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학자 빅터 핸슨 교수 주장
  
  번역 | 우태영 조선뉴스프레스 인터넷뉴스부장
  
  최근 북한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앞세워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한반도에 해빙무드가 일시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미국을 위협하는 불량국가 북한 대표단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올림픽 개막식 VIP 석에 앉는 등, 북한이 외교적인 승리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서방의 유력언론들 사이에서도 나오기도 하였다. 그런데 2월19일(미국시간) 미국의 저명한 군사학자인 캘리포이나 주립대학 명예교수 빅터 핸슨(Victor Davis Hanson)은 머큐리뉴스에 기고한 ‘북한과의 핵 위기에서 누가 실제로 승리하고 있는가?(Who is really winning the North Korea standoff?)’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은 천천히 승리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다음은 그의 칼럼 전문.
  
  <미국이 북한에 이른바 ‘코피작전’, 즉 북한의 핵무기고에 대한 일종의 예방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이 있었다. 그러한 억측들이 사실로 판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예방공격이 감행되는 경우는 사태가 워낙 악화되어 김정은에 대한 선제 참수공격만이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이 났을 때뿐이다.
  
  북한과 미국 간의 충돌에서 실제로 누가 승리하고 있는가?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거짓으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미국과의 신경전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새로운 핵미사일 전략은 아주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분리하려 한다. 이를 위하여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종종 실시하며, 미국 서부 해안의 도시들을 강타할 수 있다고 위협한다.
  
  북한은 가까운 척 하지만 실제로는 적국인 대한민국을 향해서는,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하여 미국 본토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공격받는 위협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니 한국인들끼리 이견을 해소하고 잘 지내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도 부합하는, 보다 현명한 일이라고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실패한 국가이지만 핵무장한 북한이 성공한 나라이지만 비핵국가인 대한민국과의 관계의 조건을 규정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은 또 미국이 38선 비무장지대에서 군사력을 철수하는 것을 대가로 자신들의 핵무기 일부를 해체할 수 있다는 성실하지 못한 제의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전술은 미국을 향해서 한국의 내부 문제를 놓고 핵전쟁이라는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의 이러한 전략은 냉전시절에 소련이 미국과 유럽을 분리시키기 위하여 상습적으로 써먹었던 것이다. 당시 소련은 이웃한 유럽국가들에게 미국이 독일을 보호하기 위하여 미국 본토를 소련의 핵위협에 노출시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소련은 미국에게는 미국의 뒷다리나 잡는 배은망덕한 유럽을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지 말고, 유럽이 독자적인 길을 가도록 놔두라고 충고하였다.
  
  그동안 북한의 후원국가인 중국도 시간은 공산주의자들 편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은 아직도 북한이 호전적인 언사를 낮추고 미사일 실험을 축소하면 지난 10년간 유지되어온 핵균형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
  
  북한은 겉으로는 수동적인 듯하지만 공격적인 중국에 충성하는 맹견 노릇을 계속하며 미국의 시간과 주의력과 군사력을 축낼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불량정권에 대한 통제력이 없다고 여전히 모른 척 부인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실제로 미국 편이다. 2018년의 상황은 2016년 상황보다는 분명히 좋아졌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 하에서는 미국은 분명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의 서부해안을 겨냥하도록 허용하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황은 변화하고 있다.
  
  첫째, 일본·한국 그리고 미국은 다양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이는 조만간 북한의 선제공격 능력만이 아니라 중국의 선제공격 능력도 종식시킬 것이다.
  
  둘째, 일본 내에서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미사일은 아마도 미국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을 겨냥하게 될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 이란, 파키스탄 같은 불안정한 정권들이 핵무장을 하고 서구적 민주주의 국가들을 위협하는 일들이 일어났다. 핵무기 확산의 다음 단계는 서구적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일본, 또는 한국이나 대만의 핵무장은 중국의 국가 이익에는 부합하지 않는 일이 될 것이다.
  
  셋째, 강력한 제재가 안그래도 경제난에 시달리던 북한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경제는 호황이지만, 북한 경제는 붕괴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북한과의 국경지역에서 난민 대량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넷째, 미국은 중국에게 압박을 가하여 북한을 비핵화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대중 압박 수단 중에는 강력한 무역규제에서부터 수천 명의 중국인 유학생과 부동산 투자자들의 입국 비자를 거부할 수 있는 것 등 다양하다.
  
  다섯째,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도가 어느정도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외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외교 국방을 담당하는 각료들과 보좌관들이 세계 각국을 북한에 압박을 가하도록 동원하고 있다.
  
  현단계에서 북한에 대한 예방공격은 실수가 될 수 있다. 북한 폭격은 더 큰 전쟁을 유발하고 세계 경제를 혼란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폭격은 확신에 찬 행동이 아닌 자포자기에서 나온 행동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핵 위기상황에서 미국은 암암리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가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더욱더 가난해지고 고립되어 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천천히 승리하고 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