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 인권을 놓고 벌어지는 미국과 남한정부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며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3월 21일, 미 하원의원들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안 다루면 큰 실수다”, “북한인민들에게서 일어나는 일들이 매우 가슴 아프다, 북한 인권에 대해 제기해야 하며 핵문제와 함께 회담의 핵심의제가 돼야 한다”, “북한인권문제도 핵문제와 함께 논의되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목발 탈북으로 유명한 지성호 씨를 포함해 탈북자 8명을 초청하고 북한 인권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런데 같은 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북한정부의 의도에 따른, 북한정부의 대변인 같은 말이다. 이 말은 북한을 비핵화 할 의지도 없고, 한반도 통일도 필요 없고, 북한인민들의 인권도 알바가 아니라는, 다시 말해 북한 인권상황을 묵살하고 북한정권 유지가 먼저라는 말이다. 차라리 에두르지 말고 “북한인민들이 맞아죽겠음 죽고, 굶어죽겠음 죽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북한의 독재를 지지한다”라고 말하는 게 훨씬 듣기 좋을 것 같다.
 
 이런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옮긴다.
“통일을 포기하고 김정은의 영구집권을 묵인하겠다는 거군.”
“이건 탄핵감이 아니라 내란죄에 해당된다.”
“역시 정치무능아.”
 
동족의 절반이 한 땅덩어리 안에서 맞아죽고 굶어죽어 가는데 그걸 내려다보며 어떻게 번영을 말하며 평화를 부르짖을 수 있는가. 이것은 죽어가는 동족을 더 죽으라고 부추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여당에는 이런 문재인의 말에 키를 잡아줄 인간이 단 한 명도 없는가? 그들도 다 같이 북한독재를 지지하는 무리인가. 이것은 민족에 대한 배신이고 역적 행위이다.

전에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 인권에 대해 강조한 적이 없다. 이번 평창올림픽 때만 봐도 북한인권의 가해자, 주범들이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귀빈대접을 받으며 활개를 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들들을 죽인 천안함 폭침의 주범 김영철을 보게 되는 커다란 분노를 그냥 묵묵히 삭여야 했다. 평창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펜스 부통령은 천안함 용사들을 위해 가슴 깊이 추모하고 헌화했다. 탈북자 지성호 씨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서 목발을 힘껏 들어 올리고 감격하는 장면은 세계인들뿐만 아니라 탈북민들의 가슴에 다시없는 감격으로 남았다.

북한 인권의 당사자인 대한민국 정부는 한 사람의 탈북민도 만나준 적 없고 북한 인권에 대해 떠든 적도 없으며 오히려 북한의 옹호자 격으로 나서고 있다. 어제와 같은 발언은 우리 탈북민들 뿐만 아니라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국제 사회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처사이다. 북한에서 50여년을 인권이란 말조차 모르고 살아온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땅을 붙들고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해결하려는 의제가 아무것도 없는데 대화가 왜 필요한가? 북한 인권 해결 없는 남북정상회담은 아무 의미가 없다. 대통령을 잘못 만난 대한민국의 하늘은 지금 검게 물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