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지난 2월 28일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열린 지방공업공장 건설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철도역에 내려 행사장까지 가는 당신의 자동차행렬이 다음날 조선중앙텔레비죤에 방영 되었는데 오늘은 그 소감을 기록합니다. 

영상을 보니 지방의 도로를 달리는 당신이 탄 독일제 ‘벤즈’(벤츠)를 좌우에서 모두 4대의 미국제 ‘포드 밴’(6~9인승 승합차)이 경호하더군요. 그 요란한 행차에 안 어울리는 풍경은 낡은 도로와 일반 운행 차량이 없는 조용한 거리.

TV화면에 나온 행사차량의 모습은 보통 외국대통령들의 현지시찰 활동에서 쉽게 보는 풍경인데 공화국(북한)에는 전혀 안 어울리네요. 굳이 비교하면 짚신을 신은 사람이 양복을 입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 할까? 여하튼 그렇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죠. 외국은 보통 대통령을 국민선거로 뽑고 유권자 과반의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을 철옹성처럼 경호합니다. 다른 나라 인민들은 특정경우 대통령 반대집회도 공개적으로 하며 심지어 탄핵(자리에서 끌어냄)도 하죠.  

일정기간 임기가 있는 외국의 대통령들은 어떤 목적지를 향해 이동할 때는 일반 국민들이 다니는 도로를 잠시 이용합니다. 물론 교통신호도 강제로 조정하고 도로양쪽으로 충분한 경호 인력을 배치하고 철저한 검문도 진행합니다. 

종신 임기인 수령(대통령)을 비판은커녕 의심만 해도 죽여 버리는 공화국의 수령 경호는 어마어마하죠. 3선 이상의 검문검색은 기본, 교통은 완전차단(보통 5~6시간씩), 심지어 특정지역에는 수령만 사용하는 1호 도로가 있을 정도이죠.

그러니 일반 자동차 한 대 없는 텅텅 빈 도로를 달리는 당신의 차량은 외국대통령의 행차를 모방하려는 억지로 보입니다. 인터넷과 외국TV를 전혀 볼 수 없는 2천만 인민들은 당신의 ‘빛나는 출연’에 많이 놀라고 신비해할 것입니다.  

내가 평양서 들었던 풍설입니다. 1970년대 평양을 방문한 어느 외국대통령이 김일성 주석께 “주석님은 미국을 욕하면서 왜 미국제 포드 승용차를 타십니까?”고 물었고 “나는 미국 놈을 내 엉덩이에 깔고 다닌다”고 김 주석이 답했죠. 

실제로 그렇게 말했는지? 아니면 수령의 일부 일화를 열심히 창작하는 ‘조선노동당역사연구소’ 박사, 연구원들이 꾸며낸 소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수령의 모든 활동에 대해 누구든 사소한 의문도 제기하지 못하니 사실이라고 칩시다.

물어봅시다. “김 위원장! 미국제 경호차량을 대동하고 독일제 전용차를 타는 이유가 뭔가요?” 아마도 당신은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요? “나는 귀한 몸이니 좋은 차를 타고 미국의 생명안전 담보와 신변보호를 받는다”고 말이죠.  

김정은 위원장! 당신은 평양에서 조상으로부터 자자손손 국가통치력(권력)을 물려받은 독재자입니다. 무능하고 사리사욕이 가득한 독재자가 국민의 자유투표로 뽑힌 민주국가 대통령들의 행차모습을 흉내를 내는 것은 웃음거리입니다. 

당국의 완벽한 인터넷 차단으로 세상을 깜깜 모르고 사는 2천만 인민들은 당신이 독재자인줄도 모르는 인간형 동물이죠. 평생토록 수령종교에 세뇌되어 사는 인간형 동물에게 총을 줘도 수령에게 쉽게 총구를 겨누지 못하겠지요.

외국에서 그 비싼 차를 불법적으로 어렵게 수입하고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은 인민 배급용 많은 식량을 구입할 거금이겠죠. 오늘도 당부하건데 어언 수십 년간 혹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인민들의 고통을 부디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2024년 4월 1일 -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