 이야기하면서 적들을 이롭게 하는 선전.선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가 선의의 경쟁의 틀을 통한 합리적 권력 위임을 즐기는 제도이지만, 지금처럼 공정한 공당(公黨)의 운영을 위협할 정도의 두 대선 두자간의 편 가르기, 뺄셈정치는 또 다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세력들에게 정권을 맡기고 더 큰 백성들의 시련을 잉태하는 결과를 만드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아직은 백성들이 큰 걱정과 사랑의 마음으로 두 주자를 보면서 그들의 말 하나 하나 행동 하나 하나를 주시하고 있음에 유념하여, 오로지 정권교체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인 국가적 소임을 이룰 방향으로 가급적 대권주자들의 모든 행보를 맞추고 소모적이고 역사퇴행적인 옹졸한 파당정치(派黨政治)의 행태를 극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