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게

지난 4년 수개월 동안 국정의 최고경영자로써 많은 고뇌(苦惱)와 아픔을 겪으면서 국가와 민족의 문제를 많이도 고민하셨을 것입니다.

필자는 중도보수의 시각을 갖은 논객(論客)으로써 다소 친북좌파적인 수정주의적 사관에 기대어 대한민국의 건국사와 근대사를 해석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걱정을 했던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도 노 대통령을 지지해온 시민단체, 그리고 일부 수구적 진보세력들에게 많은 정신적 빛 을 지고 당선된 자리이기에 국가운영의 정도(正道)를 많이 걱정했을 것입니다.

지난 번 군사작전통제권(Wartime Operational Control)의 조기전환주장이나, 지나친 자주국방에 대한 관념적 집착 등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많은 불안감과 대통령이 주도하는 정책적 선택에 있어서의 성급함에 큰 걱정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의 건국(建國)을 주도한 세력을 ‘기회주의 세력’이라 칭하는 대통령의 역사관(歷史觀)이 근대화.산업화과정에서 피땀 흘려 일 한 우리의 선배.조상들에게 큰 정신적 아픔도 안겨다 주었던 것입니다.

지난 대통령 재직기간동안 국정의 일부분야에선 부분적으로 지나친 편견(偏見)으로 국정(國政)을 논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며한 측면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에 노 대통령께서 보여주신 한미자유무역협정(Korea-US FTA) 체결에 대한 강한 집념에서 많은 희망을 얻었습니다.

2일 저녁에 발표한 담화문(談話文)을 보면서  지금 저 대통령의 모습이야 말로 국제화시대.지구촌화시대.지식정보화시대.입체시대의 무한경쟁의 파고를 이겨내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태도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북 핵(核) 문제를 접근할 때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모습에서는 한미동맹(Korea-US Alliance)의 균열과 함께 심각한 국가의 안보면에서의 불안정성을 느꼈으나, 이 번 한미자유무역협정체결을 지휘.접근하는 대통령의 결단력과 대(對)국민설득은 많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앞으로 재야세력과 시민단체들이 현(現) 정권을 공격하는 가파른 능선을 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을 기대해 봅니다.

어제 대통령의 어록 중에서도 “FTA는 정치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먹고사는 문제이고 그 동안 근거 없는 사실, 논리 없는 억지주장, 과장된 논리가 너무 많았다. FTA로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하지만 반대자들 누구도 농업과 제약분야 외에는  답을 못하더라. 앞으로는 합리적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길거리에서 매국(賣國)이라는 용어도 나왔지만, 우리 정부가 그렇게  줏대도 없고 애국심도 자존심도 없는 정부가 아니다. 미국의 압력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고, 실제로 미국 정부의 요구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결코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철저히 손익계산을 따져 우리의 이익을 관철했다.”는 매우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국가관(國家觀) 및 경제관(經濟觀)을 보여주었습니다. 

필자가 지난 번 칼럼에서도 주장하였듯이, 정말로 이러한 협정체결을 통한 『경제영토확장전략』이야 말로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여정인 것이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앞에 놓인 많은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역량(力量)이고 역사적 책무(責務)인 것입니다.

대통령의 말씀대로 이번의 역사적 선택은 강요나 수동적인 정책적 결과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험난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선택한 선진경제로 도약하는 반드시 넘어야 할 험난한 산과 강 인 것입니다.

하루빨리 소외받는 산업분야 및 국민계층에게 상응하는 보상이 이루어지고 정책적 대안(代案)을 마련하는 작업이 총체적으로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장사꾼의 모습이 아닌 우리경제의 미래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의 변화까지 내다보는  큰 장사꾼의 안목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는 대통령의 결단이 더욱 좋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 나라의 지성(知性)들은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잘 한 일에 대해서는 칭송과 덕담을 아낌없이 하는 균형 잡힌 건전한 비판정신으로 그 동안 이 나라의 국정에 대한 나름의 우려와 아픔을 전달할 것입니다.

정말로 아주 오랜만에 이번의 『한미자유무역헙정』을 지지하고 이끌어 낸 대통령의 국가경영관이 필자와 같은 지식인의 가슴을 시원하게 합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도 바로 이 처럼 균형 잡힌 시각과 결단력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한 지식인 드림

2007.4.3 박태우(푸른정치여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