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려야할 권리를 찾아갑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서제공,자유북한방송국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인권이야기’ 시간의 노지연입니다.

큰 죄를 지은 범죄자들에게 종종 ‘죽어도 싸다’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죽을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것입니다. 모든 범죄에 대해서 국가가 규정한 법률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사형은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며, 형을 집행할 때도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줘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법은 물론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짓밟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공개처형과 인민의 생명권’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공개처형’에 대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봐서, 공개처형이 있다고 하면 귀찮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지만. 외부세계에서는 북한의 공개처형에 대해서 크게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5년에 한 일본 방송사에서는 회령에서 있었던 공개처형 영상을 입수해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군중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사형수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영상이었는데, 말로만 듣던 공개처형 장면을 보고 전 세계가 경악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당연시 되고 있는 공개처형이 왜 국제사회에서는 논란이 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공개처형이 인간의 생명권을 유린하는 형벌이기 때문입니다. 생명권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권리로서, 어느 누구도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에 의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인간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함께 사형제도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에 따르면 최근까지 사형 제도를 없앤 국가는 92개입니다. 이중에는 인권개념이 발달한 선진 국가 뿐만 아니라 학살과 전쟁에 시달렸던 ‘옛 유고연방이었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캄보쟈‘, ’동티모르‘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도 12곳이나 있습니다.

물론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도 많습니다. 사형이 가장 많은 대륙은 아시아인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은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법적 절차에 따라 형을 집행하고 있으며, 되도록 사형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어서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예외적으로 중국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중국은 전 세계 사형집행 건수의 3/4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북한처럼 공개처형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공개처형 실태만을 놓고 북한과 중국을 비교한다면 역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북한에서는 사형수에게 9발의 총탄을 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처형한 뒤 아무렇게나 파묻어 버립니다. 최근에는 9발 이상의 총탄을 발사하여 처형한다는 말도 들려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단발로 끝내며 사형을 집행한 이후에는 화장을 해서 가족에게 건네줍니다. 그렇다고 공개총살을 두둔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중국의 공개처형도 비난을 받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중국보다 몇 배 더 잔인한 처형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북한의 공개처형은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될까요?

우선 공개처형은 북한 형법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북한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형죄목은 ‘국가전복음모죄, 조국반역죄, 테로죄, 민족반역죄, 고의적 중살인죄’ 이상 총 다섯 가지입니다. 이들 범죄를 저질렀을 때도 ‘정상이 특히 무거운 경우’에 사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실상은 이와는 다릅니다.

공개처형이 대폭 증가한 것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입니다. 식량난으로 사회질서가 어지러워지자 김정일은 공포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혼란을 수습하려고 했습니다. 단순한 총살로는 별다른 자극을 주지 못하자, 머리와 가슴과 배에 각각 3발씩, 총 아홉 발의 총탄을 쏘는 사형방식도 이 무렵에 나왔습니다.

문제는 사형 죄목이 형법에서 규정한 것과는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살인과 같은 중 범죄자가 처형되는 일도 있었지만, 두부콩 2킬로그램을 훔친 죄, 도둑질 3번에 강냉이 60킬로그램을 훔친 죄, 공장 물건을 빼돌린 죄 등 사소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공개처형을 했습니다. 북한 형법에는 ‘형법에 규정된 행위만을 처벌하며, 범죄의 엄중성 정도에 따라 형벌을 적용 한다’고 나와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은 국제규약도 어기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 5조와 6조를 보면 ‘어느 누구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인 형벌을 받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은 어디에서나 법 앞에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이행할 의무가 있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6조를 보면, ‘사형을 폐지하지 않은 국가에 있어서 사형은 범죄 당시의 현행법과 여러 국제규약을 위반하지 않은 범위에서 가장 중한 범죄에 대해서만 선고’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사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누구나 형벌을 면제하거나 또는 형을 줄여줄 것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재판 직후 사형을 집행하고 있으며, 변호인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자기를 변호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국내법은 물론 국제규약도 전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중세시대에나 볼 수 있는 공개처형이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를 의식해 공개처형을 줄이거나 형법을 국제규약에 맞게 개정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필요할 때면 공개처형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방식도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소한 자기나라 형법이라도 준수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반인권적인 공개처형을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덧 마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서는 부당하게 고통을 받았던 인민들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북조선의 인권상황이 개선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권리를 찾는 하루가 되길 바라면서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북한인권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