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轉換期)에 있는 한반도의 운명
대북(對北)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잘알아야

미증유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북미(北美)간의 대화가 물고에 물고를 물고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북핵의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그 진실과 실체에 둔감한 것 같다.

어렴풋이 걱정을 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돌아가는 실체에는 정작 정확하질 못한 것이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전제는, 북한이 영변의 핵 시설 폐쇄를 60일이내에 끝내고 기존의 핵 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미국과의 추가 협상대상으로 거론하면서 협상과정을 끌어가는 작전을 통한 시간벌기로 우리로부터 막대한 양의 지원물자만 챙기는 경우이다.

미국정부가 북한의 단지 “핵 물질을 제3국으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만 북한과의 수교협상에 매달릴 경우 우리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주 당황스런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다.

필자가 과거에 발표한 북핵관련 수 차례의 칼럼에서 지적한 제2의 「카쓰라-태프트 밀약」 모형은 바로 이러한 이매한 상황을 상정한 미국의 태도에 있는 것이다.

무슨일이 있어도 미국의 안보와 국제핵리짐의 보장을 위해서 한미동맹의 정신이 근본적으로 무시되는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가 조금이라도 훼손되는 협상을 허락해선 안된다.

이러한 중요한 역사적 과업을 실천하지 못한 정권은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매우 치욕스런 정권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정부가 국민들의 세금을 북한에 퍼부어 온 근본적인 목적이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 무기 및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 상황에서 중간과정으로서의 북미수교 및 정전체제의 전환으로 얻어질 신뢰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평화구조창출을 통한 한반도의 세로운 안정적인 안보구조 구축에 있다고 할 때, 너무나도 갈 길이 먼 협상과정임을 우리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착각해선 안될 것이 있다.

북한이 소유한 부분적 핵 폐기만으로 북미수교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북한판 마샬플랜을 우리 정부가 대부분의 부담으로 밀어붙이는 경우이다.

지금 우리정부의 성급한 대북지원노력은 이러한 추측을 현실적인 걱정으로 만들고도 충분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핵무기 및 모든 핵 식설,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elimination)를 전제로 기본적인 대북지원의 그림은 그려가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개선이나, 북한 정권의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 마셜플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근본적으로 알아야한다.

필자는 지금의 협상단계도 힘 겹지만, 그 다음단계에서 진정한 우리의 대북정책추구의 근간이 되는 북한의 주민을 억압하는 정치상황개선 및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구조개선이 과연 김정일 독재하에서 가능하느냐는 근본적인 벽에 부딪치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 국민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지금 북한이 거론한 영변의 원자로를 제외한 그 외의 핵 무기와 핵 물질에 대한 신고를 거부하고 북미간의 갈등이 가중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정부는 어떠한 대비책을 갖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것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수행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 눈들이 멀어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바로 이러한 큰 의문점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철학과 태도를 전제로한 대북지원이 실행되는 새로운 정권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도 극히 자연스런 결론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2007.3.10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