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되었다. 길고도 추운 북한의 겨울은 고통의 계절이다.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서의 겨울은 빨리 시작되면서 늦게까지 지속된다. 추위는 보통 영하 20~30도에서 머물고 있으며 겨울 내내 길거리에는 눈으로 가득 쌓여있다.
겨울 시작과 함께 주민들은 얇은 종이에 밀가루 풀을 발라 유리창 바깥과 안에 있는 모두 구멍을 두 겹으로 막는다. 바깥 창문에도 전체적으로 비닐을 대는 것으로 방으로 들어오는 모든 바람을 완전 차단시킨다.
추운 겨울이 되면 부모님들은 매일 같이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온다”며 자녀들의 잦은 출입을 통제하고 집에만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부모님들의 노력에도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물독은 살얼음이 지고 숟가락 통과 그릇 등의 물기가 남아 있는 곳에도 얼음이 들어있다.
북한 주민들은 방안을 뜨겁게 하는 것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데, 산에는 나무가 없고 땔거리가 없는 환경에서 의존하는 것은 전기뿐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전기단속원’들을 피해 전기히터를 많이 사용한다. 히터를 사용하다 걸릴 당시에는 히터를 회수당하고 벌금을 내게 되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담배 몇 갑으로 해결한다.
히터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너도나도 히터를 사용하고, ‘전기단속원’들의 단속 진행도 약화되자 많은 주민들은 전동기에서 뽑아낸 실오리 같이 얇은 구리선을 장판 밑에 촘촘하게 깔아놓은 전기장판 원리의 장판을 만들었다. 벽에서부터 전기선이 연결된 보이지 않는 전기장판은 ‘전기단속원’들의 눈을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전기장판 이후 전기 벽까지 등장했는데, 주민들은 벽에도 실오리 같은 얇은 구리선을 촘촘하게 늘여놓는 것으로 방안의 온기를 올리도록 노력했다.
모든 가정집들에 전기계량기가 없는 북한의 현실에서 하루 2~3시간(지역에 따라 틀림)제공되는 전기를 누구보다 더 많이 쓰기 위해, 적게 쓰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면서 대다수 주민들이 전기장판과 전기 벽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과다한 전기사용 문제가 발생했다.
가정집들에 설치된 전기휴즈가 반복적으로 나갔던 것이다. 전기 휴즈선은 과도한 전력소비가 발생했을 때, 약한 전기휴즈선이 녹아내리면서 전력을 차단하는 원리이다. 이에 주민들은 전기휴즈을 뜯어버리고 직접 외부 전기선을 연결하거나 전기휴즈에 녹지 않는 두꺼운 선을 이용해 전기를 사용했지만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전기가 와서 5분이 채 되기 전에 마을들에 설치된 변압기가 터져버리는 것이다. 주민들은 서로 “목마른 놈이 먼저 우물을 판다”며 “급한 놈이 가서 변압기를 고치겠지”라며 전기가 오기를 기다렸다. 전기가 나가면 위험을 무릅쓰고 전주대에 올라가 변압기를 고치는 주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마을들의 변압기도 복구 불능이 되면서 변압기가 없이 모든 가정집들에 전기가 공급되었다.
이에 돈 있는 집들에서는 개인 변압기를 설치하여 다른 집들에 공급되는 전기를 끌어다 쓰는 전기 싸움이 일어났다. 저저마다 개인 변압기를 설치하면서 변압기 구입할 돈이 없었던 주민들은 반딧불 같은 전등불로 생활해야 만 했다. 이러한 현상은 겨울에만 일어난다.
주민들은 전기 불을 보다가 갑자기 전력이 약해지며 반딧불 같이 변하면 “어느 놈이 히터를 켰군” “어느 놈이 변압기를 사용하는 군”이라고 말을 자주했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모든 가정집들이 전기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또한 모든 가정집들의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통해 돈 있는 집과 돈 없는 집을 가려내는 겨울이 온 것이다.
장성근 기자 nihao5533@hanmail.net
















등록일 : 2011-12-10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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