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2.28. 오전, 63빌딩에서 열린 '2012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제안한 바 있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내용은 1)남북한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 합의한 기존의 약속 존중 2)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지속적인 인도적·호혜적 교류사업 3)남북간 경제협력 다양화 및 북한 인프라 구축 사업 확대 등 3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것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지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목표는 평화공존이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간에 신뢰 쌓기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지금까지 남북간 그리고 북한이 국제사회와 합의한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 기존의 약속들은 기본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존 약속들을 이행하고,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며, 남북의 신뢰가 어느 정도 진전되면 개성공업지구 같은 협력사례를 확산하는 등 보다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과 북한의 인프라사업으로까지 교류의 확대를 하며 대규모 협력사업을 통해 북한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주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기틀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워싱톤까지를 불바다” 라고 외치던 북한이 드디어 그 수위를 최고로 높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이름으로 지난 11일 서기국 보도 제1029호를 통해 “이제 미사일 단추만 누르면 발사되게 돼 있다”면서 “발사되면 원수들의 아성이 온통 불바다가 될 판”이라고 위협하며 “전쟁은 이제 시간문제이며 남은 것은 무자비한 징벌 뿐이다. 그때 가서 후회해야 아무 소용도 없으며 애당초 살아남아 후회할 놈도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는 등 전쟁을 금방 일으킬 것처럼 공갈의 수위를 높이며 소위 ‘공포심리전’을 펴오던 북한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급기야 남북간의 당국자 對話를 하자고 정식 제의하였다.

對話는 “마주 對하여 서로 意見을 주고받으며 이야기하는 것, 또는, 그 이야기” 라고 NAVER 어학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대화는 상대방이 있어야 하고 그 상대방은 信義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 信義는 信賴를 의미한다. 그런데 북한이 과연 신뢰할만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대화를 해 나가다보면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상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가?

1. 그동안의 신뢰는 과연 어느 쪽에서 저버렸는가? 수많은 정전협정위반은 차치하고서라도 최근의 1999년 제1차연평해전, 2002년 제2차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3차교전), 2010년 천안함 폭침, 여러 차례의 사이버 테러 등과 그 이전의 1963년 김신조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 프에블로호 납치사건, 1976년 판문점도끼만행사건, 1983년 아웅산테러사건, 1987년 KAL기폭파사건 등을 일으킨 장본인이 북한이지 않는가?

2. 비극적인 民族相殘(민족상잔) 6·25動亂의 원인이 엄연히 북한에 있음에도 북한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北侵이라고 주장한다. 남북의 信賴구축을 위해 6·25動亂은 북한의 大韓民國에 대한 침략(남침)이었다고 북한이 과연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남침을 인정하는 것은 북한 主體敎의 神인 어버이 김일성 대원수님을 그만 모독하는 것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3. 금년, 대한민국의 유수 언론기관과 금융기관에 가해진 사이버 테러의 배후가 북한으로 밝혀졌음에도 북한은 부정하고 있다. 다른 만행에 관해서도 끝까지 오리발을 내놓으며 테러의 당사자가 북한이 아니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가?

4.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핵폐기가 先決問題다. 그런데 북한은 절대로 핵포기를 할 수 없다. 핵은 북한의 생존수단이고 어버이 김일성 수령님의 교시이며 유훈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6자회담은 북한의 기만이었으며 결과적으로 북한에게 핵개발의 시간만 벌어준 회담이 돼 버렸다. 핵폐기를 전제로 하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과연 실현가능할까?

5.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서 기존의 약속들이 기본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며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의 이행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은 북한이 宗敎的인 信仰처럼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이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에 反하는 不法文書들이며 적화통일의 지름길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진정한 의미에서, 이러한 불법문서들이 파기되는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헌법이 지양하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平和統一을 원하지 북한이 원하는 赤化統一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6. 그토록 대화를 앞세우던 지난 좌파 10년간 수많은 民官의 대북지원을 통하여 과연 북한이 믿을만한 파트너로 변화되었는가? 따사로운 햇볕으로 과연 북한의 옷을 벗겼는가? 벗기기는커녕, 불행하게도 오늘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동원하여 우리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전쟁 운운하며 온갖 공갈 협박을 할 수 있게, 결과적으로 옷을 더 여미도록 힘만 잔뜩 실어주지 않았는가?

7. 장삿꾼에게도 信義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와 約束(契約)을 할 수 있다. 과연 북한이 信義를 지킬만한 상대라고 판단이 들어 이번에 당국자간 對話를 정식 提議하게 된 것인가?

8. 제발 박근혜정부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無分別한 對話를 앞세우며 오늘날 이 참담한 현실을 가져오게 한 햇볕정책의 재판이 되지 않기를 정말 두 손 모아 빌어마지 않는다.

글쓴이/ 이 요섭 목사/ 창조사학회 부회장, 코헨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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