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부터 이탈하나? (부제)체니 미(美) 부통령의 아시아 순방의미

미국의 체니(Dick Cheney) 부통령이 어제 화요일자로 일본을 방문하여 양국 간의 동맹관계를 다시 다지는 외교적 행보를 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다음에 미국의 혈맹이었던 일본과 지척에 있는 한국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호주로 가서 하워드(John Howard) 호주 총리를 만날 예정이라 한다.

명목상으론 일본이 미국의 과도한 이라크 개입정책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할 수 있는 외교적 면담일정과, 북 핵문제 해결에서 일본이 견지하고 있는 일본인 납치자문제가 북한당국에 의해서 성의 있게 해결되지 않으면 6자 회담국이 균등 분담키로 되어 있는 경제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는 일본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 전하고 있다.(Reuters, "Cheney to reassure Japan on Iraq surge" in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20, Feb. 2007)

미국의 한 관리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함으로써 체니 부통령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한 것이다.

“You can be assure that things like missiles in North Korea and abductees are going to need to be addressed. And I think that the vice president will tell the Japanese that the United States is very supportive of that agenda(북한의 미사일 문제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토론될 것이다. 그리고 체니 부통령은 일본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다)."(상기한 기사 내용 중 일부)

아시아에서 과거의 혈맹(血盟)이었던 우리정부가 무조건적으로 퍼주는 대북(對北)지원외교를 할 때에 미국의 미일동맹의 축을 강화하는 외교노선을 우리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는 매우 현실적인 사례(事例)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이렇게  길게는 김대중 정부, 그리고 짧게는 노무현 정부가 집권세력으로 있는  지난 9년 동안 한미(韓美)간의 서먹서먹한 관계는 우리정부의 의지와 아무런 상관없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최소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납북자문제나 국군포로문제를 대북지원과 연계하는 시늉이라도 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큰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일본으로 하여금 왜 미국이 21,500 명의 증원군을 이라크에 급파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이러한 미국의 외교적 노선에대한 일본의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수의 병력을 파병한 우리정부에게는 그러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공식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작금의 서먹서먹한 한미관계의 현실이다.

이미 미국은 아시아에서 핵심 동맹운영전략의 축을 동아시아의 일본 그리고 남아시아의 호주로 삼고 아시아 운영전략의 기본 틀을 조정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한 적이 있는 외교부는 이번에 체니 부통령의 외교적 행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분석하고 대처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2007.2.20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