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란 전 손지사의 눈물

정권교체보다 더 큰 명분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평소 정치학자적 식견과 원칙으로 소신발언을 자주해온 손 전 지사의 기상을 높게 보아오던 정치학계의 소장학자들이 어제부로 큰 실망을 하였다. 필자도 소장파의 정치학자로써 이러한 느낌을  아주 강하게 받았다.

그 어떠한 명분이나 논리도 2007년도의 정권교체보다 더 큰 의미가 없기에 논리적인 그의 수사나 탈당의 변이, 그리고 그가 보인 눈물이 탈색되어 대한민국 정치발전의 고질병을 또 보게 된 것이다.

지난 10년의 좌파정권이 저지른 국정실패를 치유할 새로운 정권의 창출 앞에서 걸림돌이 되는 행동을 한 것이다.

그는 지난 십 수년 그가 몸 담았던 정당에서 그의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고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사람이지만, 그를 키워준 토양을 버리면서 수구, 군정잔재, 그리고 개발독재라는 수식어를 동원하여 탈당의 명분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언변과 행동은 정치적 소리(小利)에 불과하다는 국민들의 판단과 정권교체라는 절대절명(絶對絶命)의 국가적 과제 앞에서 매우 치졸하고 초라하게 각인되었을 뿐이다.

이 것을 모를 리가 없는 손전지사는 왜 이런 무모한 행동을 했을까?

정도(正道)를 걷겠다는 그의 계속된 대(對)국민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신당을 창당키 위해서 당을 떠나는 그의 모습은 대한민국 정치현대사의 실패한 모습을 또 다시 각인시킬 뿐인 것이다.

권력을 향한 강한 집념과 정치의 기본속성을 모르는 필자도 아니지만, 웬지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유일한 집권대안당인 한나라당을 흔들며 그의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는 그의 모습은 존경의 대상에서 이제는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형국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 일간지가 소개한 그의 탈당관련 발언록을 보아도 그가 또 다시 구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를 답습하는 큰 과오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과거 민심대장정으로 100일간 서민들과 같이 일하고 뒹굴던 그의 소탈하고 가슴이 벅찬 모습이 한 순간에 정권욕에 눈이 먼 현실정치인의 모습으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가슴이 뜨겁고 원칙이 있는 정치인 손학규는 가고 이제는 권력이 생리를 쫒아서 권력에 기대는 냉정한 현실 정치인의 모습만 남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 것이다.

그의 탈당관련 어록을 다음과 같이 살펴보면 더욱더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한나라당을 나가는 일은 없다”(2007년 1월 17일 조계사 신년법회)

2007.3.20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