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이 문제다"/ 남북한 인권실상 토론요지
 
 *"굶기기-공개처형은 북 2대 통치술"/
 탈북자 수용,북체제-친북논리 약화시킬것/
 남한법체계 아직도 군사정권때의 것 남아
 
 시베리아 벌목장에 서 탈출한 북한동포와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인권문제가 세계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 인권의 실상과 대책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21일 국회에서 열렸다. 정치권, 특히 야당이 북한인권을 주제로 삼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당 비주류의 양두마차인 김상현, 정대철고문이 공동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상범동국대 법대교수와 조갑제월간조선부장이 각각 남-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또 김일수(고대법대교수) 김종철(한겨레신문 논설위원) 김동한(법과인권 연구소 소장) 박홍규(영남대법대교수) 박형상씨(변호사 )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다음은 주제발표와 토론의 요지.
 
 조갑제
 
 굶기기와 공개처형이 북한의 김일성체제를 지탱해주는 2대 통치술이다 . 식량은 차별적으로 배급되고, 최근에는 노인들이 식량을 손자-손녀에 게 양보하고 거의 자살적인 아사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은 체포되면 철사로 코를 꿰어 끌려가 공개 처형된다. 화형을 한다는 미확인 소문도 있다.
 
 현재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을 찾아와 귀순을 신청한 탈북동포는 1백명 남짓이다. 그러나 이들은 외교문제등을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우리가 수백명 단위로 탈북자들을 받아들여 줄 때 예상되는 사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김일성체제의 약화를 초래하고, 남한내의 친북논리를 약화시킬 것이다.
 
 또 북한주민들에 대한 동정심과 경계심이 다같이 상승하여 통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김영삼정부는 이제껏 납북어부와 북한에 남은 오길남씨 가족에 대해 한번도 공개적인 송환요구를 한 적 이 없다. 정부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계속 되풀이해 제기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문제에는 야당이 나서야 한다. 정부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야당이 제기해야할 북한인권문제의 1번은 처참한 인간사냥을 당하고 있는 중국의 북한탈출동포들의 문제다. 야당은 탈북자들의 북한송환을 막아야 하며, 그럴 경우 야당의 활동은 국내와 세계 언론의 강력한 뒷받침을 받게 될 것이다.
 
 한상범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는 한국정부에 대해 11가지를 권고하고 있다. 정치적 반대파가 각종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면위가 계속 지적하고 있는 바이다. 국가보안법은 한 정 합헌이 내려지긴 했지만 그 취지가 검찰이나 법원 어디에서도 존중되 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국제사면위는 제3자 개입금지 제도를 폐지하라고 제의하고 있다. 수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기위해서는 수용시 설에 대한 공개된 감시가 있어야 한다. 정치권력에 예속된 검찰과 사법 부는 개혁을 통해 법치주의의 정상을 회복해야 한다.
 
 김종철
 
 남한의 인권은 군사정권때보다는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인 법체계 는 과거 군사독재정권때의 것이 상당수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악화되기도 하고 있다. 정권의 부패에 대해서는 전혀 검찰이 손을 놓고 있다. 북한 벌목공문제등은 정치인들이 1차적 사실확인이 필요하며, 사실이라면 진지한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김동한
 
 이젠 선진국형 인권문제도 고찰돼야 한다. 낙동강-영산강 오염으로 나타난 환경문제로 인한 인권침해가 대표적인 예이다. 북한의 실상을 보고왔다는 사실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그것들을 봤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남한의 인권문제도 해 결안된 마당에 왜 이제와서 북한 벌목공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는지 모르겠다.
 
 박홍규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북한의 인권을 같은 기준으 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한측자료와 국제사면위의 입장은 전혀 차원 이 다르다. 박형상=문민정부로 들어서면서 여러 상황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한가지 지적할 것은, 통치권이란 정체불명 용어의 남용이다. 남북한 인권문제는 다소 경중의 차이가 있더라도 동시에 지적될 수 있 다고 본다. <허용범기자 >
 <1994년 4월 22일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