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는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관문

구한말의 쇄국정책의 악령(惡靈)을 되새겨야

이제 한미FTA타결이 총론적으로 합의되고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농업분야, 쇠고기 등 분야에서의 각론을 놓고 48시간 연장을 공식화고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대외경책연구원의 추산에서도 7~10년을 기준으로 한 중장기적인 실질 GDP측면의 이득이 326억 달러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미(對美)무역수지는 중장기적으로 47억 달러의 적자를 예상하지만 전체적인 이득을 생각하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것이다.

교육. 의료 분야 등의 고급 서비스 품목들이 개방서 제외되는 아쉬움도 있지만 자동차. 섬유 완제품은 최대 수혜업종으로 분류되고 영화. 제약. 정밀기계 등의 분야는 국내시장이 다소 위협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역상품의 80%가량이 관세(tariff)가 철폐되어 파격적인 수출경쟁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아주 고질적인 대일(對日)무역적자가 해소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농업 생산 면에서는 최대 2조원의 피해가 예상되어 심각한 국내산업 구조조정의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철야 기습 시위 등을 통해 부정적인 파장을 우려하고 이를 저지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가는 필수 관문인 주요 경제국과의 경제자유화문제는 절대로 비켜갈 수 없는 全세계적인 추세global trend)인 것이다.

필자가 경제통상전문가로 특채되어 통상산업부 통상협력국,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 국제경제국 등에서 실무전문가, 협상전문가로 근무하면서 얻은 결론이 다소 아픈 구석이 있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큰 강이란 나름의 경험적 결론을 갖게 된 기억이 매우 새롭다.

지구촌화. 지식정보화시대로 모든 흐름이 집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가 문을 닫는 분야가 언제까지 이 상태로 지켜진다는 약속도, 보장도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야만 하는 중요한 국가적 순간인 것이다.

대북문제 등 다른 분야에선 좌파(左派)노선에 많이 기댄 것 같은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4년 이상의 대통령職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의 전통적인 지지자들과 결별하면서까지 이 문제에 있어서 최고 통치자로써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국가경영의 지표를 경험상으로 깨닫고 나라의 갈 길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는 필자의 판단이다.

매우 다행스런 판단 인 것이다.

1조 7천억 달러짜리 세계최대시장과 FTA를 체결한다는 것은 경제적 이득과 함께 지금 안보구조가 취약해진 한미동맹의 결손(缺損)을 보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제도적 장치도 되기에 더욱더 이 시기를 늦추면 안 된다.

일본의 고부가가치. 고기술 제품과 중국의 노동집약적 대량생산제품사이에 껴서 샌드위치가 된 한국경제가 체질개선은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을 경제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주요한 지렛대(leverage)를 만드는 일도 되는 것이다.

개방적인 경제체제로 적극 편입한 우리의 산업화. 근대화 물결 덕에 우리가 오늘날 이렇게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단순명료한 국민들의 인식도 필요하다.

철저한 검증과 분석보다는 다소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접근으로만 국가경제체질개선과 부국강병(富國强兵)의 토대가 마련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자료에서도 全세계적인 자유 무역협정 추세를 잘 진단하고 있는데 지금 현재 211개의 FTA협정국가수가 이러한 세계적 경제통합의 흐름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만 빼면 한미FTA는 무역규모면에서 세계최대가 된다는 사실도 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의 무게와 중요성을 읽을 수 있는 한 단면 인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도 국내적으로도 항상 경쟁력이 있는 자와, 기운이 쇠퇴하는 세력이 생존해 일정한 흐름에서 살아남는 것과 살아남지 못하는 것의 구분이 더 확연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미래한국을 이끌어갈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더 키워주고 사양분야는 보완책을 마련하여 새로운 구조조정의 정책을 펴야만 우리 경제가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국제정치적으로 안보위주의 한미동맹이 경제의 축까지 가미된 선진국형 동맹으로 구축되면 동북아에서 일본과 중국을 일정부분 견제하는 포괄적 한반도 평화유지 수단으로도 기능을 할 것이다.

미국도 군사적 재편움직임과정에서 한미간에 소원해진 감정을 보충하고 동북아에서 중국의 급속한 부상에 맞서 동북아에서의 경제적 입지를 강화하고 전략적인 중국시장, 일본시장 관리수단으로서의 의미도 매우 커진다는 측면에서 통일 후의 한반도를 보는 거시적 효과까지 보는 정책적 선택일 것이다.

관세율이 없어지고 무역장벽이 제거되는 이 자유무역협정은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 관문인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단기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는 농업분야 등의 피해보상책을 마련하고 국가적 이득의 분산을 전제로 한 대국민 설득의 홍보전을 전개해야 한다.

흥선 대원군이 쇄국정책(鎖國政策)으로 개방의 대열에서 낙오되어 구한말에 우리 백성들이 맞이한 처참한 한일합방과 약소국으로의 전락한 아픔을 교훈삼아 무조건 미국과의 협정은 안 된다는 우리사회 일부세력들의 허구성과 아픔을 면밀히 새겨서 잘못된 것은 비판하고 아픔은 보완해 주는 정부의 발 빠른 정책마련을 주문한다.

207.3.31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