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民主主義의 수난시대

대선이 정확하게 5개월 남은 시점에서 악화되는 경제문제와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남북문제에 대한 각대선후보진영의 시원한 처방은 간데없고 실체가 매우 불분명한 경제민주화와 복지포풀리즘 구호들만 난무한다. 중산층 붕괴의 소리만 커가고 서민들의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소견이다. 북한이 이렇게 급물살을 타는 권력교체기에 있는데도 각 후보들이 북한문제에 대한 이해는 매우 일천하고 부족하여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비켜가고 침묵하는 것이 정답처럼 처신들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각 후보 진영들이 양산하는 정책관련 발언들이 일견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忠正의 소산 같지만, 조금만 더 고민해 보면, 분명 과도한 무상시리즈들과 허망한 대북지원에 대한 구상 등은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서는 小貪大失의 한 형태로 오히려 국민들을 더 위태롭게 하는 부분들이 많이 보이기도 한다. 물론 전체적으론 나라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담론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 대표적인 것들이 무상복지, 무상교육시리즈로 아마도 이 모든 예산들이 집행되면 국가재정건전성의 악화로 지금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갖고 있는 국가성장동력을 다 고갈시키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빛 더미에서 허덕일 수 있는 개연성만 더 키우는, 표만 계산하는 ‘득표포풀리즘’의 전형적인 예일 것이다. 표만 보지 말고 나라의 미래를 보고, 나라의 살림형편을 보면서 20년 뒤의 후손들을 생각해야 한다. 대기업들의 장점을 키우고 단점은 고치는 균형잡힌 처방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미국 그리고 유럽 등 경제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운 삶, 경제발전의 문제점들이 자본주의 논리만으로 풀 수 없는 이 현실속에서, 대한민국은 더 큰 고민으로 북한문제까지 안고 가지만,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틀어잡고 부국강병의 통일담론까지 이끌어갈 준비된 믿을 만한 후보가 정녕 우리 주위에 없단 말인가? 참모가 써주는 글을 읽지 말고 진정으로 공부하고 깨우친 스스로의 가슴속의 언어를 말 하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후보는 없단 말인가?

국회의 의석수가 많은 정치집단이 국민들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민의 시각에서 참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집단인지 아니면 기득권만을 유지하려는 반민주주의적인 집단인지는 전혀 다를 차원의 이야기 일 것이다. 참된 민주주의를 신장하는 정치집단들은 서민들의 아픔을 결코 가벼이 보진 않을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후보가 있을 것이고, 없다면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분명히 있지만 정치지역패권주가가 죽이고, 이념노선의 차이가 사장시키고, 정치에 무관심한 계층의 국민들이 이러한 보석을 발굴하여 전시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언론들은 과거의 틀 속에서 모든 것을 재단하고 언론기득권을 놓치 않으려 항상 같은 시각에서 같은 구도로 대선을 분석하면서 대한민국 참된 민주주의의 확장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좀더 서민들의 눈 속으로 내려와서 민주주의 참 정신을 조명하는 언론들의 노력과 심층적인 분석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한 것이다.

OECD국가를 중심으로 보아도 지금과 같은 참된 시민민주주의 정신이 사장되고 자본의 논리만 득세하는 정치제도와 철학으로 한 세기만 더 간다면, 과감한 수정주의가 나와도, 아마도 참된 민주주의 정신은 더 수장되고 오직 기득권과 패거리패권만이 득세하는 反민주주의 시대만 더 확장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구호뿐이 껍데기의 정치철학으로 전락할 것이고 아마도 물질만이 득세하는 反인본주의의 흐름으로 인류문명의 위기가 올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모순속에서도 통일담론에서부터 바로 이러한 참된 민주주의 정신까지 다시 고민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다가오는 대선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분석과 처방으로 균열된 이 나라를 경제적으로 이념적으로 통합하고 진정으로 단합된 국민적 처방을 낼 후보는 부재한 것인가?

정면으로 이 나라를 부정.반대하는 세력들에게 충고와 경고도 하고 국민들의 단합을 온 몸으로 호소할 그런 후보들의 모습들이 보어야 할 것이다.

참으로 국제정치적으로 국내정치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시기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부분이 우리가 매우 심각하게 보아야 할 대목인 것이다.

2012.7. 19 박태우 교수(고려대학교 지속발전연구소, 푸른정치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