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로 치닫고 있는 북 핵 퍼즐

하세월로 우리의 안보구조만 취약해 질 것

지난 「2.13북경합의」의 가장 큰 본질적 조건인  영변 핵(核) 시설의 봉인을 60일 이내인 4월 14일까지로 못 박았지만, 역시 필자의 우려대로 이런 저런 핑계와 구실로 이 기본적인 약속마저 지켜지고 있질 않고 있다.

불법자금으로 규정된 북한자금을 받아들일 은행이 부재한 현 난국을 타개할 뾰쪽한 묘수(妙手)도 보이질 않고 있다.

북한은 핵(核)관련조치를 유보하는 대신 원칙적인 비핵화 명분으로 오히려 북한에 대한 남한의 지원만 대폭 확보하는 외교적 성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오히려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되어 자신들의 핵 문제의 본질 및 정확한 상황이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을 것이다.

우습게도 미국이 이러한 북한의 불법자금 송금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책임을 지는 형국에서 북한은 받을 것은 받으면서 느긋한 외교전을 전개하고 있는 현(現) 시국인 것이다.

평양은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평양에 불러들여 한차례의 외교적 시위를 한 것 이외는 본질적으로 북 핵 및 관련 프로그램을 폐쇄 및 제거하려는 아무런 가시적 조치가 없는 것이다.

사태가 이러한 지경이니 앞으로 4월 14일까지 ‘북경합의문’이 명시한 ▲영변 핵 시설의 폐쇄 및 봉인, ▲국제원자력기구 감시단원 방북.활동개시, ▲핵 포기 대상 모든 핵 프로그램 목록협의, ▲중유 5만톤 지원개시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 것이다.

이미 김정일 정권은 이 처럼 이 문제에 대한 치밀한 장기적인 전략으로 전혀 기 소유한 핵무기를 폐기하려는 의도가 없을 것이란 우리의 추측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BDA와 관련된 북한자금송금문제라기 보다는 장기적인 시간끌기 전략으로 북 핵을 희석화하려는 북한정권의 숨은 의도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할 것이다.

영변 핵 시설의 폐쇄 및 봉인이라는 초기단계의 본질적인 접근도 이렇게 시간끌기로 우리를 골탕 먹이고 있는데,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북한 내의 모든 핵무기 및 프로그램 제거라는 우리들의 목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심정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과 분명한 소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도 더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 번 성급한 대북접근의 속도조절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2007.4.5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