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란(錯亂)상태”의 일본이라?

노대통령 비판 전에 반성하는 일본이 되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성급한 접근방식을 놓고 일본 내의 외교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모양이다.

나카소네 전 총리가 「2.13 북 핵합의」 이후 전개된 상황을 ‘착란(錯亂)상태’라고 표현할 정도라니 미국의 변화는 예견되지 않았던 갑작스런 선택이었다.

일본인 납치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북미(北美)수교로 갈 확률이 농후한 시점에 북한의 핵(核) 확산에 가장 강성의 목소리로 반대하는 나라로 원론적인 입장에서 일본이 외로운 고지를 점령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목소리만 고려되진 않을 것이다.

아울러, 노대통령을 극단적 원리(原理)주의자로 보는 일본의 일부시각이 한일관계도 어렵게 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정부와 일본의 조율라인은 긴밀성을 상실한 상태이다.

더군다나, 일본군 위안부(慰安婦) 문제로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권에 아베총리의 태도는 매우 부정적이다.

미국의 대(對)아시아전략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가 큰 변수(變數)로 고려될 확률은 매우 적은 것이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치편향적인 목적으로 민족이라는 이름을 건 좌파성향의 대북정책에 화해와 협력이라는 외교적 제스처로 이제는 미국이 어느 정도 지지하는 모양새를 뛰면서 일본의 한반도를 보는 시각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다가오는 한국의 대선을 매우 긴박한 시각으로 보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고민은 어떤 성격의 정권이 한국에 들어서느냐에 자신들의 외교적 좌표(座標)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느끼는 일본정부의 문제는 시시각각(時時刻刻)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변화무쌍(變化無雙)한 모습이라기보다는 일본이 과거에 인접국들에게 저지른 반(反)인륜적인 범죄행위를 깨끗하게 사죄하고 보상하는 모습에서 일본이 주장하는 일본인납치문제의 정당성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07.4.18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