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 대화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북한은 그저 ‘시간을 끌 뿐’이다. 핵무기가 소형화·경량화·다발화 될 때까지, 2015년 12월 한미연합사 해체가 될 때까지, 적당히 사고치고 빠지면서 기다릴 것이다.
  
  핵무기가 작아져 實戰配置(실전배치)되고 연합사마저 해체되면, 북한은 국지전을 강도 높게 벌여갈 것이다. ‘그 날 이후’ 국지전 재개 시 원점 타격, 지원세력 및 지휘세력을 치겠다는 국방부 엄포는 空言(공언)이 되고 만다. 돈을 달라면 돈을 주고 쌀을 달라면 쌀을 줘야 한다. 선거철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북한과 협상하자’는 거짓 평화, 가짜 평화세력이 득세할 것이다. 한국은 NLPDR혁명의 전단계 6·15, 10·4연방제 국면으로 빨려간다. 북한의 생산공장, 생산기지가 되고 만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 실전배치 시간을 길어봐야 3~5년으로 잡는다. 박근혜 정부 임기 내다. 어영부영 하다간 북한의 인질로 끌려갈 것이란 말이다.
  
  미국은 북핵 폐기에 절박할 이유가 없다. 소위 ‘확실한(CVID :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핵폐기 입장은 예전에 버렸다. 미국 본토에 핵폭탄이 터지지만 않는다면 그만이다.
  
  한·중·일 3개국 순방을 한 존 케리 국무장관의 스탠스가 나이브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시간 때우기’ 전략에 속절없이 놀아났다. ‘비핵화ㆍ의무 준수’를 전제로 했지만 ‘대화ㆍ협상’ 심지어 ‘MD(미사일 방어 시스템) 축소’ 입장까지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북핵문제 공동해결 원칙에도 합의했다. 중국은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미·북이 직접대화를 하는 방식을 제시할 것이다. 존 케리 역시 한국 방문 시 “6자회담이든, 미·북 직접대화든...”이라며 수용할 뜻을 비쳤다.
  
  6자회담이건 미·북 직접대화건, 돌고 돌아 失敗(실패)로 간다. 2003년에서 2007년까지 진행된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과 자금을 벌어준 국제 사기극이었다. 미·북 직접대화에서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할 것이고 서로 지루한 핑퐁만 이어갈 것이다. 이 모든 대화는 핵무기 실전배치를 위한 시간벌기용 꼼수로 활용된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다. 지금 새누리당처럼 “개탄스럽다”는 식의 제3자 논평만 한다면, 북한에 뜯기고 물리는 미래를 막지 못한다. 돌아갈 길이 없다는 切迫(절박)한 판단이 서야 한다. 미국이 아닌 한국의 문제라는 主體的(주체적) 인식을 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내가 당한다’는 판단과 인식이 있어야 단호한 결단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역사의 결정적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