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는 혹독한 시련을 가져올 수도 있다

몽고의 고려침입시 대비가 없었던 역사적 상황은 큰 교훈

최근에 국내 공중파의 한 史劇이 왜 우리가 安保를 더 중시해야 하는지를 암시하는 것 같아서 유심히 보고 있다.

주말에 방영되는 문화방송의 ‘무신’이라는 사극은 고려조 무신정권의 태동기 성장기인 최충헌/최우로 이어지는 무신정권기의 국제정치구도의 核인 몽고의 원나라가 일어서는 정국에서 나라의 안보가 얼마나 허술하게 취급되었는지를 反證하는 좋은 역사적 교훈이 된다.

지난 주말 방영에서도 당쟁과 권력투쟁에만 몰두하는 고려 고종시의 훈구대신들과 무신들이 국가의 安危와 백성들의 삶을 도외시하다가 종국에는 나라의 危機가 도래하니 갈팡질팡하면서 많은 백성들과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을 보는 것이다.

중원의 강자로 자리를 굳혀가는 몽고군의 아시아지역에서의 새로운 패권질서 형성은 그 당시에도 여지없이 한반도에도 많은 군사적 긴장관계를 조장하면서 동북아시아의 권력조정기를 만들어 낸다. 고려무신정권초기에 약 40년간 반복되는 전쟁의 폐허속에서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살육되고 병사들이 전장에서 적의 칼과 화살에 의해 살해되었는지를 우리가 지금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단편적인 사례에서 보아도, 지금도 우리사회일각에서 계속되는 제주해군기지건설 반대논리는 환경사상에 기초한 자연보호에 대한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그 설득력이 매우 크지 않음을 우리가 알 수 있다. 국제정치구도가 道德과 正義로써 설득되고 이루어저 온 역사라면 어찌 우리는 일제치하에서 36년간 피눈물나는 삶을 살아야 했고, 6.25라는 내전으로 수백만의 인명을 살상하면서 동족간의 아픔을 그대로 용인해야 했던가?

물론 우리는 앞으로 꾸준히 그러한 도덕과 정의의 세계질서가 도래하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 지루하게 끌던 2차대전이 5천만명의 전장에서의 죽음을 뒤로하고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원자탄 두 발로 모든 것이 종결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여는 단초가 되었던 사실을 다각적인 차원에서 새겨야 할 것이다. 이렇게 역사가 다급하게 전개되는 와중에서 정의와 도덕성만을 무기로 이야기로 설득한다고 역사의 부정의가 멈추고 편견과 억압이 수그러 들었던가? 물론, 이것이 우리 인류문명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역사의 변혁기에 바른 사상과 힘이 전제되지 않는 구호나 외침은 항상 큰 시련을 잉태해 온 것이 우리의 역사다.

우리가 지킬 힘이 없으면서 우리가 말로만 이야기하는 平和와 人權은 그저 상징적인 것일 뿐 이를 우리가 구체화된 형상으로 누릴 기본자격도 없는 것이고 그러한 것을 신장할 수 있는 토대로 없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러한 추상적인 구호가 국가적인 안보이익에 반하면 그것은 큰 문제인것이다.

지금도 美中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현실로 한반도주변에서 드리워지고 있는 현실을 애써서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 군인이 아니라도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지금 한반도 주변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군함 25척을 동원하여 칭다오 부근에서 대대적인 서해훈련을 하는 底意를 잘 알 것이다.

이는 명백하게 동북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견제하는 훈련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적 번영의 토대가 된 韓美동맹을 겨냥하고 있음도 보아야 한다. 국제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결여된 상태에서 反美노선만을 중심으로 제두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진짜 속내가 참으로 궁금한 것이다.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방어할 힘이 없어서 참으로 굴욕적인 삶을 강요당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또 잊고 있단 말인가?

2012.4.23 박태우 교수(푸른정치경제연구소장, 고려대학교 지속발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