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고민과 바람직한 선택

유럽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의 금융위기로부터 시작한 유럽전체의 문제점들이 유럽통합의 발목을 잡고 향후 통합의 진로마저 위협하는 대갈등조정기에서 멈추어 있는 형국이다. 결국은 EU스스로 자신들의 역량에 더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설정한 점진적인 통합을 더 확대함으로 이러한 문제들도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WTO 고위직(Director-General)인 Pascal Lamy씨는 그가 기고한 글(International Herald Tribune, "Europe needs a legitimacy compact", 9 July, 2012)에서 유럽국가들이 이 갈등국면을 자신감 있게 돌파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의 정치경제통합이 세요소간의 절묘한 균형점에 의해서 이루어 저 온 사실을 상기하면서 통제(discipline), 연대의식(solidarity), 그리고 합법성(legitimacy)간의 적절한 재결합을 통한 위기탈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유럽의 위기는 경제적인 위기, 제도적인 위기 그리고 정통성의 위기 등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바, 다시 상기한 세 요소들에 대한 상관적인 관점에서의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성장이나 긴축문제를 회원국들의 의견을 조율해서 유럽연합이 적절한 지도력으로 잘 견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서 일한 바 있고 전 영국 노동당 국회의원을 지낸 David Marquand씨도(International Herald Tribune, "Europe's Missing Union", 9 July, 2012) 그의 기고문에서 경제적인 국제자본의 위력이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현상에 대한 회원국들의 좌절감을 소개하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어디까지 협조가 가능하고 어느 면에서 이 양자간에 갈등요인을 양산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지금보다는 정치적인 통합이 더 진전되어야 작금의 유럽의 혼란을 해결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거대한 금융시장(bond market)의 위력 앞에 무너지는 국가의 주권, 개인의 주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 것이다. 이미 통합과정 그 자체는 회원국들의 통제를 벗어나는 단계로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구촌화현상(Globalization)이 양산한 금융의 위력 앞에서 무너지는 국가주권의 무기력함을 유럽에서도 이미 목격하고 있고 현재의 민족주의(nationalism)가 강화되는 면을 잘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지금까지 지난 60년간 잘 순항하고 있는 유럽의 정치경제통합이 다소 많은 풍랑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때로 고초를 겪어왔지만, 과거에서 합리적인 통합의 확대로 점진적인 문제해결의 방향을 찾아 왔듯이, 앞으로도 지금 수준에서 통합의 후퇴보다는 더 강화된 정치통합으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러한 유럽의 정치경제적인 지형에 비교되는 한반도는 어떤 모습인가?

아직도 걸음마도 못 때는 한심한 단계인 것이다.

2012.7.9 박태우 교수(고려대학교 지속발전연구소, 푸른정치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