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사람소리

명성황후 울음소리에

봄이 오려다

꽃망울만 보이는 결정적 순간

현해탄을 건너온 망언(妄言)이

밝은 봄이 옴을 가로 막고 있네

명성황후가 벌떡 일어나

그녀를 해(害)한 일본낭인들을 향해

후안무치(厚顔無恥)를 꾸짖는 순간

한반도(韓半島)상공에 

아리따운 봄소식은 이미

눈 깜작할 사이에

색 바랜 꽃망울이 되었네

경제 강국 일본이

나라와 민족의 이름으로

못된 군국주의(軍國主義)를 두둔하며

사람들의 아름다운 보편성(普遍性)을 팔아서야

말로만 평화(平和)를 말하고

행동은 편협한 국수주의(國粹主義)로 가서야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公營圈)은 

못된 일본제국이었다고

아베의 망언이 가르치는 지금

한반도(韓半島)의 우리들만이라도

인도주의(人道主義)를 지키는 하나가 되어서

보편적 민주주의(民主主義)

실천적 박애주의(博愛主義)를 위한

긴 서사시를 써야 하는데

첩첩산중 오리무중(五里霧中)의 봄 소리에

모순(矛盾)과 질곡(桎梏)의 분단구조가

생기발랄한 봄 소리마저

가로막고 있는 이 시간

이 비가 그치면

이 구름이 걷히면

활짝 핀 꽃 봉우리로

얼은 마음을 녹이는

현해탄의 소리

금강산의 소리가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고동치는 소리로 들려야

힘찬 음악으로 들려야

아픈 마음 접고

힘찬 내일을 볼 터인데

2007.3.27 박태우 시인(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