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균형추를 가다듬고 있는 미국

미중(美中)관계의 역학구조를 잘 보아야 한다

중층적 국제질서에서 세계질서를 리드하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의 외교정책성향과 합종연횡의 구도가 약소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어온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지금처럼 첨예한 안보이익을 각자가 고려하면서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동북아지역의 미국, 중국, 일본의 안보전략이 우리나라의 운명과 직결되기에 더 큰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처지이다.

미국이 일본에게 F-22기를 백대 판매할 계획도 동북아지역의 안보적 민감성(sensitiveness)을 잘 수용한 미국의 군사적 판단에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도덕적 자긍심으로 강대국들의 힘에 기반 한 무력외교를 비판하더라도 국제정치의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동북아지역에서 북한은 핵(核) 을 볼모로 무리한 생존게임(survival game)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안보적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고 중국은 급격한 군사팽창전략으로 미국에 맞서는 미국견제의 꼼수를 무리하게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앞으로 21세기에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질서를 이끌어 가는 중심 국가가 될 것이란 예측을 부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중국의 급부상을 적절히 견제하고 동시에 적절히 동반자로 이용하는 미국의 외교 책략에서 일본의 중요성이 많이 증가된 확대된 미일동맹구조가 탄생중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두보 확보차원에서 호주가 끼어들어 새로운 「미. 호. 일 삼각동맹 구조」가 이미 구축중인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급변하는 물결 속에서 구상중인 우리 대한민국의 국방안보전략인 것이다.

기존의 미일(美日)과의 동맹의 고리를 확대하면서 중국과 적극 연대하여 동북아에서 갈등조정자로써의 입지를 확보하는 국가적 전략을 빨리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갈등조정자의 역할은 통일된 한국의 모습으로 더 효과적인 이행이 가능할 것이고 우리의 국력이 가장 커진 상태에서 잘 수행될 수 있을 것이다.

16개월 전에 미국의 외교협회(CouncilonForeign Relations)주관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연구하는 실무작업반(Task Force)을 구성하여 연구한 적이 있다는 기사를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7면의 View란, 기사제목: “Engaging the new China” by Carla A. Hills and Dennis C. Blair, 2007년 4월 27일자)가 전하고 있다.

그 당시 이 보고서의 결론은, 앞으로 가능한 중국과 협력관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갈등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중(對中)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었다.

핵심만 간추린다면 연구결과는 중국을 국제사회에 적극 편입시켜서 법의지배 및 좋은 민주주의 제도 등을 중국에 보급하고 안보문제, 환경, 에너지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의 교류협력을 확대하여 적극 협력하는 전략이다.(Integration has three elements: deepening engagement with China, especially on security issues, rule of law and good governance; weaving China more throughly in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better address issues like environmental protection, energy security and public health; and balancing China's growing power by strengthening America's global economic competitiveness, continuing U.S. force modernization and enhancing alliances and security partnerships. These measures are not to contain China, but to account for the inevitable uncertainties associated with its growth.)

또한 그 당시 외교협회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처할 수 있는 불안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대중무역적자는 지구촌 단위의 경제가 처하는 문제점과 같이 더 커질 전망이고, 둘 째로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보다 인권분야, 특히 정치적 자유, 그리고 종교적 자유 등은 매우 느린 발전을 보이고 있음이고, 셋째로, 결국 급팽창한 중국은 미국의 국제적 지도자지위를 대체하면서 국제질서를 중국위주의 규범으로 바꿀 것이란 전망 등이다.

또한, 급속한 경제적 성장은 중국의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우주프로그램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오고 있으며, 이와 같은 상태로 지속되면 군사적인 면에서도 미국과 대등한 위치를 갖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의 입장에선 한반도의 북 핵도 바로 이런 중국의 모습을 상정하고 어떻게든 북한정권이 너무 중국에 기대지 말고 안전하게 핵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미국의 발 빠른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급성장하는 중국과, 핵으로 생존의 무리수를 두고 있는 북한, 동북아에서 운영전략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는 미국, 그리고 북한 및 중국과 갈등의 여지가 커지고 있는 일본 사이에서 우리의 국가안보전략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미국이라는 우리의 동맹국도 잃어버리고 민족의 이름으로 북한의 공산세력에게 이용만 당하면서 아무런 실리(實利)를 챙기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될까봐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2007.4.27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