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책결정자들, 특히 대북관계나 통일정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허망한 발상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모습을 자주, 아니 일관해서 보게 된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만화같은 발상을 마치 실현성이 있는 현실적 정책 대안인 것처럼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국민 앞에 내 놓은다. 만화같은 허망한 발상을 담은 정책이 실현될 리도 없고 그런 정책에 따라 정책을 추진할 리도 없다. 그냥 어차피 통일은 먼 훗날의 이야기이니 지금 헛소리를 좀 한 들 무슨 손해될 것이 있는가 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들의 이런 위선적이고 정직하지 못한 자세로 인해 대한민국의 자유통일은 점점 멀어지고 그냥 대충 현 상태로 살아가다 보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하는 식의 무책임한 일만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헛소리나 하는 사람들이 대통령 주위에 모여 자리나 하나 차지하고 있으면서 내가 통일전문가입네 하며 뻐기는 것을 보면 그냥 한심하다 못해 거짓말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들이 내놓는 통일정책의 대표적인 허구는 바로 공동체 발상이다. 공동체 발상은 노태우 정부때부터 시작되었다. 무슨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라는 거창하고 그럴듯한 명칭을 사용하여 통일정책이란 것을 세웠는데, 그것은 사실 통일에는 관심 없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가 버젓이 성공한 역사를 창조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두고 무슨 공동체 발상이란 것을 내놓는 것 자체가 위선이다. 우리가 통일을 하는 것은 지금 반쪽인 대한민국을 온전하게 만드는 것인데 무슨 대한민국과 다른 별개의 공동체를 만든다는 말인가? 그 실천방안도 보면 차라리 내세우지 않는 것만 못하다. 무슨 신뢰구축단계를 거쳐 평화공존 단계를 지나 무슨 1민족1국가2정부2체제라는 암호같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남북이 갈자진 것은 서로 체제와 이념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 체제와 이념의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무슨 통일이란 말인가? 이 근본적인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고 무슨 신뢰니 공존이니 민족이니 정부니 하는 말들을 나열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간 이런 얼버무리는 식으로 공동체라는 말을 사용하더니 이명박 정부는 구체적으로 공동체 통일방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공동체가 존재할 수도 없고 공동체 구성이 통일의 목표도 아닐진데 무슨 공동체 통일방안을 내놓는지 이것도 허망하기는 마찬가지고 실천성이 없는 것은 역대 그 어느 정부 안과 다를 것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8.15경축사에서 언급한 내용은 평화공동체-경제공동체-민족공동체라는 단계적 공동체 통일 방안이다. 도대체 공동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나 쓴 것인지 의심스럽다.

공동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성집단이 공통의 이념과 체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근본적인 뜻이 적대적 집단간의 결합이 아니란 뜻이다. 그러니 개인독재집단과 자유민주체제가 어떻게 공동체를 구성하며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게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평화공동체니 경제공동체 또는 민족공동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모순이다. 도대체 공동체로서의 기본요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마당에 무슨 그런 공동체를 정책추진의 목표로 삼는단 말인가?

우선 평화공동체란 말을 보자. 북한의 김정일 공산군사개인세습독재집단과 법치주의에 입각한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이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가? 공동체를 구성하려면 우선 김정일 체제가 전복되든 변화하든 자유민주주의 국가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전제조건이다. 이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무슨 당장 평화공동체를 서로 협의해서 구성할 수 있는 것처럼 내세우는 것은 그저 허망한 논리일 뿐이다.

경제공동체는 더 문제다. 김대중이 북한에 들어가 합의한 6.15선언에도 경제공동체 발상이 있는데, 도대체 시장경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북한의 독재집단과 무슨 경제공동체를 만든단 말인가. 특히 남북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데, 북한의 경제는 모두 김정일 개인 독재를 위한 것인데 그런 집단과 어떻게 균형적 경제발전을 도모한단 말인가. 결국 김정일의 독재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끝나고 말 것이며 결국 김대중이나 노무현의 대북 경제지원은 사실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북한이 체제개혁을 하기 전에는 경제공동체 발상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그러니 우리가 우선 추진하여야 할 정책은 북한의 민주화, 김정일 독재정권의 타도, 북한의 시장경제화 등이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경제공동체를 논하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민족공동체라는 말도 모순이다. 통일하면 그만인데 무슨 민족 공동체인가? 예를 들어 세계에 흩어진 모든 한민족을 아우르는 한민족공동체라면 의미가 있다. 그러나 통일하면 대한민국이 존재할 뿐인데, 그 대한민국이 왜 민족이란 이름의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현대 세계 질서에서 민족이란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한국인 혈통을 가진 사람도 미국에 가서 살면 미국시민이요 소련에 가서 살면 소련 시민이다. 이들에게 민족의 이름으로 여권도 발급하고 건강보험도 가입하게 하며 국민연금도 제공할 것인가? 민족은 그냥 인류학적인 의미의 종족적 분류일 뿐 정치적 단위를 형성하는 기본이 아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허망한 공동체적 발상에 빠져 현실적인 통일정책을 수립하지도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다. 북한의 공산군사독재집단은 오히려 전한반도의 공산화라는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남전략부서를 두고 대남선전과 통일전선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도대체 대북 통일전략부서가 있는지 또는 구체적 통일방안을 가지고 통일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저 말만 요란할 뿐 사실상은 평화공존이니 공동번영이니 하면서 사실상 서로 갈라져 살자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북괴는 공작원을 남파하고 한국의 친북좌파반역세력을 부추겨 대한민국 전복 전략을 그대로 시행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우리가 아직도 공동체라는 허망한 안을 내놓는 것은 통일정책의 실종을 의미하며 통일에 대한 실질적 언급을 회피하는 것이며 통일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타도해야 할 김정일 공산군사세습독재체제를 앞에 두고 무슨 공동체 염불인가? 김일성이나 김정일이야 말로 민족의 태양이요 불세출의 영웅이라는 저들 노예근성에 찌든 자들의 헛소리에 놀아나 진실을 외면하고 저들의 심장을 찌르는 정확한 통일정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단 하나의 상처도 입힐 수 없고 오히려 그들의 사악한 행위를 정당화하는 듯한 이런 공동체라는 헛소리나 하고 있느니 대한민국의 통일분야 전문가들은 모두 위선자가 아니면 만화같은 이야기나 믿는 어리석은 자들이 아니겠는가? 이런 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허름한 옷을 입고도 멋있는 옷을 입은 것 같이 착각하고 있는 어리석은 자들을 보는 듯 구역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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