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통령을 왜 뽑는가?

대선정국이 얼마 남지도 않았지만 답답한 맘 뿐이다.

與野의 많은 대선예비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자신의 국가구상을 두루뭉실하게 밝히고 있지만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깊이와 넓이가 매우 일천해 보인다.

항상 들어오던 구호들, 표피성의 식상한 용어들만 난무하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만이 보이고 진정으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자신을 다 버리고 불사르겠다는 殺身成仁의 정치적 열정이 보이지 않으니 국민들이 감동을 받을 수가 없다.

소위 대통령을 해 보겠다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이 나라의 역사와 이 민족의 아픔과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구국의 우상으로 굳건히 자리 잡아 국민들을 감동시키고 국민통합을 주문해야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권력욕만 쫒아가는 모습이니 역사도 백성도 감동받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면 모든 것을 얻는다는 진리가 큰 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겐 더 절실한 것이다.

정치공학으로 선거를 치르기 보다는 열정과 신념 그리고 뜨거운 애국심으로 선거를 치루어야 이 강산도 감동하고 국민도 감동 할 것이다. 심각한 대한민국의 병이 무엇인지 필자는 그 동안 많은 글을 통해서 분석하여 이 자리에선 생략하지만, 무겁고 부담스런 주제일 수록 더 강렬하게 말하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이렇게 중차대한 21세기 길목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병리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명확한 언어와 결단으로 그 처방도 선명하게 내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어려운 한반도의 정치지형이던가? 이를 뼈속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표피적인 인식과 노선으로 이 한반도를 이끌 수 있는 것인지 스스로들 자문해 보아야 한다.

두루뭉실한 언어로 포장하고 실체가 보이지 않는 애매한 용어를 선택하여 美辭麗句를 동원한다해도 殺身成仁의 혼과 정신이 녹아나지 않으면 그 누구도 감동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의 병은 이것이고 나는 이렇게 처방하여 이러한 길로 이 나라를 이끌겠다는 정확하고 선명한 용어의 선택으로 이 나라를 磐石위에 세우는 큰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저 경제민주화, 평화, 인권, 균형발전, 분권, 복지정의 등의 추상적인 언어로 대한민국 병의 본질이 잡히지 않고 있으며 기본문제의식이 모호하게 보이니 국민들도 국가적 과제가 무엇인지 혼돈의 개념으로 방황하는 것이다.

제발 표만 의식하지 말고 나라의 安危를 먼저 의식하는 큰 정치인의 철학으로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대통령선거전이 되기를 바란다.

2012.7.10 박태우 교수(고려대학교 지속발전연구소, 푸른정치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